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틱펀치에 빠지다>

로맨틱펀치 와의 예순 번째 만남:천년나주목읍성문화축제:광주MBC난장 녹화방송: 금성관 특설무대: 19.05.04

묭롶 2019. 5. 6. 14:24

  2016년 9월 4일 난장 무대를 통해 로맨틱펀치와의 첫 번째 만남을 시작했는데 로펀과의 만남이 환갑잔치(육십 번째

만남)도 난장무대라니 19년 5월 4일 나주 난장공연은 나로서는 감회가 남다른 공연이었다.  로펀을 만나 삼 년이 조금

못되는 시간동안 육십 번을 만났지만 이 사랑은 식기는 커녕 날로 커져만 가니 참으로 중병이다.  남녀간의 사랑도

삼 년이면 식는다는데 음....이걸 뭐라고 설명할 수 있을까?  이해하기 힘든 일은 그냥 받아들이는 걸로........

  지난 5월 1일 죽녹원 공연에서 귀빈석에 자리를 빼앗겼던 나는 이날도 일열을 사수해보리라는 일념으로 오후 한 시에

나주 금성관 앞에 설치된 특설무대 일열에 자리잡았다.  난장 공연은 오후 다섯시부터였고 로펀은 일곱시 출연예정

이었지만 오후 네 시까지 일열은 로펀 팬(롶)으로 채워졌다.

  평소 관객 호응도로 놓고 보자면 공연관계자분들이 너무 좋아하는 롶들 답게 이날도 난장 공연이 시작되는 다섯 시까지

진행되는 모든 행사에 열렬한 환호와 호응을 보여주었으니, 공연전 사전MC 분들이 그 모습이 흥미로웠던지 '로맨틱펀치'

라는 말을 계속했고 그때마다 꺅꺅 숨넘어가는 롶들이었다.  아마...그중에서 내가 제일 심하게 좋아한것 같다.

  로펀 공연 전에 <피싱걸스>라는 팀이 방송불가 판정을 받은 곡 <오빠 천오백원만 주세요>를 들려줬는데 가사가 참으로

가슴에 와닿았다.  노래 내용은 천오백원을 주시면 편의점가서 소주를 사먹겠다는 가사였는데 특이한 보컬의 음색이 어울어

져서 소주 한잔을 원샷한 것처럼 기분이 찌르르했다.  돈 더주시면 안주도 곁들어서 먹겠다는 가사 내용에 어찌나 웃었던지

<피싱걸스>라는 밴드 이름이 머리에 콕 박히는 순간이었다.  <몽니>의 무대는 여전히 카리스마 넘쳤고, <W24>는

아이돌답게 상큼했다.  <W24>는 누나들이 잘 호응해줘서 고맙다는 인사까지 하더라는...........

  사전MC 분이 이날 난장 무대에 오를 가수분들 팬들을 무대에 초대해서 자신들 덕주님의 장점과 그 무대를 더욱 잘

즐길 수 있는 방법에 대해 묻는 시간을 가졌다.  롶 들을 대표해서 통영언니가 무대에 오르셨고 사전MC님은 로펀 팬들을

뭐라고 부르냐고 물었는데 언니가 "롶"이요.  라고 답하자 MC 님이 "아~~~그럼 롶 씨군요", "그럼 롶씨를 모셔봤는데요.

올라오신 롶씨는 몇 번째 롶씨냐고" 물어서 언니가 "롶 1이요 ", 라고 답하자 그럼 2는 누구신가요? 3은요? 라고 MC님이

묻자 일열에서 차례대로 손을 드는 롶 들이었다.  참고로 나는 롶 6에서 손을 들었다.. ㅋㅋㅋㅋㅋㅋㅋㅋ

  그렇게 롶들은 공연전까지 난장에서 준비한 이벤트에 참여해서 나는 마스크팩을 타고 팬 두 분은 로펀 싸인 CD를

받고 다른 분들도 치약셋트, 에코백 등등 푸짐하게 선물을 받았다.  아아아아아아 난장 정말 사랑합니다.

로펀은 해가 저물어갈 무렵 무대에 올랐다.  지난 렛츠스프링페스티벌때 입었던 예쁜 바람막이를 입은 보컬님이 무대에

올라 메가폰을 잡자 내 심장은 또 요동치기 시작했다.

  이날은 녹화방송이라 사진 촬영에 제약이 있었다.  그래서 촬영 카메라 4대가 무대 정면을 잡고 있을 때 잠깐씩만

사진을 찍어서 영상이 없다.  이날 로펀은 <파이트클럽>, <몽유병>, <밤은 짧아 걸어 아가씨야>, <토요일 밤이 좋아>

,<여행을 떠나요> 이렇게 다섯 곡을 불렀다.  담양에서 네 곡을 부르다가 한 곡을 더 들으니 기분이 오지게 좋았다.

물론 보컬님이 주차금지용으로 놓인 사각 구조물을 뛰어 넘다 넘어지기 전까지는........

  언제나 공연에서 제 몸 아끼지 않고 제 한몸 불사르는 보컬님인지라 매번 높은 구조물에 오르고 뛰어 넘고 달려다니는

보컬님을 볼 때마다 참으로 멋지지만 마음 한켠이 조마조마했다.  이날 나주 금성관 앞에 설치된 특설무대는 다행히

옆에 무대조명 구조물이 없어서 그걸 타고 오를 일은 없겠다라는 생각에 안심을 하면서도 그늘막 설치용 크레인에

오르면 어쩌나 싶어 걱정을 했는데 보컬님은 주차금지용 사각 대리석 구조물을 뛰어넘다 넘어져서 빡소리가 날 정도로

바닥에 세게 부딪혔다.  (퇴근길에 걱정하는 팬들에게 보컬님은 바닥이 지압용 돌로 되어 있어서 지압만 당했지

다치지는 아니하였다고 말을 했지만......쩝...얼마나 아팠을까ㅜ.ㅡ)

  빡 소리가 나는 것과 동시에 난 눈이 튀어나오는 줄 알았다.  그대로 일열에서 넘어진 보컬님을 향해 튀어나가려는

상태에서 괜찮다며 곧바로 일어나 다시 구조물을 뛰어 넘는 보컬님이었다.  ㅜ.ㅡ 제발 다치지 마요.  부러졌을까봐

정말 걱정을 많이 했는데 다행히 다쳐서 병원에 갔다는 소식은 없고 피드에 공연 끝나고 곰탕 맛있게 먹는 사진이

올라와서 한시름을 덜었다.


  이날도 바닥에 넘어지고 우여곡절이 많았지만 <여행을 떠나요> 앵콜곡을 할 때 관객석에 들어가서 관객들 손 다 잡아주고

팬의 핸드폰에 키스마크를 남기는 등 여러 팬들의 덕통사고를 유발한 보컬님이었다.  물론 내 앞을 스쳐지날 때 조차도 나는

온몸이 오그라들어서 얼어붙었지만.......  아마 백 번을 만나도 나는 보컬님에게 다가가지 못하겠지..........

  회사생활이 벌써 올해 8월이면 25년차가 되어가는데 내가 이렇게 한 사람에게만 숫기가 없을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물론 우리 직원들이 이런 내모습을 본다면 두고두고 한 십 년은 놀려먹겠지.........크헥.


  5월 1일에 이어 5월 4일까지 일열에서 너무 심하게 뛰어놀고는 또 방송에 얼마나 괴상하게 나왔을지를 이제서야

고민하는 요즘이다.  로펀만 보면 나이고 체력이고 뭐고 다 내려놓고 광분하고 보니 이성의 후회는 언제나 뒤늦을 밖에....

  그래도 좋다.  안도현 시인의 시 <연탄재>처럼 나는 로펀을 향해 가장 뜨겁게 타오르는 연탄이 되고 싶다.


연탄재 함부로 발로 차지마라

너는 누구에게 한번이라도
그렇게 뜨거운 사람이었더냐 ?

온몸으로 사랑하고
한덩이 연탄재로 쓸쓸히 남는게 두려워

연탄 한장되지 못하는 우리가 아니더냐
연탄재 함부로 발로차지 마라


  로펀 멤버들 곁에 다가가 그들과 셀카를 찍고 얘길 나눌 수는 없지만 뒤에서 가장 뜨겁게 타오르는 검은별이 될 것이다.

우헷헷. 로펀과의 만남이 환갑이 되다보니 감정과잉이 되고 말았다. 

  아쉬움 속에 이날도 공연은 끝이 났고 나는 주차난이 걱정되어 저 멀리 주차해놓은 나의 로펀카를 몰고 일상으로

돌아왔다.  19일에 그린플러그드 공연을 가면 신랑과 약속한 한 달에 세 번의 공연이 마감인 관계로 못가는 공연들이

더 많겠지만 그 모든 공연을 다 간다고 해도 로펀을 향한 내 허기가 채워질 것 같지는 않다.

  이미 로펀이라는 개미지옥에 빠졌으니 그 끝이 어딘지 알 수는 없지만 나는 또 그들과의 만남을 계속해서 적어나갈

것이다.  로맨틱펀치 Forever!!! 검은별도 Forev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