독서노트 232

<마더 나이트>커트 보니것,말이 되어지지 않는 전쟁의 실체를 소설이라는 틀에 담다.

『마더 나이트』 는 내가 커트 보니것을 읽기 시작해서 벌써 네 권째 책이다. 책을 읽다가 작가가 맘에 들면 그 작가의 책은 전부 구해서 읽고 마는 내 성격도 있지만, 이 책은 다른 책들보다 흥미진진하게 재밌다. 2차세계대전을 다룬 이야기를 놓고 재밌다고 하긴 껄끄롭지만, 그건 소설..

<고양이 요람> 커트 보니것이 허구를 통해 우리에게 보여주려고 하는 실제를 확인하다.

「"아이들이 서서히 미쳐간다고 해도 놀랄 일은 아니죠. 고양이 요람이라는 게 두 손 사이에 있는 X자 다발에 불과한데도, 꼬맹이들은 그 X자를 보고, 보고, 또 보고......." "그런데요?" "그런데, 빌어먹을 고양이도 없고, 빌어먹을 요람도 없죠."」 p200 어쩌면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계는 보..

<너무 시끄러운 고독> 종교가 알려주지 못하는 인간의 근원에 다가가다.

보후밀 흐라발 의 『너무 시끄러운 고독』은 평생을 두고 보고 또 봐야 할 보석같은 책이다. 이렇게 멋진 책을 평생에 한 권이라도 쓸 수 있다면 그 어떤 생이라도 후회가 없을 것 같다. 이 책은 "삼십오 년째 나는 폐지 더미 속에서 일하고 있다."라는 작중화자인 늙은 폐지공 한탸의 독백..

<폭력과 성스러움>희생양 이론을 통해 인간의 초석적 폭력에 대처하는 인류사의 여러 사례를 살펴보다.

실은, 제목이 마음에 들어서 산 책이다. 하지만 책표지의 심각한 사진만큼이나 내용이 심각하고 문장이 대단히 학구적(현학적:역자가 자신의 지식을 뽐내는 식의)이어서 읽는데 시간이 참 많이 걸렸다. 하지만, 어려운 내용도 그냥 나의 이해에 비춰 쉽게 읽어보자는 맘을 먹은 나는 어디..

김애란이 오랜 시간 끓여낸 문장 한 뚝배기 <바깥은 여름> 을 먹다.

5월 1일 노동절 휴일을 맞아 나는 오늘 처음으로 올해 초등학교에 입학한 딸아이를 학교에 데려다주었다. 오늘 아침 엄마손을 잡고 등교길을 걷는 딸아이의 어깨는 한껏 들떠있었다. 아이의 하교 시간에 맞춰 교문 앞에서 기다리면서 나는 왠지 마음이 간지러운 것 같았다. 저 멀리서 자..

<어느 겨울밤 한 여행자가> 우리는 모두 내 삶을 기록하는 작가이자, 독자이다.

「~일곱 번째 독자가 당신의 말을 가로막는다. “선생은 모든 이야기에 시작과 끝이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까? 예전에는 이야기를 끝내는 방법이 딱 두 가지뿐이었어요. 남녀 주인공이 모든 시련을 겪은 뒤 결혼하거나 죽는 거였지요. 모든 이야기가 말하고자 하는 궁극적인 의미는, 삶의 ..

<거미집으로 가는 오솔길>을 통해 이탈로 칼비노에게 가는 오솔길을 발견하다.

『거미집으로 가는 오솔길』은 이탈로 칼비노가 쓴 첫 소설이다. 독일군과 대치중인 2차 세계대전 시기의 이탈리아를 배경으로 부모 없이 밑바닥 삶을 살아가는 소년 핀이 이 책의 화자로 등장한다. 나는 몇 년 전 그의 작품 『반쪼가리 자작』 리뷰를 쓰면서 그의 작품 속에서 공통적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