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틱펀치에 빠지다>

로맨틱펀치와의 열다섯번째 만남: 17.02.05 연남동덤앤더머라이브펍 공연

묭롶 2017. 2. 15. 23:18

 

   1월 15일 연남동덤앤더머에서의 공연 이후 로맨틱펀치는 삼주 넘게 공연이 없었죠. 

로펀 입덕후 가장 긴 공연 공백이었어요. 영상으로 버티는데도 한계가 있어서 보고 또 보고 영상에 나오는 멘트를

다 외울 지경이 되도록 공연소식이 없었지요.  여기저기서 한탄과 비통의 한숨과 우울이 절정에 달할 때쯤

2월5일 연덤공연 소식이 떴어요.


 

  그토록이나 무언가를 간절히 바랬던건 언제였는지 기억도 나질 않는데 마음 한뭉텅이가 떨어진것 같은 헛헛함

속에서 잠수하던 제겐 뛸 듯이 기쁜 소식이었죠.

 

  또 짐을 바리바리 싸서 오랜만(매주 갔던 서울인지라)에 기차를 탔죠. 연덤에서 반가운 팬분들 만나 얘기하다보니

오후 다섯시 이십분 조금 못되어 멤버들이 도착했어요.


  ※셋 리스트
0. somebody to love(리허설)
1. 메이데이메이데이
2. 파이트클럽
3. 드라이브미스티
4. 넌 감동이었어(트리키님)
5. 이별택시(트리키님)
6. 우리 이혼하자(콘치님)
7. 치명적치료
8. 뜨거운 안녕
9. 몽유병
10. Right Now
11. 마멀레이드
12. 안녕 잘가
13. Appointment
14. 카니발아무르(자우림)
15. 눈치채줄래요
16. 좋은 날이 올거야
17. 토요일 밤이 좋아

 


  이날 유재인님 니트 상의가 예뻤고, 레이지님은 장모님이 손수 떠주신 보랏빛 헤어밴드가 너무 잘 어울렸지요.

공연 준비중에 드럼 고정하기위해 트리키님은 연신 유리테이프를 이로 컷팅하는 친근한 모습 보여줬어요.

평소 연덤공연과는 달리 뭔가를 많이 준비해왔는지 멤버들간에 공연전 상의도 많이 하는 모습이었죠.

 

  드디어 리허설이 시작되고 세상에 somebody to love를 불러줬어요. 정식공연 시작도 전에 귀가 제대로 호강했죠.

메이데이메이데이를 시작으로 공연이 시작되고 달리기 시작한 후, 밴혁님이 음반이 본의아니게 늦어지고 있다고

말하자 콘치님이 앨범냈잖아? 어제 나온거....라고 하면서 봄을 기다려 노래 일부를 부르자 밴혁님은 손사래를

치면서 그 노래는 로펀밴드 가사도 아니고 곡도 아니라고 인맥에 의해 어쩔 수 없이 나온 곡이라며 보컬팀도 튜닝도

안해줬다고 아쉬움을 토로했죠.  저도 곡은 아니더라도 연주는 우리밴드가 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컸어요.

그러면서 그 노래가 제목이 봄을 기다려였냐며 처음에 봄은 짧다라는 노래 불러달라고 해서 장난인줄 알았다며

다들 몰랐으면 했는데 오피셜에서 올려버렸다고 말했죠.

 


  이번 연덤공연 때문에 합주도 했는데 잘 맞지 않았다며 실은 준비하지 않고 하는 즉흥성이 주는 즐거움이 큰게

연덤공연이라고도 했어요. 오늘 공연에선 멤버들이 각자 노래를 한곡씩 하기로 했는데 레이지님이 감기가 걸려서

목상태가 안좋다며 트리키님이 대신 노래할거라 말했죠.

 

  이어서 레이지님이 적금을 깨서 고가의 통기타를 장만했다며그동안 구박에도 굴하지 않고 오만원짜리 기타로

연주했다는 말에 듣는 우리는 역쒸 장인에게 도구는 중요한게 아니란 생각이 들었죠.

 


  이날 트리키님은 넌 감동이었어 와 이별택시(어디로 가야하죠~아저씨! 라는 대목에선 슬픔으로 제 가슴이

다 미어지더군요) 두 곡을 불러줬어요. 어쩌면 드러머가 이렇게 노래를 잘할 수가 있을까요. 맑고 청아한 미성에

가슴을 쥐어뜯게 만드는 감성까지 진정 복면가왕에 나갈 실력이었어요. 노래방 가면 트리키님 술을 안 먹었을때는

콘치님보다 우위인데 일단 마시면 콘치님이 마지막까지 짱짱하게 살아남아 노래부른데요. 그리고 콘치님은 트리키님이

노래 부를때 집중하면 인중에 땀이 맺힌다는 얘기도 해줬지요. 


  뒤이어 콘치님을 주축으로 연덤의 우리 이혼하자 부를때 밴혁님. 트리키님 두분이 화음을 넣어서 멋진 삼도화음

들려줬어요. 특히 이제 정력도 없고라는 대사할때 장난기 많은 밴혁님은 원래 레이지님이 애를 셋까지 두겠다고 했는데

둘째 낳고 심경에 변화가 있는것 같다고 레이지님 놀려댔죠.

 

  밴혁님은 요즘 모니터링 하려고 영상을 보면 죄다 연덤영상뿐이라며 앰프소리 들은지 오래라고 했죠. 그래서 펍공연이

안좋다는 건 아닌데 정체성에 혼란이 온다고 말해서 가뜩이나 다른 공연들 다른 공연장 볼때마다 우리 밴드가 저기서

공연해야 하는데 우리 밴드가 하면 더 잘하는데라는 생각이 자주 들었는데 많이 속상했죠.  로펀이 뿜어내는 에너지를

발산하기에는 연덤이 좁은게 사실이니까요

 

  눈치채줄래요 부를 때는 밴혁님이 장난스럽게 손가락 대신 입에 새우깡을 물고 그걸 내밀려다가 본인이 더 민망해서

어쩔줄 몰라하는 모습이 너무 귀여워서 숨이 안쉬어졌어요.


 

  매번 다른 모습으로 새로운 기쁨 주는 로펀이지만 이날 연덤공연은 트리키님의 멋진 가창력을 확인하게 되어 더 큰

기쁨이었어요. 트리키님 이날 얼마나 신나게 드러밍 했는지 바닥에 드럼스틱의 잔해가 상당했지요.

 

  이날 공연에서 신청곡 받은 카니발 아무르 오랜만에 불러줘서 전 음원이 아닌 실제로 처음 들었는데 영상기를 팽개치고

막 뛰고 싶은 충동을 느꼈어요. 현실은 윗층 다락에서 갈수록 영상기 모니터 속으로 빨려들어가게 생긴 저를 발견할

뿐이었지만요.


  공연중에 밴혁은 요즘 중고등학교 축제때면 가장 많이 불리는 노래가 토요일 밤이 좋아인데 사람들이 자신들을

너무 많이 모른다며 소란은 멜론 순위가 97위밖에 안된다고 한탄을 했다는데 자신들은 100위 안에 들어가보지도

못했다며 사람들이 더 많이 들을 수 있는 곡을 만들겠다는 얘기도 했죠.


 저도 자신이 가진 모든것을 다 바쳐 팬들에게 큰 기쁨을 주는 이 어매이징한 밴드를 더 많은 사람이 알게 되기를

희망합니다.  로펀의 공연을 보는 즐거움도 크지만 제게 기쁨을 주는 로펀이 행복해지고 잘 되는 걸 지켜보고

함께 기뻐하고 싶은 바램도 크니까요.


  언제나 사랑하는 우주최강마력밴드 로펀~ 응원합니다!!!

흥해라~로펀!!! 대박나라~로펀!!!


ps:  요즘 영상을 찍느라 공연 다녀오면 영상을 작업한 뒤에 블로그 작업을 하는데 2월 5일 공연 영상

촬영시 캠코더를 디카수준에 맞춰 셋팅했다가 영상에 노이즈가 생겨서 복원하는데 일주일이 넘게 걸려서

블로그가 엄청 늦었네요. 


  ps2.  로펀 입덕 후 내님들 예쁘게 찍고 싶어서 핸드폰 최신형으로 교체하고도 양에 안차서 캠코더를 구입하고

캠을 사니 기존 노트북 사양이 딸려서 버벅거리니 고사양 노트북을 구입했어요.  고사양이라 무게가 있지만

낑낑대고 가져간 보람이 있지요.  멤버들 싸인을 다 받았으니까요.  오른쪽은 이날 저와 동행했던 제임스 조이스의

『더블린 사람들』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