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틱펀치에 빠지다>

로맨틱펀치와의 스물세번째 만남 (17.04.30 연남동덤앤더머 라이브펍)

묭롶 2017. 5. 1. 12:40

  어느덧 가족보다 더 자주 만나는 로맨틱펀치를 만나러 4월30일 기차를 탔어요. 저는 로펀 입덕 후 거의 매주

서울을 기차로 왕복하는 KTX우수고객이 되었죠. 특실로 업그레이드와 그동안 모인 마일리지로 기차를 공짜로

타기도 했어요. 

  연덤에 오니 더미가 창가자리에 드러누워 하염없이 지나가는 행인을 지켜보고 있더군요. 딱히 저를 반기지는 않고

한쪽눈만 슬쩍 떠서 저를 흘깃 보고는 다시 창밖만 봐요. 뒷다리가 귀여워서 잡아보고 싶었지만 개털 알러지가

저를 막네요.

 

  이날도 촬영명당 자리를 노리며 나름 일찍온다고 왔는데 2층은 이미 만석이라 아쉬운데로 오른쪽 사이드뷰를 

 잡았어요.  초근접 거리라 노출도 수동조절이 안되고 멤버들 전체를 잡을 수 있을지 걱정됐어요. 결국 노출은

망해서 보정만 80시간 걸렸고 멤버중 콘치님은 거의 잡을 수가 없었죠.

   공연전 연덤이 자신있게 선보이는 살치살 스테이크에 한라산 소주를 반주로 마시며 여유롭게 책을 읽으니

왕후장상이 부럽지 않더군요. 그러다 반가운 로펀팬들과 인사도 나누고 주시는 귀한 굿즈도 받으니 금방

연시간이 되었어요.

 

  여섯시 조금 못되서 멤버들 도착했고 여섯시 십분경에 공연 시작됐죠. 사실 이날 영암 모터락에 국텐이 떠서

연덤이 썰렁할까 걱정했는데 왠걸 자리가 부족해서 계단까지 꽉찼어요. 중요한건 뉴페이스. 즉 신입팬들이

많았다는 점이죠. 

  이날의 셋리스트에요.


1. 메이데이메이데이
2. 파이트클럽
3. 밤은 짧아 걸어 아가씨야
4. 쌩
5. 마멀레이드
6. 드라이브 미스티
7. 이밤이 지나면
8. 굿모닝블루
9. 안녕 잘가
10. Appointment
11. 눈치채줄래요
12. Zzz
13. 키스
14. 야미볼

  밴혁님은 영어로 A아~아~아~~H가 쓰인 진녹색 반팔티에 무릎부분이 찢어진 검정 바지를 입고 비니를 쓰고

왔고 드디어 팔목 붕대를 푼 콘치님은 또 야구를 하고 온듯한 복색이었죠. 항상 단정한 외모의 재인님과 회색

좋아하는 레이지님 회색후드를 입었고 트리키님은 파스텔 빛 의 티를 입었어요.

 

  로맨틱펀치는 노래도 좋지만 비주얼도 최고죠. 갈수록 리즈 경신하는 멤버들 보는 즐거움이 커요. 밴혁님 무대

시작하며 연트럴파크가 사람이 많아서 걸어 오는데 시간이 걸렸다며 날이 무척 덥다고 했죠. 그말 들으신 사장님

바로 에어컨을 켰는데,올해 처음 트는 에어컨이라 청결하진 않겠지만 최소한 덥진 않다고 밴혁님 얘기해서 다들

웃었어요.

 

  그러면서 평소 팬들 듣고 싶었던 곡들과 준비한 곡으로 한시간 가량 공연하겠다고 얘기하곤 무려 열네곡이나

불러줬어요.

  이날 배보컬 관객들에게 신청곡을 많이 물어봤는데, 관객석에서 누군가 치명적 치료를 '치명적인? 치료'로 신청하자

예전에 EBS에서 하는 음악프로그램에 데이브레이크 원석 형과 콜라보를 해서 '토요일밤이 좋아'를 부르는데 원석 형이

쩌렁쩌렁한 목소리로 '월요일은 싫어'란 가사를 '토요일은 싫어'라고 불러서 방송에서 하는 수 없이 자막을 '토요일은

싫어'로 내보냈다며 사람들이 제목을 혼동하는 경우가 많다는 얘길 했죠.

  하긴 지난 로파때 누군가 크게 '커튼을 닫아요, 에이미'를 '창문을 닫아요, 에이미'로 신청해서 다들 한참 웃기도

했으니까요.  그러면서 지난번 77th로파때 뮤비 배우들이 한 무대에 섰을때 비참했는데, 문식 사장님은 남자배우를

보고는 콘치랑 비슷하게 생겼다고 얘기했다고 말하자 콘치님 옆에서 그건 사장님이 우리가 자식처럼 여겨서 그러시는

거라고 말했죠.  그날 콘치님과 뮤비 남주가 같이 한 테이블에서 고기를 구워먹는데 배보컬 할말을 잃었다며,

우리중에서 그나마 인물은 트리키가 제일 낫다고 트리키님 칭찬했어요. 


  그러면서 이십대가 지나고나서는 설레임을 느낄 수가 없다며 설레는 감정을 느껴보고 싶은데 안된다고 말하자

콘치님이 자신은 야구하러 갈때 엄청 설레고 야구가 끝나면 허탈감을 느낀다고 말했죠.

 (  ※ 배보컬에 초점을 맞추면 나머지 멤버들 이상하게 나오는 경우도 많은데, 그냥 안올리고 애써서 흐리게 보정해줘서

고맙다며 직접 이상하게 나온 장면 시연해주시는 친절한 콘치님^^)

  배보컬님 공연 중간에 보정작업이 힘들텐데 예쁘게 편집해서 인스타나 트위터에 올려주시는 사진 고맙다며,

지난 로파때도 많이 와주시고 신곡 밤은 짧아 걸어 아가씨야도 성원해주셔서 멜론차트에 다시 올랐다며 감사를 표했죠.  

  그리고 다음 신곡 갤럭시 익스프레스가 5월 20 일에 나오는데 롹킹한 노래라며 락페 가서 너무 예쁜 노래

부르기가 그렇다고 말했죠. 이밤이 지나면 부르고선 이 노래 나오고 멤버들끼리 이제 자신들은 넬처럼 될거라고

롹킹한 노래 안부를 줄 알았데요. 

 (계단 위에 서서 공연보는 팬들 챙기는 친절한 밴혁님!)

 글램슬램 이후 오랜만에 나올 롹킹한 노래가 어떨지 벌써부터 기대가 커요. 전 개인적으로 글램슬램 너무

신나고 좋아요. 음악적 안목이 없어 구체적으로 표현할 수는 없지만 이 노래를 듣노라면 모든 속박을 떨쳐낸듯한

자유로움이 느껴져요.  

  이날 공연에서 제가 가장 좋았던건 평소 잘 볼 수 없었던 레이지님의 기타연주를 가까이서 지켜볼 수 있었던 점이에요.

밤은 짧아 걸어 아가씨야 합주때 밴혁님의 달콤한 목소리 뒤로 통통 튀는 듯한 트리키님의 드럼과 호쾌한 레이지님의

기타반주가 이루는 콜라보가 최고였죠.  

  로펀공연 볼때면 멤버들 간에 멘트 주고받다 장난처럼 티격태격하는 모습 보는게 또 잔재미인데요. 이날 배보컬이 트

리키님에게 왜 앞을 안보고 땅만 보냐고 말하자 트리키님이 버럭하며 어차피 난 (가려서)안보이잖아 라고 말해서 배보컬

급당황하고 그모습에 우린 웃음바다가 됐죠.

  배보컬 공연 중간에 얼마전 벼르던 콜드플레이 공연 보고 난 후 우울증이 왔다며 원래 공연보고나면 그런거냐며 묻자

콘치님은 그럼 다음공연을 또 잡으면 된다고 말했죠. 콘치님 말씀이 맞아요. 로펀공연을 볼때의 행복함은 길어야

일주일까지고 그 다음엔 미칠듯한 허탈감과 허기가 찾아오죠. 오직 다음공연만이 유일한 해결책이에요. 

  배보컬 콜드플레이때 수니체험 제대로 하셨다더니 그 말이 사실이네요. 공연후의 우울함을 느끼셨다니 로펀팬에게

공연이 어떤 의미인지 아셨을거에요.

  그래서도 저는 로펀의 다음 공연도 또 그 다음의 공연도 기다리고 꿈꿔요.  로맨틱펀치가 잘되서 공연도 많아지고

공중파에서도 자주 볼 수 있게 된다면 더 많이 행복하겠지요.  지나온 시간보다 앞으로의 시간을 같이 보낼 우리의

밴드이기에 그들의 앞날을 응원합니다.

흥해라~로펀!!! 대박나라~로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