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배인혁님 응원합니다!>

배인혁 님과의 열세 번째 만남: 렛츠스프링페스티벌: 고양 아람누리: 19.04.28

묭롶 2019. 4. 28. 19:49

  로맨틱펀치의 보컬 배인혁님은 <사적인 세계>를 시작으로 솔로 가수 활동중이다.  작년 18.07.15에는 스마일 러브

위크 엔드 페스티벌에 참여했다.  국내에서 기획되는 페스티벌의 대부분이 락페스티벌이라 로맨틱펀치는 대형 락페에서

자주 볼 수 있지만 페스티벌에서 어쿠스틱 활동을 하는 배인혁님을 만나기는 쉽지 않은 일이다.  그래서도 렛츠스프링

페스티벌에 배인혁님이 출연한다는 소식이 반가웠다. 

  물론 첫 순서에 시간도 낮 1시 20분이고 공연시간은 사십분 밖에 되지 않았지만 페스티벌에 배인혁님이 나온다는데

아니 갈 수 는 없는 일이다.  얼마 전 렌즈를 안 닦고 사진을 찍어서 같은 부위에 점 만한 얼룩이 있는 사진을 몽땅 

발견한 나는 공연 전날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 렌즈를 닦기 위해 렌즈캡을 열었다.  오~~이런 맙소사!!!

  렌즈캡을 여는 순간 캡 안에 수북히 쌓인 유리파편을 발견하게 되었다.  눈이 튀어나온다는 건 이럴 때 쓰는 말인가요?

심장이 쫄깃해지는 가운데 떨리는 손으로 렌즈를 확인했다.  으헉!  비싼 가격에 빛나던 나의 보호 렌즈가 팍샥 깨져

있음을 발견했고 뒤이어 그럼 가격이 후덜덜한 나의 렌즈는???????

  그나마 보호 렌즈가 충격을 다 흡수한 탓인지 멀쩡해 보였다.  그때까지는 그런데 다시 보니 안에 0.1 밀리 만한 흠집이

보이는 것 같았다.  ㅜ..ㅡ 으헡헡..... A/S를 가야하나 온갖 복잡한 생각이 나노단위로 스쳐가는 가운데 공연 다녀와서

A/S를 가려고 다시보니 오늘은 또 괜찮아보인다.  다행인걸까?

  소니 A7R3을 장만하기 전에 일년 정도 사용한 RX10M4는 목에 걸고 그렇게 뛰어 놀았어도 흠집하나 없었는데

도대체 어디에서 렌즈가 깨진 건지 당최 짐작도 가지 않는다.  지난 대청호 뮤직 페스티벌에서 한 번 쓰고 잘 넣어

두었는데 이런 참극이 생기다니......... 아무튼 이런 변고로 인해 이날 공연은 SEL70200G 대신 SEL24105G를

가져갈 수 밖에 없었다.  렌즈 줌 때문에 공연을 가까이서 봐야 했던 나는 새벽 네 시에 일어나서 공연장에 9시에

도착했다.  아아아아 롶(로펀 팬들)은 정말 부지런도 하다.  나보다 일찍 오신 분들이 다수였다.  더 분발해야겠다.

  그러나 역시 내맘대로 되는 건 없다.  입장 시간이 되서 도착한 공연장은 참으로 아담한 규모였지만 펜스 일열을

잡고도 무대가 상당히 멀었다.  근접 얼빡샷은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었고 가수님은 내가 있는 왼쪽 가까이 오시질

않아서 사진이 전부 의도치 않은 풀샷이 되어버렸다.  그래도 워낙에 날씨가 좋았고 신록은 푸르렀고 하늘도 구름도

예쁘고 그중에서 우리 가수님이 너무 예뻤다. 

  옆 스테이지에서 <디에이드>가 노래를 부르기 시작할 때쯤 사운드 체킹을 위해 무대 위로 배인혁님과 세션분들이

올라왔다.  가수님은 어쩜 옷 입는 센스가 그리 좋은건지 옷걸이가 좋은건지 알 수 없지만 기가 막히게 예쁜 바람막이를

입었다.  나는 뭘 입어도 후줄구리한데 역시 연예인은 다르다.

  평소 조명이 켜진 어둑신 공연장에서 가수님을 보다가 가수님에겐 잠들어 있는 새벽과 같은 시간에 가수님을 보니

시야가 쾌청해졌다.  탁 트인 야외에서 진행된 공연에 세션이 연주하는 빵빵한 반주가 받쳐주니 듣는 귀는 더 행복했다.

무려 코러스가 <악퉁>의 추승엽님이니 더 말하면 입이 아픈 공연이었다.  지난 공연에서 배인혁님은 기회가 된다면

연주 세션에 브라스밴드도 넣고 싶다는데 더 충만한 사운드는 어떨지 궁금해지기도 했다. 

  하지만 모든 공연이 다 완벽할 수는 없었으니, 이날 배인혁님의 기타가 소리가 나질 않아서 순간 당황했던 가수님은

이내 세션이 훌륭하니 굳이 본인의 연주가 없어도 괜찮을거라고 얘기했다.  사실 이날 공연에서 추승엽님의 기타반주가

너무 좋아서 배인혁님의 보이스와 손잡고 기타연주가 춤을 추는 것만 같았다.  가수님을 보면서 벌어진 입에 귀까지

황홀해서 그 모습을 가수님이 보셨다면 아마도 기겁했을 것이다.  우헷헷.

  이날 공연은 분명히 어쿠스틱 공연인데 난 왜 그리 신이 나는지 인스타용 영상 겨우 일 분을 찍는데 노래 따라부르고

싶고 손 흔들고 싶어서 계속 조바심이 났다.  그렇잖아도 사무실에서 크다고 인정받는 나의 큰 목소리로 우렁차게

노래를 따라 부르고 싶어서 그렇잖아도 잘 못 찍는 사진은 이날도 필망이 되었다는.........켁!

  공연이 있기 며칠 전 인스타라이브에서 배인혁님은 아마 이번 공연이 자신의 솔로활동 마지막 공연이 될 것 같다고

얘길했지만 롶(로펀팬)들은 아무도 그걸 믿지 않는다.  우리 가수님은 번복의 아이콘이니 분명 그 말도 번복할거란

사실은 믿는다.  이렇게 예쁘고 멋진 공연을 못 본다니 그건 자신이 가진 재능을 방기하는 행동이다.  우리에게 안일한

팬이 되면 안된다고 말하는 덕주님이 자신의 능력을 펼치지 않는 안일함을 행한다면 그건 말이 안되지 않는가.

  리허설 중에 가수님이 입에 기타 피크를 물었는데 아~~ 그순간 내 심장이 덜컥 내려앉는 소리가 들림과 동시에

나는 거의 연사 수준으로 카메라 셔터를 눌러댔다.  무소음 셔터의 장점을 다시금 느끼는 순간이었다.  물론 많이

찍었다고 해서 잘찍은 건 아니지만 그래도 참으로 값진 사진이다.  입술이 예쁜 가수님이라 그 입으로 뭘해도 다 예쁘다.

심지어 그 입을 통해 나오는 목소리는 정말 예술이다.

  똥손이어서 값진 장비를 낭비중인 나는 그 안타까운 능력을 극복해보고자 또 새로운 사진편집 어플을 다운받았다.

그 어플로 공연이 끝나고 집으로 내려오는 다섯 시간 동안 인스타 사진 업로드를 했는데, 인스타에서는 괜찮아보이던

사진이 블로그에 올리니 참 가관이 아니었다.  결국 다시 사이즈를 수정하고 손 봐서 전부 다시 올려야했다. 

  그렇잖아도 다음 블로그는 사진 한장 당 업로드 가능 용량이 10mb라 사이즈 수정이 필수인데 같은 일을 두 번 하게

됐다는.......켁!  정말 십 년 넘게 작업해 놓은 자료들만 아니면 다음 블로그를 접고 싶다는 생각이 굴뚝 같지만

2MB 때부터 네이버를 싫어했던 나로서는 방법이 없다.

  아아아앙~~~소리가 절로 나오게 사십분 공연은 순식간에 끝이 났다.  평소보다 멘트도 거의 하지 않고 공연을

진행했는데도 짧은 공연은 아쉽기만 했다.  금방 시작한것 같은데 <아냐> 와 <나는 당신에게 그저> 들으며 아련했다가

<나의 밤으로 와요>에서 하우듀필~울랄랄라~ 에~~~코러스 따라하고 <좋아요 꾹> 할 때 신나게 꾹 누르고

가수님의 손짓에 따라 <메이데이 메이데이> 아~~~아~~아~~~아아아~~~ 올띵사 파써블!!! 합창하고 나니 공연끝!!!

꾸엑!!! 안타까움에 처참하게 큰 목소리로 미친듯이 앵콜을 외치는 나는 거의 영혼없는 좀비 같았다.

  이날도 새벽 네 시에 일어나서 밤 9시에 도착했고 지난 강원도 평창에 이어 생전 처음 가보는 고양도 가게 되었지만

가수님이 출연한다면 그 어디든 못가겠는가!  보기만해도 그저 흐뭇한데,,,,,,,,, 가 아니라 나도 다른 롶(로펀팬)들처럼

가수님과 사진도 찍고 사인도 받고 싶지만 그분 앞에만 서면 심장이 떨리고 온 몸이 굳어버리니.....

  그 오그라든 반건조 오징어 같은 내 표정을 보여드리고 싶지 않은 나는 이날도 그냥 집으로 가려고 했으나 나에게

용기를 주시는 인친님의 설득에 내 금쪽같은 길동무인 책에 사인을 받겠다고 줄을 서 있었다.  그런데 가수님이

선물인줄 알고 그걸 본인 팔꿈치에 끼워서 나는 얼굴이 정말 새빨개졌다.  창피하고 부끄러워서 거의 불타는

고구마가 된 나를 대신해서 인친님이 내 책을 되찾아 주셨다.  정말 어디로 연기처럼 사라지고 싶은 순간이었다.

  나는 접근을 안하는게 정답이란 걸 또다시 깨닫게 된 날이었다.  그래...아름다운 건 멀리서 봐야지 가까이서 보면

위험하다.


  PS: 광주에 도착해서 택시를 타고 집으로 가는 길에 차창 밖으로 집 근처에 경찰들이 가득해서 왠일인가 했더니

바로 집 앞 월드컵경기장에 BTS가 왔다고 한다.  하루종일 동네가 뒤집어졌다는데 ㅎㅎㅎㅎ 나는 가수님을 보겠다고

새벽부터 고양을 올라갔으니............. 

<아냐>


<딱 죽기 좋은 밤이네>


<좋아요 꾹>


< 나는 당신에게 그저>

<사적인 세계>

<나의 밤으로 와요> 

<메이데이 메이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