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배인혁님 응원합니다!>

가수 배인혁 님과의 열 번째 만남: 사적인 세계展: 홍대 웨스트브릿지: 19.01.26

묭롶 2019. 1. 27. 11:25

  공연 관련 얘기를 하기 전 내 얘기를 먼저 하자면 과거의 나는 사진을 찍는 것도 찍히는 것도 싫어하는 사람이었다.

내게 핸드폰은 통화나 게임을 위한 도구였으므로 그 흔한 셀카도 안 찍었다.  그런데 그런 내가 2016년 11월 로맨틱펀치만의

특화 공연인 로맨틱파티를 처음 간 날 미친듯이 핸드폰 사진을 찍고 있었다.  물론 집에 와서 그 사진을 보는데

어찌나 어이가 없던지 발로 찍어도 그보단 나을 사진이 잔뜩 들어 있었다는..........

  원래 사람이란 동물의 습성이 자신의 실력부족에서 원인을 찾기 보다는 연장탓을 하기 마련이어서 나는 핸드폰이

최신폰이 아니라서 사진이 그렇다는 자기합리화에 도달했다.  그렇게 핸드폰을 바꿨는데 그래도 사진이 그 모냥이었다. 

  이번에는 사진이 안되면 동영상을 찍는 것이 낫겠다는 판단으로 영상은 1도 모르면서 소니 캠코더 FDR-AX-100을

2017년 초에 덜컥 샀다.  한 일년 정도를 좌충우돌 우여곡절을 겪으며 유튜브에 풀영상 업로드를 하다가 2017년 말

풀영상을 찍는게 로펀의 공연에 불이익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캠코더를 팔고 소니 하이엔드 카메라 RX10M4를

구매했다. 

또 한 일년은 RX10M4를 잘 썼다.  600밀리 망원카메라라 달을 찍는 재미도 쏠쏠했다.  하지만 어두운 저조도의 환경에서

공연이 진행되는 배인혁님의 공연 <사적인 세계>에서 이 카메라는 초점과 노이즈에 문제가 발생했다. 

아~~~ 또 고민이 시작됐다.  실력부족을 장비탓으로 돌리는 나의 고질병이 도진 것이다.  결국 두달을 고민하다가 소니

미러리스 카메라 4240 화소에 빛나는 A7RM3을 구매했다. 

  문제는 렌즈였다.  기존에 600밀리를 써서 줌을 막 땡겨 찍던 나를 커버할 수 있는 렌즈는 너무 비싸고 또 무거웠다. 

계속 배인혁님의 공연만 다니는게 아니라 스탠딩 공연인 로맨틱펀치 공연도 봐야하는 나로서는 렌즈 무게가 중요했기

때문에 고육지책으로 금계륵이라 불리는 SEL24105G를 구입했다.  안되면 고화소니까 잘라서 확대해서 쓰면 된다고

생각했지만 이또한 판단 미스였다는.....켁!!!

  내맘 알아줄리 없지~~~생각대로 되어줄리가 없지....... <딱 죽고 싶은 밤이네> 노래가사가 바로 내맘이라는.......

  결국 로펀으로 시작한 나의 찍덕생활은 배인혁님으로 인해 미러리스로 넘어가게 되었으니 그 계기가 된 <사적인 세계>를

새로 산 카메라를 들고 집에서 출발했다.  나의 새 카메라 첫 출사날 나는 비행기를 타고 서울을 갈 계획이었으나 공항에

도착해서 신분증이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기존처럼 등본을 떼어서 당당하게 제출을 했는데 국토부 지침

변경으로 탑승이 거부돼서 비행기를 취소하고 기차를 타야했다.  ㅜ.ㅡ

  전날 마신 술의 숙취에 비행기를 탑승거부 당한 흥분이 겹쳐서 벌렁거리는 가슴을 안고 서울에 올라온 나는 정말 오늘

잘 찍어보리라는(물론 촬영은 앵콜만 가능한 공연이다.) 큰 뜻을 품고 홍대 웨스트브릿지에 도착을 했으니.......

문제는 105밀리로 담기에는 내 좌석이 무대와 너무 멀었다.  아름다운 그분의 얼굴을 화면 가득 담고 싶었지만 105밀리의

한계를 혹독하게 깨달은 날이 되었다.  카메라의 한계는 105밀리인데 내 맘은 그전 기종처럼 계속 600밀리를 당기고

있었으니 조급증이 났다.  앞으로는 티켓팅을 굉장히 잘해야겠다는 생각을 굉장히 많이 하게 되었다.


  카메라 얘기는 이하각설하고........


  배인혁님은 등장부터 숨막히게 아름다웠다.  조명도 후광처럼 아름다웠고 사장님과 사모님이 두주동안 밤샘으로 준비한

무대장식 사이에서 등장하는 배인혁님은 요정 엘프 같았다.  <그대와 올나잇>으로 시작된 <사적인 세계> 공연은

노래 가사처럼 '어쩌면 이렇게도 달콤한건가요~~' 정말 '공기가 달랐다'  

  작년 7월 스마일 러브 위캔드 이후 무려 6개월 만에 만나는 솔로가수 배인혁님의 무대였다.  그래서 가수님도 오랜만인

무대라 준비도 많이 했고 긴장도 많이 했다고 말했다. 

  무려 한달 동안 합주를 하며 준비한 무대를 선보인 배인혁님은 애써 준비한 베이스(로펀 객원멤버인 베이스

유재인님의 악기인 빨간색 베이스가 예뻐서 빌렸다는 첨언도 함께)가 하필 공연시작과 동시에 음이 안나와서

소리가 나지 않는 베이스를 연주하기도 했지만 <사적인 세계>가 대중문화 공연으로 자리를 잡아가는 것 같아서

뿌듯하다고 얘기했다.  그러면서 다른 가수들은 여성의 성비가 높은데 본인의 공연에 남자분들도 많아지고

연인분들도 찾아주셔서 반갑다고 말했다.   부연해서 로맨틱펀치가 잘돼서 본인 솔로 공연을 진행할 시간적 여유가

없었는데 마침 1월 공백기에 공연을 할 수 있어 다행이라며 로펀이 공연을 한 시간하면 싸인도 한 시간을 하는데

앞으로 인기가 많아지면 싸인을 도저히 못해줄 상황이 될 수도 있겠다며 2019년의 부푼 희망도 얘기했다. 


  이날 배인혁님은 자신이 솔로활동으로 일곱 곡을 발표했는데 미발표 곡들도 들려주게 돼서 민망하다고 얘기했지만

지금은 이민을 간 친구와 절반씩 가사를 쓴 미발표곡 <모든곳에 모든것이>를 들려주면서 자신의 공연이 관객들의 삶에

큰 위로가 될 수는 없겠지만 함께 하는 마음을 전하고 싶다고 얘기하며 관객들이 평소 듣고 싶어했던 미발표곡들을

들려주었다.  그렇게 <점>, <바람이 좋아>, <내 곁에 머물러요>, <마이 블러디송> 등을 들려준 배인혁님은

<좋아요 꾹>을 시작하기 전 자원자를 신청 받아서 함께 하는 무대를 보여줬다.  (그전에 진행된 11번의 공연때

무작위 추첨으로 관객을 뽑았더니 이벤트 영상이 인스타에 올라가면 안된다고 말하는 관객들이 많아서 자원자로

변경했다고 한다.)

공연중 배인혁님은 공연보러 와주신 관객분들 너무 예쁘고 고맙다고 얘길하면서 돌아가시는 길에 가져갈 포춘쿠키를

준비했다며 혹시나 나쁜 문구가 들어있는 분은 본인이 개인돈으로 일만원씩 새배돈을 드리겠다고 말하면서 28일

진행하는 에프터파티 때는 공연중 다함께 준비한 과자를 먹는 건 어떨까 여러가지 방법을 고민중이라고 말했다.

<공연중 물병이 가려 잘 안보인다는 관객의 말에 곧바로 물병을 치우는 배다정님>

  이날 공연의 세션은 재즈 피아노와 그랜드 피아노 그리고 건반키보드와 드럼, 기타로 진행됐는데 <사적인 세계>만의

독특한 분위기와 아름다운 무대에 물결치듯 흐르는 연주 위에 얹힌 아름다운 보컬님의 보이스가 더해져서 활짝 핀 꽃처럼

오지게 흡족한 무대가 되었다.  2018년 1월 수줍고 떨리는 마음으로 시작된 배인혁님의 솔로 프로젝트 <사적인 세계>가

드디어 완성이 되었음을 확인하는 순간이 바로 어제였다. 

 가수님은 자신의 발표곡중 가장 사랑받은 <나는 당신에게 그저>로 관객들의 심금을 울려놓고는 이내 <야미볼>과

<키스해 마이 러브>로 관객들을 흥겹게 했다가 <나의 밤으로 와요>과 <밤은 짧아 걸어 아가씨야>로 관객과 함께

하는 무대를 만들고 또 <내 곁에 머물러요>로 울컥하게 만들며 배인혁님은 본인이 소화해내는 삼옥솔의 음역대처럼

관객들의 감정을 삼도 아래 낮은 도 부터 삼도 위의 도까지 오르내리게 만들었다. 


  그렇게 순식간에 공연이 끝이 났다.  마치 깨기 싫은 꿈처럼 앵콜 곡이 끝난 이후에도 멍하게 의자에 앉아 있었다. 

지금도 내가 공연을 보고 왔다는게 믿기지가 않지만 사진을 보며 내가 어제 꿈꾸었던 <사적인 세계>의 여운을 누리는

중이다.  그나마 27일 공연은 못가지만 28일 공연은 갈 수 있어 다행이다.  이번엔 비행기를 탈 수 있도록 신분증을 꼭

챙겨야겠다.   물론 카메라도........ 이번에는 무대와 조금더 가까운 곳이니 더 좋은 사진을 남길 수 있기를 희망해본다.

<앵콜곡: 마멀레이드>


<앵콜곡: 사적인 세계>


<앵콜곡: 안녕 잘가>

  PS: 공연 전 편의점에 들려서 음료수를 사는데 편의점 직원분이 오늘 어떤 분 공연이 있길래 사람들이 이렇게

많냐고 물어오셔서 KBS <불후의 명곡> 왕중왕전에서 우승한 <로맨틱펀치> 보컬 배인혁님 솔로 공연이 있어서

그렇다고 답했더니, 직원분 왈: 아~~그 밴드 TV에서 봤는데 정말 잘하더라구요. 그럼 오늘 정말 사람들 많이

오겠군요.  라고 얘기하셔서 ㅎㅎㅎㅎㅎ 어깨가 으쓱, 광대승천했다는........ 드디어 로펀이 대중문화의 중심에

우뚝 서기 시작했다는 생각에 공연 시작 전부터 나는 오지게 기뻤다.


  PS2: 작년 초 진행되어 많은 관객들의 앵콜공연을 요청받은 우주히피 한국인님과의 콜라보 공연인 <최악의 커플>이

3월초 진행된다는 반가운 소식을 듣게 되었다.  앗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