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배인혁님 응원합니다!>

가수 배인혁 님과의 열한 번째 만남: <사적인 세계展>: 애프터파티: 홍대 웨스트 브릿지: 19.01.28

묭롶 2019. 2. 2. 13:47

  배인혁님의 솔로 프로젝트 <사적인 세계展>이 19.01.28일 애프터파티를 마지막으로 끝이 났다.  왕자님의 파티는

끝나지 않았지만 밤 12시 마법이 풀리기 전에 집으로 돌아가야 하는 신데렐라처럼 나는 한때 꾸었던 아름다운 꿈이

떠올랐다.  꿈을 꾸는 동안 너무나 행복하고 아름다워서 이건 꿈이라는 걸 알면서도 깨고 싶지 않은 꿈을 꾸었던 적이

있다.  꿈을 깨고 난 이후에도 그 아련한 여운이 가시질 않아서 못내 아쉽고 안타까웠던 그날 아침의 기억처럼 공연이

끝나고 며칠이 지난 지금도 나는 사적인 세계의 여운에서 벗어나질 못하고 있다. 

  어쩌면 배인혁님도 나의 이런 맘과 같았을까?  애초에 계획된 <사적인 세계展>은 1월 26일과 27일 양일로

구성되었다.  하지만 예상치도 못한 28일 그것도 월요일 애프터파티 식으로 한번 더 공연을 한다는 소식에 나는

바쁜 월말 마감이 있는 월요일이지만 비행기를 끊을 수 밖에 없었다.  디너파티나 와인파티는 알지만 애프터파티는

접해본 적이 없어서 과연 어떤 식으로 진행이 될지 공연이 시작되는 그 순간까지도 몹시 궁금했다.

  이날 공연은 A열부터 C열까지 관객석 배치가 달라져서 지난 26일 E열에서 내 카메라로 담기에는 너무나 먼 보컬님을

그보다 가까운 C열에서 잘 담아보겠다는 기대를 가져봤지만 역시나 망하고 말았다.  그랜드피아노 쪽의 시야가 너무 좋지

않아서 관객들의 불만이 있었고 그래서 좌석 배치가 바뀌었다는 사장님의 설명이 있었지만 기대와 다른 좌석의 시야에

잠시동안 속이 상했다.  그래도 속상함은 잠시였고 무대 위에 오른 배인혁님이 무대에 걸터 앉아서 기타를 연주하는

순간 나는 <사적인 세계>를 꿈꾸기 시작했다.  이날은 지금까지 <사적인 세계展>의 오프닝이 <그대와 All Night>였던

것과 달리 <창백한 푸른 점>으로 공연이 시작되었다. 

    가수님은 급하게 잡은 애프터파티 공연이라 월요일 밖에 대관을 할 수가 없었다며 못오시는 분들의 아쉬움에

미안한 마음을 전하며 오늘 공연은 세션과 스텝 없이 본인이 모든걸 다 소화해내야 하는 공연이라며 관객들의

양해를 구했다.  그러면서 다음 <사적인 세계展>을 기획할 때는 모든 악기를 배치해야겠다며 특히 브라스밴드도

배치를 하겠다고 얘길했다.  나는 그순간 브라스밴드의 반주에 맞춰 부르는 <키스해 마이 러브>를 떠올리고

말았다.  뒤이어 그 전날 공연전 본인이 가진 기타에 문제가 생겨서 우주히피 한국인 형님께 전화를

했더니 본인의 악기를 가지고 급히 공연장에 오셔서 티켓까지 현매를 하셨다며 형님에 대한 감사한 마음을 표했다.

  그리고 본인이 쓴 곡들이 전부 자신이 겪었던 일이라 노래를 부를때 가끔씩 심연에 가라앉아 있던 아픈 감정들이

수면 위로 떠올라서 울컥하는 순간이 있는데 전일 공연에서 <그말을 못했죠>를 부를 때 창피하게 울어버렸다며

본인이 못나게 우는 영상이 SNS에 올라와서 지인들이 '닭똥인혁'이라고 놀린다며 (롹스타가 눈물이 왠말이냐며)

난처함을 표했다.

  나는 <그말을 못했죠>를 들을 때면 고려 가요 '가시리'가 떠오른다. 


가시리 가시리잇고 나

리고 가시리잇고 나

위 증즐가 대평성(大平盛代)

날러는 엇디 살라

리고 가시리잇고 나

위 증즐가 대평성(大平盛代)

와 두어리마

면 아니올셰라

위 증즐가 대평성(大平盛代)

셜온님 보내노니 나

가시 도셔 오쇼셔 나

위 증즐가 대평성(大平盛代)

  님을 절대 보내고 싶지 않지만 잡으면 역정이 나서 다시는 오지 않을까봐 보낼 수 밖에 없는 그맘이 그대로 담긴

<그말을 못했죠>를 들을 때마다 나는 억장이 무너진다.  떠나는 님의 그림자라도 잡고 싶지만 보낼 수 밖에 없는

그 마음을 어찌하면 좋단 말인가........ 이런 감성을 음악으로 풀어낼 수 있는 가수님의 능력에 나는 그저 감탄할밖에...

  애프터파티를 계획하면서 원래는 관객들과 핏자 나눠 먹을 수 있기를 희망했는데, 음료나 음식이 반입이 되는 공연장이

없었다며 조촐하지만 쿠키라도 나눠 먹을 수 있어서 좋다고 말하고는 저녁을 못 먹었다며 연신 과자를 맛있게 먹는

배인혁님이었다.  과자를 입에 한가득 씹으며 바닥에 떨어진 쿠키 부스러기를 손날을 세워 조심스럽게 쓸어서 한곳으로

모으는 세심한 배인혁님이었다.  포춘쿠키 메세지가 맘에 안드는 분들은 본인한테 가져오면 해석을 해주겠다며 연신

메세지를 받기 위해 무대에서 무대 아래쪽으로 허리를 숙여 메세지를 받아서 좋은 쪽으로 해석을 해주는 다정한

배인혁님이었다. 

  그랜드피아노가 가려서 시야가 안좋은 관객분들에게 양해를 구하며 피아노 반주를 해야 하는 <새벽엔 전화해>와

<그말을 못했죠>, <나는 당신에게 그저>를 연이어 부르는데 <새벽엔 전화해> 간주 부분 휘파람 소리가 어쩌면

그렇게도 좋은지 노래 잘하는 보컬님은 연주에 휘파람까지 잘 부르는 것인지 신기하기만 했다. 

  가수님은 본인이 현재 사십곡 정도를 썼는데 앞으로 육십곡까지 쓰고 싶다며 자신이 나이를 먹고 가수를 못한다해도

본인은 멜론에 영원히 살아남을 거라는 얘기도 했다.  그럼요, 그럼요 저는 제 생이 끝나는 순간까지 님의 노래를

무한스트리밍 할거에요.

   키보드로 자리를 옮긴 배인혁님은 전날 공연에서 <좋아요 꾹> 관객 이벤트를 했는데 남자분이 나오셔서 당황했다며

뒤이어 그분의 배우자 분까지 올라오셔서 본인이 두분을 모시고 노래를 부르려니 감당이 안되더라며 오늘은 혼자 부르겠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관객과 함께 했던 곡을 가수님 혼자 부르는 모습을 지켜볼 수 있어 나는 또 좋아요 꾹!!!

  이날 세션 없이 온전히 혼자서 연주를 해낸 배인혁님은 드럼과 베이스 음을 '둠베둠베둠베둠베'와 '둥둥둥둥'으로

입으로 소화해냈다.  입으로 연주하는 <파이트클럽>은 또 새로운 재미였다.  배인혁님은 로맨틱펀치 곡이 2월 말경

신곡이 나올 예정이며 본인의 곡도 앨범을 발매해야 하는데 현재는 이민을 간 친구와 함께 만든 곡 <모든 곳에 모든 것이>를

가수 이지형님과 우주히피님이 부르고 싶어 하신다는 얘기도 해줬다.  아름다운 배인혁님의 모습에 자연스럽게 사진기의

셔터가 눌러지는 것처럼 좋은곡은 그냥 자연스럽게 모두가 느끼게 되는가보다.

  이날 정해진 셋리는 없어지만 그래도 공연에 셋리가 없는 건 아닌것 같아서 급히 썼다는 순서에 맞춰 그언제나처럼

순식간에 공연은 끝이 났다.  관객들에게 한 번이라도 더 눈을 맞추려고 건반을 연주하는 순간에도 계속 관객석으로

고개를 돌리는 보컬님의 따뜻한 마음과 배려가 그 어느때보다 크게 느껴진 공연이었다.  계속해서 앵콜을 외치고

싶었지만 세션이 없어서 본인이 공연장 청소까지 마무리해야 한다는 말에 더는 앵콜을 외칠 수가 없었다. 

  따뜻한 커피 위에 뿌린 설탕이 흔적도 없이 커피 속에 녹아 없어지듯이 셋리는 있었지만 꿈을 꾼 것처럼 아름다움이라는

한 덩어리의 느낌으로 남은 이날의 공연은 그렇게 끝이 났다.  아니 아직도 내마음 속에서는 무한반복 중이므로 끝나지

않았다.  배인혁님의 <사적인 세계展> 은 내 마음 속에서 항상 현재진행형이다. 

   ps: 이렇게 아름다운 분을 눈에 보이는 그대로 사진으로 담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사진기를 바꾸고 나서도

제대로 담지 못하는 안타까움이 못내 아쉬움으로 남는다.   

  ps2:  그래서 이후 <사적인 세계展>은 또 언제 하는 건가요?  매번 공연을 봐도 현실감 1도 없이 꿈만 같아서

자꾸만 그 모습 다시 보고만 싶은데 이 고질병은 어쩌면 좋을까요?

  ps3: 설 연휴에 우리 가수님은 핏자 드시러 이탈리아를 가신다는데 명절 장만해야 하는 며느리는 로마 직항을

타고 싶어서 어쩌면 좋을까요?

울컥 울컥 감정의 파도타기를 연사로 경험하게 하는 <I belong to you>

우린 또 다시 만날 수 있겠죠~♬ <안녕, 잘가>

다음엔 같이 맛있게 핏자 먹어요~<야미볼>

그대와 함께 하는 밤은 언제나 짧아요! <밤은 짧아 걸어 아가씨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