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터 래빗 전집> 우리에게는 드라마(꿈)가 필요하다. 나의 어린시절은 보통의 기준에 비춰 봤을 때 불행했다. 딸만 내리 셋을 낳은 엄마는 아들을 낳는 것을 목표로 삼았고 할머니에게 아들손주가 아닌 손녀들은 필요없는 부록보다 못한 존재였다. 아빠는 운영하던 공장 상황이 나빠질수록 술을 마시고 폭력을 휘두르는 빈도가 잦아졌고, 사.. 독서노트/<베아트릭스 포터> 2019.04.21
<아무도 대령에게 편지하지않다>와 <오직 두 사람>을 통해 세계는 도서관이라는 보르헤스를 떠올리다. 책을 읽을 때 나는 나만의 '보물찾기'를 한다. 한 권의 책을 읽는 과정에서 다른 작가의 다른 책과의 관련성을 찾게 되는 경우를 나는 '보물찾기'라고 이름 지었다. 평소 다니던 길을 벗어나 낯선 골목을 걷다가 길을 잃어 버렸다 싶을 때쯤 낯익은 길을 마주칠 때의 반가움처럼 나는 글읽.. 독서노트/가르시아 마르케스 2018.12.09
<모든 우주만화> 크프우프크가 들려주는 지구별 이야기. 「오래전부터 예상했던 대변화가 일어난 것이지요. 이제 지구에는 공기와 물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방금 탄생한 그 파란 바다 위로 역시 색깔을 지닌 태양이 완전히 다른 색깔, 점점 더 선명해지는 색깔로 지고 있었지요. ~"태양이 얼마나 붉은지 좀 봐, 아일! 정말 빨개!"」p73 만약 문학이.. 독서노트/<이탈로 칼비노> 2018.10.03
<힘겨운 사랑> 받아들이기 힘든 실제보다 더 강하게 다가오는 이탈로 칼비노의 세계를 만나다. 2018년 『이상문학상 작품집』 의 수상작은 손홍규의 「꿈을 꾸었다고 말했다」이다. 이 작품 속에서 참혹한 현실은 과거의 경험이 환상처럼 펼쳐지는 서사 속에 한 편의 동화처럼 다가온다. 견딜 수 없는 리얼리티는 과거라는 경계가 불분명한 비현실적 세계의 환상 속에서 실제보다 더 .. 독서노트/<이탈로 칼비노> 2018.09.13
헤르만 헤세 의 <환상동화집>: 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 저마다의 삶이 길 없는 길을 걸어가는 험난한 여정이라면 그 끝에는 무엇이 있을까? 그 끝에 아무것도 없을지라도 살아가는 동안 사람들은 막연한 희망을 불꽃처럼 품고 산다. 어린시절 읽었던 동화들의 대부분은 "그래서 주인공은 오래오래 행복하게 잘 살았답니다"로 끝이 났다. 마법.. 독서노트/헤르만 헤세 2018.07.28
<어느 겨울밤 한 여행자가> 우리는 모두 내 삶을 기록하는 작가이자, 독자이다. 「~일곱 번째 독자가 당신의 말을 가로막는다. “선생은 모든 이야기에 시작과 끝이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까? 예전에는 이야기를 끝내는 방법이 딱 두 가지뿐이었어요. 남녀 주인공이 모든 시련을 겪은 뒤 결혼하거나 죽는 거였지요. 모든 이야기가 말하고자 하는 궁극적인 의미는, 삶의 .. 독서노트/<이탈로 칼비노> 2018.04.24
<거미집으로 가는 오솔길>을 통해 이탈로 칼비노에게 가는 오솔길을 발견하다. 『거미집으로 가는 오솔길』은 이탈로 칼비노가 쓴 첫 소설이다. 독일군과 대치중인 2차 세계대전 시기의 이탈리아를 배경으로 부모 없이 밑바닥 삶을 살아가는 소년 핀이 이 책의 화자로 등장한다. 나는 몇 년 전 그의 작품 『반쪼가리 자작』 리뷰를 쓰면서 그의 작품 속에서 공통적으.. 독서노트/<이탈로 칼비노> 2018.03.24
냉동식품을 조리해 보신 적이 있나요? 냉동식품을 조리해 본 적이 있나요? 아마도 요리를 조금이라도 해 본 사람이라면 냉동식품을 해동해서 하는 조리와 살아있는 본연의 재료로 하는 조리의 차이를 금방 느낄 테지요. 냉동과 생물의 단적인 차이는 바로 수분에 있습니다. 일단 냉동실로 들어가버린 재료는 원 재료의 선도를 .. 독서노트/<레몽 라디게> 2018.03.19
<카운슬러> 살육과 피가 난무하는 지옥도에서 피워 낸 하나의 깨달음. 코맥 매카시의 시나리오 『카운슬러』를 읽고 나는 김영하의 단편모음집 『호출』에 실린 「거울에 대한 명상」이 떠올랐다. 그러고 보니 「거울에 대한 명상」에서 모티브를 따온 영화 <주홍글씨> 와 코맥 매카시의 시나리오가 영화화 된 <카운슬러>는 참 많은 부분에서 닮은 .. 독서노트/<코맥 매카시> 2018.03.16
<나의 미카엘>-><82년생 김지영>-> 그리고 나의 이야기! 「나는 그들을 보냈다. 새벽이면 나에게로 돌아올 것이다. 지치고 따뜻해져서 올 것이다. 땀과 거품의 냄새를 풍기면서. 평화로운 미풍이 소나무를 건드려 흔들어놓는다. 먼 하늘이 서서히 창백해진다. 그리고 저 광대한 공간에 조용하고 차가운 정적이 내려앉는다」 p292 어둠에 잠긴 숲.. 독서노트/<아모스 오즈> 2018.02.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