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기/체코 여행기

2009년 9월 9일: 프라하 (오늘도 맑음)

묭롶 2009. 11. 18. 14:51

 

오전 8시 30분 -CORINTHIA 호텔

너무 피곤해서 오늘은 조금 더 잤다.  어제 오후부터 가이드가 없는 일정이어서 오늘 일정은 랜덤이다.

 

 오전 11시 10분 - 페트리진 전망대를 향해 출발

<오른편으로 보이는 전철이 프라하의 대중교통인 '트램'이다>

<유즈드 역에서 산악열차를 타기 위해 대기중!!! 산악열차라고 해서 엄청 기대했는데 10도 채 못 가서 하차해서 조금은 싱거웠다는!>

무려 한 시간에 걸쳐 오늘 일정을 짜느라 출발이 너무 늦었다.  우선은 파리 에펠탑의 축소판이라는 페트리진

전망대로 향했다.  지하철을 타고 22번 트램을 탄 후 산악열차로 갈아타야만 갈 수 있어서 도착까지 한 시간

가량 소요됐다.

 

 오후 12시 00분 - 페트리진 전망대

<파리 에펠탑의 축소본이라는 체코의 페트리진 전망대>

전망대의 꼭대기는 건물 높이로 약 18층 정도되는데, 올라가는 계단은 딱 한 사람이 일방으로 진행할 수 있을

정도로 좁다.  문제는 낮에는 날씨가 더워서 앞에 외국인들이 (살집이 있어서 통로에 아주 꽉 찬다) 올라가면

뒤 따라 가는 나에게 땀내(암내)가 작렬로 다가온다는 사실.  헉!!! 한 번 그 냄새가 내 코를 쑤시는 순간, 난

뒤로 넘어질 뻔 했다.  헐!!!  그래서 한참 뒤에서 천천히 뒤 따라갔다. 

전망대에서 내려다보이는 프라하성과 까렐교, 구 시가지를  원형으로 360도를 돌면서 보는 프라하의 정경이

그림같았다. 

 

 오후 1시 40분 - ??? 정원으로 이동

<간판이 특이해서 찰칵!  이곳은 대부분 큰 간판들이나 입간판들이 없다.  이곳은 회계사의 사무실>

<이곳이 못 들어간 프라하성 뒷편에 있다는 계단식 정원>

<체코 무슨 장관의 저택 천장에 그려진 프레스코화>

길도 아닌 곳이 지름길이라며 우기는 동행인을 따라 현지민들이나 이용할 것 같은 오솔길을 통해 ??? 정원으로

향했다.  암튼 정원까지 가기는 했는데 프라하성 뒷쪽으로 배치되어 계단식으로 펼쳐진 문제의 정원은 입장이

불가능한 곳이었다.  쇠창살 너머로 구경만 했다.

 

 오후 3시 00분 - 점심(맥도날드)

빅맥과 치킨샐러드로 점심을 먹었다.  아주 관광객들로 북새통이었다.  ㅎㅎㅎ..그러고보니 유일하게

술을 먹지 않고 점심을 먹은 날이다.  (체코에 오고서)

 

 오후 4시 00분 - 하벨시장

역시 관광의 묘미는 시장구경에 있는 것 같다.  집 근처에 있는 남광주 시장의 20분의 1도 되지 않을 정도로 작은

시장이지만, 오밀조밀 모여있는 좌판과 펼쳐져 있는 물건들이 흥미진진했다.  특히 과일들이 너무 먹음직

스럽게 담겨있었지만 스트로베리(얼른 환산하니, 한 주먹에 5,000~7,000)의 가격을 보고나선 선뜻 손은

가지 않더라.  물건을 팔려는 건지, 그냥 앉아있는것인지 알 수 없는 시계좌판 주인을 향해 애교섞인 목소리로

too expensive(너무 비싸요)를 외쳐봤지만, 무뚝뚝하게 SORRY만 한마디 하고 말더라.  이런 된장!!!

조그마한 천문시계가 HAND MADE 하나 붙여놓고 가격이 천문학적??? 까지는 아니어도 겁나게 비싸서

손 벌벌 떨며 지인들 선물을 샀다. 

제일 흥미를 끈 좌판은 온통 줄인형을 좌판에 주렁주렁 매달아 놓은 곳이었는데, 주인이 망치로 바닥을

탁 하고 치면 매달린 마녀인형들이 '으헤헤헤헤' '으헤헤헤헿'웃으며 다리를 마구 저어댔다.  그 인형이

신기한 관광객들이 그 주변에 몰려들거나 말거나 주인은 망치로 '탁', '탁' 내리치며 인형이 내는 웃음

소리만 듣고 있었다.

 

 오후 4시 30분 - 화약탑-> 구시청사-> 얀후스 동상-> 바츨라프 광장 앞 : 서점도착

<바츨라프 광장 근처 길가에 있던 노점, 걸려있는 소시지가 먹음직스러워서 사 먹으려고 했는데, 못 먹었다.  엄두가 안 나서!>

<구시가지에 있는 틴성당>

체스키 크로믈로브의 풍경이 담긴 사진첩을 사고 싶다는 나에게 가이드는 시내 서점에 가면 현지보다 저렴하게

구매가 가능하다고 해서 꾸역꾸역 찾아왔는데, 헐!!! 가격이 똑같았다.  무려 사진첩을 한권 당 7만원에 구입

하고 유람선을 타기위해 까렐교쪽으로 이동했다.

 

 오후 5시 00분 : 무화박물관

 체코출생으로 세계에 널리 알려진 화가 -무화: 만화풍의 캐릭터 그림을 많이 그렸는데, 여신시리즈가 유명하다.

주로 1800년대 후반에 왕성한 작품활동을 했고 그 시기의 작품들의 작품성이 더 높아 보였다.  우리에게는

타로카드에 그려진 그림을 그린 화가로 알려져 있다.

 오후 5시 30분 - 까렐교 부근 루돌피놈(강변가)

유람선에서 까렐교 위로 지는 일몰을 보리라는 나의 계획은 유람선에 타기 전 먼저 저물어버린 해로 인해

말짱 꽝이 되었다.  까렐교 주위를 1시간 정도 운행하는 유람선은 그야말로 싱거웠다.  그냥 하릴없이 주변의

풍경을 맥주를 마시며 보는 것??? 말고도 한 가지 볼 만한?? 볼 수 밖에 없는 것이 있었으니... 우리 앞자리에

앉은 고등학생 커플들이었다.  가난한 수학여행(이탈리아 애들로 보였다) 커플인지 음료수도 안 시켜먹고

유람선에 타면서부터 둘이 합체놀이를 하더니 아예 내릴때까지 뽀뽀를 멈추지 않더라.   

이미 어둠이 내리기 시작하는 강변가를 지나 이제는 하도 걸어다녀서 지리가 훤해진 구시가지 쪽으로

저녁을 먹기 위해 이동했다.

 

 오후 8시 00분 -브자티시  (체코에서 거의 두 번째로 비싸다는 레스토랑)ㅎㅎㅎ

첫번째로 비싼 곳은 미국 전 대통령 부신가 뭐신가가 먹었다는 까렐교 인근 레스토랑이었지 아마도!

<얼마나 하루종일 걸었던지, 얼굴이 완전히 굳었다.  대략 6시간도 넘게 걸었으니, 내가 생각해도

독하다!>

프라하에서의 마지막 밤을 기념하기 위해 거금 투자했다.

메뉴는 양고기 ROSTED LAMB (민트 소스)- 결론은 웩~~~ㅜ.ㅡ 비위에 안 맞았다.  고기는 참 연하던데

                                                            너무 느끼했다.

          비프스테이크(으깬 감자 위에 놓인 스테이크- 한 점 썰어서 감자를 찍어 먹으면....ㅎㅎㅎㅎ)

                             체코 감자 맛 최고!!!

          와인도 마실거냐고 했는데 와인 한 병이 전체 식사 금액보다 비싸다.  onLY WATER라고 해줬다.

          물 값도 8,000 이나 하더라.

디저트가 없어서 영 맨숭맨숭하다.  메인요리만 먹고 일어서려니 뭔가가 계속 찜찜!  역시 우리나라 좋은나라!

 

 오후 9시 30분 - 구 시가지(상점 구경)

마리오네뜨를 사볼까 여기저기 뒤적뒤적 -> 눈치작렬-> ㅎㅎㅎㅎ-> 또 다른 곳 뒤적뒤적-> 결국은 못 샀다.

아직도 노천까페에는 맥주를 마시는 사람들도 북적북적, 이곳은 관광객들이 90%는 되는 듯, 나머지는 다

상점 관련 사람들.

 

 오후 10시 40분 -CORINTHIA 호텔

지하철을 타고 호텔 도착, 하루죙일 허벌나게 돌아다녀서 목이 너무 마르다.  ㅎㅎㅎ.  그래도 호텔 룸바의

비싼 물을 마실 수는 없다.  꾸역꾸역 10여분 거리의 주유소를 차들이 쌩쌩 달리는 도로변을 걸어 도착.

사자마자 거기서 1.5L의 반 통을 들이마시고 두 통의 물을 든 비닐봉투를 든 채, 호텔로 돌아가다가

오늘은 기어이 호텔2층에 있는 카지노를 들리겠다는 동행인의 간청을 묵살하지 못하고 비닐봉투를

달랑달랑 들고 카지노 입성! 

푸헐!!! 내가 상상했던 모습과는 너무나 다른 너무 한산한 정경, 외국인 아줌마 한 명이 혼자서 기계와

맞고를 치는지 포커를 하고 있고 블랙잭 테이블에는 딜러 한 명과 손님 한 명, 그리고 이곳의 책임자인

듯 보이는 덩치 한 명, 여직원 두 명이 다였다.  그냥 입성하려는 우릴 여직원 한 명이 제지하더니

비닐봉투를 맡기고 가라고 해서 물통이 든 봉투를 맡기고 이리저리 기웃기웃. "왜~ 노래부르던

곳에 왔는데...언능 해?"  그 말에도 쭈뼛쭈뼛!  "외국인 딜러라, 좀 그런데....,"  나보고 그럼 어쩌라고

난 이런 곳 와본 적도 없는데!  결국은 그나마 쉬워보이는 슬롯머신에 앉았다.  앉자마자 여직원이

다가와서 음료를 할거냐고 물어보던데, ㅎㅎㅎ  과묵하고 짧게 나와 동행인 모두 동시에 'NO'를

외쳤다.  뒤돌아선 여직원 얼굴 썩은 표정이었을 것은 안 봐도 비디오!  

암튼 한 10여분 가량 그렇게 슬롯머신에 한 150코른 정도 집어 넣고 있는데, 내가 앉은 슬롯머신에서

PLAY on이라는 별표위에 글씨써진 그림이 대각선으로 맞더니 5배팅짜리가 1,000점을 순간적으로

획득했다.  나와 동행은 갑자기 급 흥분해서 이걸 어떻게 돈으로 환전할 것인지 무쟈게 설전을 벌이다가

결국은 책임자로 보이는 덩치를 불러서 손가락으로 1,2XX점을 가리키며 CASH CHANGE? 를 외쳤다.

ㅎㅎㅎ. 덩치는 정말로 게임을 그만할 거냐고 묻더니 키를 가져와서 슬롯머신 기계를 초기화 시키고는

여직원을 시켜 1,2XX코른을 주었다.  약 15분만에 700코른 정도를 딴 것이다.  한화로 약 6만원이 못

되는 금액이었다.  그렇잖아도 장사도 가뜩이나 안돼보이는 카지노에서 물병 봉투 달랑달랑 든

동양인 두 명이 와서 15분만에 홀랑 돈을 따서 가버리니, 그 덩치도 참 깝깝할 노릇이었을 것이다.

여행을 다녀와서 모험담처럼 이 얘길 했더니 주변사람들은 실소를 금치 못했다.  그들 말인즉,

장사가 안되니까 작은 금액을 따게 만들면 우리가 흥분해서 돈을 마구 슬롯머신에 넣을 거란 생각을

그 덩치가 했을 건데, 우리가 낚싯밥만 떼어먹고 달아난 물고기 같았을 거란 말이었다.

암튼... 난 잠자리에 들 때까지도 그 덩치가 혹시나 뒤따라 오진 않을까 조금은 걱정이 됐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