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배인혁님 응원합니다!>

가수 배인혁님과의 아홉 번째 만남(18.07.15: 스마일 러브 위크 엔드 페스티벌-문화비축기지)

묭롶 2018. 7. 17. 11:45

 

   2016년 9월 4일 로맨틱펀치에 입덕 한 후 작년 여름 락 페스티벌을 경험하면서 여름의 열기는 충분히 맛보았다. 

물론 지난 5월 19일 난지 한강공원에서 있었던 그린플러그드 때는 한 여름이 아니란 생각에 대비를 철저히 하지

못해서 온 몸이 햇볕에 골고루 수포가 잡히는 화상을 입기도 했지만..........

  7월 15일 배인혁님이 스마일러브위크엔드 로 첫 페스티벌 무대에 선다는 소식을 듣고 나는 이번에는 모자에

팔뚝에는 남편의 골프 쿨토시까지 끼고 갔다.. 

  공연장에 도착해보니 장마와 태풍이 지나간 하늘은 새파랗게 드높았고 시멘트 바닥은 지열로 들끓었다.

나는 워낙 추위를 싫어하는 탓에 더운 건 그보다 잘 참는다고 자부했지만, 이날은 위에서 내리쬐고 아래에서

올라오는 열기 탓에 광파 오픈 속에 담긴 고기처럼 익어간다는 느낌이 강하게 밀려왔다.

  날씨 탓에 첫 페스티벌을 이렇게 뜨거운 한 낮에 그것도 조명의 열기가 더해진 무대 위에 서야하는 나의 가수님도

걱정이었지만, 작년 JUMF 때 더위를 먹은 경험이 있는 나의 로퍼니스트 동료들의 건강도 걱정이 되었다.

그래도 삼십 분 출연하는 가수님을 본다고 좋아서 들떠 있던 나는 한시라도 빨리 땡볕이 작열하는 무대 앞으로

달려가고 싶었다.

  배인혁님은 오후 4시 출연예정이어서 공연을 기다리는 팬들은 실내에서 햇볕을 피하고 있었는데, 그 실내로

가수님이 들어왔을 때 나는 민망하게 쭉 뻗고 있던 내 오통통한 오징어 다리를 어디로 치워야 좋을지 몰라 크게

당황했다.  그저 예쁜 모습에 너무 살이 빠져 금방이라도 공중으로 떠오를 것 같은 가수님을 황홀하게 넋을 잃고

바라볼 뿐........... 공연전부터 이렇게 멋지시면 어쩌자는 건지 잠시 후 정신을 차린 나는 더위와의 일전을 위해

비장함이 얼굴에 서린 팬들과 무대로 향했다.

   아아아아아아~~진정 공연장은 지글지글 불판 같았다.  시멘트 돌들이 어찌나 뜨겁던지 앉는 순간 나의 허벅지가

치이이이이이익~~ 하고 익는 소리가 나는 게 아닐까 싶었다.  구워져봤자 오징어 타는 냄새만 나겠지만.........

조금 지나 핫핑크색 무대의상으로 옷을 갈아 입은 배인혁님이 무대에 올라와 음향장비를 세심하게 체크하고 리허설을

진행했다.  아무래도 첫 페스티벌이라 신경이 쓰였나보다.  그 어떤 무대에서도 긴장하는 모습을 찾기 힘든 가수님이지만

유독 본인의 솔로 프로젝트 공연 때는 신인가수다운 조심스러움과 설레임 그리고 긴장을 감추지 못한다.

  나는 로맨틱펀치의 보컬 배인혁님의 카리스마 쩌는 모습과는 상반되는 솔로가수 배인혁님의 섬세한 아티스트로서의

모습이 보여주는 그 차이가 참 좋다.  한 사람에게 얼마나 많은 모습이 담겨 있는지, 나는 배인혁님을 통해 매번 새로

발견하게 되니 이 또한 배인혁님을 보는 큰 즐거움 중의 하나가 되겠다. 

  이날 공연은 음향장비가 참 훌륭했다.  베이스(유재인)와 건반(이지훈)과 드럼(너구리)이 더해져 음악적 베이스가

전열을 완비한  가운데 그 하나된 음향을 출력해서 들려주는 장비가 증폭제 역할을 했으니 이날 공연을 보고 듣는

즐거움은 굳이 말로 길게 설명하지 않아도 쌍따봉 감이다. 

<키스해 My Love>

  리허설이 끝나고 배인혁님만의 브랜드 특허 공연인 <사적인 세계展> 인트로 음악인 '미드나잇 인 파리' 영화 삽입곡이

울려퍼지자 <사적인 세계展>에 온 것 같은 셀레임과 흥분이 느껴졌다.  곧이어 배인혁님이 본인을 소개하고 첫 곡을

시작하는데 어쩜 <키스해 My Love> 였다.  실내 공연에서 들었을 때 뮤지컬을 보는 듯한  역동적인 움직임과 

신나는 느낌과는 다르게 로마의 콜로세움 경기장을 연상시키는 야외무대의 맨 뒷쪽까지 큰 울림으로 들리는

달콤한 음색이 금방이라도 나를 바람에 실어 공중부양 시킬 것만 같았다.  물론 나의 느낌이 그렇다는 것이고

현실은 불판 위에서 구워지는 오징어였지만........

<아냐>

  본인도 무지하게 더울 텐데 뜨거운 무대에서 공연 보는 관객들 걱정하는 배인혁님은 뒤이어 <아냐>를 불러 주었다. 

격렬하게 기타를 내리치며 '나와~ 걷고 싶은게 아냐~나와 말하고 싶은게아냐'라고 노래를 할 때마다...... 아이고,..

나는 언제까지나 가수님과 걷고 싶고 말하고 싶다고 얘기하고 싶어지는 '아냐'를 들으며 나는 뙤약볕에서 목청껏

노래를 따라 불렀다.  햇볕에 구워지던 나라는 오징어가 반은 구워져서 몸을 흔들며 노래를 했으니, 참 볼 만한

광경이었을 것이다.

<사적인 세계>

  세 번째 곡은 최근 발매된 음원 <사적인 세계>였다.  이 곡 발매 전 인스타라이브를 통해 팬들에게 곡을 선보였을 때

제목을 뭘로 지을지 고민이라고 가수님이 얘길 했는데, 정말 이분은 작곡능력도 대단하지만 작사와 제목을 짓는 능력도

발군이란 생각이 든다.  이 곡이 '사적인 세계'라는 제목의 옷을 입었을 때 이미 그 완성도는 100%를 넘어선 것이었으니

그 간지나고 아름다운 멜로디와 가사에 황홀한 뮤직비디오까지 나를 심쿵사로 몰고 갔다. 

  특히 '사적인 세계'는 관객들이 따라 부를 수 있는 후렴구의 매력이 대단해서 난 사진이고 영상이고 다 팽개치고

마법에 걸린 것처럼 두 손 모아 후렴구를 따라 부르는 한 마리의 미어캣이 되었다는..........

꿈 꾸는 우리는 지루하지 않아~~~~고단한 길 위에 지쳐 잠들긴 해도~~~~ 어쩜 이런 가사를 쓸 수 있을까!  매번

들을 때마다 우리 가수님의 능력에 감탄 또 감탄하게 된다.

<나는 당신에게 그저>

   <나는 당신에게 그저>를 들을 때면 나는 누군에게 무언가가 되고 싶어져서 마음이 울컥해진다.  가수님에겐 그저

존재감 거의 없는 한 명의 팬일 뿐이지만 가수님을 향한 내 마음의 크기가 얼만큼인지를 나는 이 노래를 들을 때마다

느끼곤 한다.  언제나 곁에 있고 싶어지는 로맨틱펀치 곡 <마멀레이드>를 들을 때의 감동처럼 <나는 당신에게 그저>를

듣고 있노라면 듣는 사람들 모두의 공감대가 하나의 사랑의 응어리를 만들어 내는 것 같아서 왠지 옆 사람의

손을 잡고 싶어진다.(으앗~~~ 나 그 핑계로 손 잡고 싶은 변태 아니에욧.)

<나의 밤으로 와요>

 우헷헷헷..내가 영상이나 사진을 포기하게 되는 또 한 곡이 있었으니 <나의 밤으로 와요>가 바로 그 곡이다. 

왜냐면 목청껏 가수님 코러스를 해드려야 하기 때문이다. 가수님이 나의 밤으로 와요~ 라고 하면 나는 'How would you feel'

'우리 블루스 할래요'~라고 할 때면 '울랄랄라~~에' 외쳐야 하기에 난 목에 걸린 사진기의 무게가 내 목을 강하게

졸라와도 두 손 모아 힘차게 코러스를 따라 불렀다.  아아아앙~~내 목소리 너무 커서 앞에서 공연 보던 남자 관객분이

뒤를 돌아보았지만, 난 굴하지 않았다!~~~ 울랄랄라~~에.~~~~  그렇지... 노동판 집회 십 년 따라다닌 내 목청이니

오죽할까 싶기도 하다.  부당한 노동의 현실에 분개하며 힘차게 뻗어 올리던 나의 팔뚝질은 가수님을 위한 사랑의

몸부림으로 승화되었으니, 아~~~ 이제 예전의 내 모습이 더 낯설다.

<메이데이메이데이>

  정말,,, 그전의 나라면 삼십 분 공연을 보기 위해 서울-광주  KTX 왕복하는 사람이 있다고 하면 미쳤다고 말했을 것이다.

그런데 그 미친자가 바로 지금의 나 되시겠다.  삼십 분이 아니라 삼 분 공연, 단 한 곡을 부른데도 오고야 말 내가

지금의 '나'이다.  그런 각오로 서울을 올라왔지만 막상 마지막 곡을 듣게 되자 안타까움에 앵콜을 목이 찢어지게

외치고 말았으니, 차라리 마지막 곡 <메이데이메이데이>에서 이 한 몸 불사르자는 각오로 영혼을 불태워버렸다.

아~~~ 그 더운 날씨에 내 한 몸은 땀이 철철 흐르는 계곡으로 변했고, 땀 소스에 곁들어져 익어가는 내가

BGM <메이데이메이데이>에 맞춰 내 영혼이 <스페이스 오페라>가 울려 퍼지는 화성으로 날아가 버린 순간,

공연이 끝이 났다.  

 언제나 그렇듯이 공연이 끝날 때면 아쉬움과 멋진 무대 꾸며준 가수님에 대한 고마움 그리고 집에 가기 싫다는

반항심이 마구 버무려져서 내 표정은 반 건조 오징어가 되고 만다.  그래도 또 그 다음 공연이 있기에 그 복잡한

모든 감정을 마음 속에 갈무리해 꾸겨 놓고 난 또 일상으로 돌아 간다. 

  우리 금방 또 만나요~~ 배인혁님~~~ 울랄랄라~~~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