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기/체코 여행기

2009년 9월 8일 (체스키 크로믈로브:맑음)

묭롶 2009. 11. 18. 12:26

 

  오전 6시 42분 - CORINTHIA 호텔

눈을 뜨긴 떴다.  그러나 일어나진 못했다. 아무래도 전일 강행군의 노독이 덜 풀린듯....,

늦어서 아침 뷔페를 얼마나 급하게 먹었던지 속이 거북하다. 

 

 오전 8시 55분 - 바츨라프 광장

호텔을 출발해서 호텔과 연결된 비히그라드 역에서 지하철을 타고 바츨라프 광장으로 이동.

약 9시 경에 도착했는데 아직 일행들이 보이질 않아서, 맥도날드로 커피를 사러 감.(이놈의 커피중독,

아침 뷔페에서 넉넉하게 넉잔은 마셔야 하는데 바빠서 한 잔밖에 못 마셨다는, 광장에 도착하자마자

테이크아웃 커피점을 찾아 두리번 두리번, 헐!  아침부터 패스트푸드를 먹는 사람들이 상당하다.  아마도

아침식사인 듯 싶은데...,)

바츨라프 광장 기마상 앞에서 오늘의 일정을 함께 할 다른 두 팀(우리2명, 신혼부부 한 팀, 여자 2명

-총 6명)과 함께 9인승 밴으로 프라하에서 차량으로 3시간 30분 떨어져 있는 오늘의 목적지인

체스키 크로믈로브로 이동했다. 

 

※차안에서 가이드를 통해 듣는 체코의 역사

체코는 오스만투르크-> 합스부르크 왕가-> 독일나치-> 구소련의 지배를 거쳐 독립국으로서의

지위를 획득한 것은 불과 15년밖에 안 됐다고 한다.  연 소득은 1만7천달러로 지리학적으로는 동유럽이

아니라 정확히는 중부유럽이라고 한다.  (애네들, 지네나라 동유럽이라고 부르면 싫어한덴다. 자기들이

세계의 중심이라면서....,)

까렐4세(까렐 대제)통치 시절 까렐교, 비트성당, 까렐대학, 프라하성들을 축조해서 후손들이 자자손손

먹고살 수 있는 기반을 닦았다고 함.

 

차량 이동중에 난 결국 체해서 가이드로부터 소화제를 얻어 먹어야 했다.

 

 오후 1시 45분 - 체스키 크로믈로브(발음이 어려워서리 가이드는 어금니를 깨물고 발음하면 잘 된다고 했다)

  <망토다리에 연결된 이 다리는 적의 침략이 있을때 는 끊어서                <속은 체해서 깝깝하지만 그래도 경치가 좋으니..기분 좋댄다>

    외부의 공격을 차단하기 위한 목적으로 축조되었다>

<체스키 크로믈로브 성내를 흐르는 이 강은 불타바강의 상류로 까렐교까지 연결되어 있다.  매년 여름이면

까렐교에서 조정을 반나절가량 저어서 이곳 크로믈로브까지 올라온 사람들이 점심을 먹고

다시 까렐교가 있는 프라하까지 노를 저어서 내려가는 레포츠를 즐기는 곳이다.

강물이 붉은 빛을 띠는데, 실제 수질은 1급수로 송어가 많이 잡힌댄다.>

<우리가 간 그날도 프라하에서 조정을 타고 강물을 거슬러 온 사람들이 심심찮게 보였다.>

'체스키 크로믈로브'의 뜻:  '체스키'는 '체코의'라는 뜻으로 체코의 '크로믈로브'라는 뜻이 된다. 

이 곳은 체코와 멀리 떨어져 별도의 성주가 통치를 했던 곳으로 망토다리가 요새역할을 해서 그나마 외세의

침략으로부터 안전했던 곳이다.  특이한 점은 이 곳 건물들의 지붕색깔이 주황색이 많았는데, 그 이유는

2차 세계대전 때 무차별적으로 투하되는 비행기 폭격으로부터 보호를 받기 위해 주황색으로 지붕을 얹었다고

한다.  -2차 세계대전 중 등화관제로 인해 불을 다 꺼놓으면 비행기가 민간인 거주지역을 식별할 수가 없어서

폭격을 할 가능성이 커서, 아예 약간의 조명에도 식별이 가능한 주황색으로 민간인이 거주하고 있음을 알렸

다고 한다.

 

 <외부의 침입을 효과적으로 막기 위해 축조된 망토다리, 구멍뚤린             <바깥쪽으로 막혀있는 통로의 아랫부분 뚫린 통로부분에서

  부분에서 화살을 쏴서 공격하기 때문에 적들이 쉽게 쳐들어                  수학여행 온 학생이 친구들과 장난을 치다가 추락사한

  오지 못했다는....,>                                                             사고가 있었다며, 가이드는 이곳을 지날때 조심하라고했다.>

※ 망토다리:  망토다리 위로는 2개의 통로가 있는데 이곳은 영주의 성과 연결된 야외정원과 야외극장에

                  연결되어 있다.  그 중 위쪽 통로는 영주만이 출입을 했는데 아래 통로와는 달리 바깥쪽이

                  트여있지 않고 막혀있다.  지나가다가 확 밀어버리는 암살의 위협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한

                  방편이었다고 한다.  윗 쪽 통로의 너비는 딱 말 두 마리를 함께 타고갈 수 있을 만큼인데,

                  영주는 자신이 초청한 귀빈과 함께 말을 타고 야외정원을 가거나 야외극장을 갔다고 한다.

                  또 이 야외정원은 이 윗쪽 통로를 통해서만 들어갈 수 있게 설계가 되었는데, 그 위용과

                  규모의 어마어마함이 영지민들에게 알려질 경우 발생할 수 있는 폭동을 방지하기 위해서

                  였다고 한다.

 

<영주의 성, 성 외벽에 튀어나와있는 바위가 보인다.  이 바위 위로 진흙을 발라서 성을 세웠다고 하니

영지민들이 얼마나 장기간 노역에 시달렸을지 상상이 된다>

<아마도 저 창문을 통해 영주는 성내를 살폈을 것 같다.  저 성의 방 중 하나의 천장에 유명한 프레스코화가

그려져 있어 성주는 그 방에 누워서 그림을 감상했다고 하니, 영주는 참 좋았겠다>

※ 영주의 성: 이곳 성의 특이한 점은 자연그대로 있는 기암괴석위에 진흙을 덧발라서 성을 지었다는 점이다.

                   그래서 성의 외벽 아랫부분에 바위가 그대로 튀어나와 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지금도

                   건축학자들은 어떻게 이 건물을 무너지지 않게 지을 수 있었는지를 연구하고 있다고 한다.

                   성 안에는 유명한(ㅎㅎㅎ.. 누가 그렸는지 잊어버렸다)화가가 그린 프레스코화가 있는데,

                   관광객들로부터의 훼손을 막기 위해 축제일에만 공개가 된다.  ㅎㅎㅎ..

※체스키 크로믈로브의 축제일:  매년 장미가 피는 5월경에 일주일 가량 축제를 한다.  이 축제기간중에는

                  성 내에 있는 모든 건물, 의상은 물론 모든 것들이 중세로 시간이 되돌아가는데, 상가였던

                  건물들의 간판을 모두 떼어내고, 보도블럭 위에 중세시장형식의 노점이 설치되고, 말과

                  마차가 거리를 지나가고, 성 내의 주민들은 모두 중세의 복장으로 축제를 보낸다고 한다.

                  축제기간 동안 드레스를 빌려주는 상점도 있어서 관광객들도 중세의 복장으로 중세의 도시를

                  경험할 수 있다고 하니 꼭 다시 오고 싶어진다.

<위에 그려진 성모의 그림이 이 집의 번지를 식별하는 문양으로 사용되었다>

<조금 높은 곳에서 내려다 본 체스키 크로믈로브 성내>

※체스키 크로믈로브의 건축물:  이곳 건축물들은 프라하의 건축물보다도 더 오래된 건물들이 많다.  특이한

                  점은 건물의 입구 위에 그림이 그려져 있는데, 이 그림이 집의 번지 역할을 한다는 사실이다.

                  같은 성 내에 거주하는 거주민들로 동명이인이 많았던 이곳에서 집 입구에 그림을 그려서 고유한

                  식별표시로 사용했다고 한다.  또 성 내의 원형광장 주변으로는 건물 벽면에 원형의 장미문양이

                  그려진 건물들이 있었는데, 이는 성주에게 충성을 맹세한 사람들의 충성서약표시였다.

                  체스키 크로믈로브는 전체가 모두 유네스코 유산으로 지정되어 있어서 건물의 개보수가 어렵다.

                  그래서 현재도 외부는 그대로 유지한 채, 내부만 개조하여 주민들이 살고 있으며 최근 관광객

                  들의 입소문을 타고 이곳을 찾는 관광객들이 많아져서 땅값이 그야말로 천정부지로 솟았다고

                  한다.  ㅎㅎㅎ.. 이곳에 건물있는 조상 한 분만 계셔서 자손 대대로 먹고 사는건데.....,

 

<풍경이 동화 속 마을같다.  기존에는 이곳이 관광객들에게 많이 알려지지 않았는데, 지금은

한참 알려져서 관광객들로 북적북적하다.  체스키 크로믈로브에서 숙박이 가능한 여행 상품도

많이 생겼는데, 이 성내 숙박업소 중 한 곳은 메이드가 아침식사를 방으로 가져다 주는데,

벨을 눌렀을때 여자가 나오면 남자에게 와서 받아가라고 여자는 더 자라고 침대로

돌려보낸다고 한다.  다음에 온다면 이곳에서 중세옷을 입고 거리를 거닐다가 고가구로

둘러싸인 방에서 잠자고 싶다>

우린 늦은 점심을 먹기 위해 전통 식당에 들렀다.

메뉴는 : 버드와이저(3잔)와 스테이크, 치즈돈까스

이곳에서 반고흐의 압생트와 관련된 일화와 버드와이저, 하이네캔에 관한 이야기들을 가이드로부터

들었다.

먼저 체코에 하이네캔이 반입된 경위(유럽에서는 당시 악마의 술이라고 하여 유통이 금지되었음)는

이곳에 요양차 4년을 머물렀던 반고흐가 자신이 갖고 있던 맥주인 하이네캔과 압생트를 맞바꿨다고

한다.  암튼....., 반고흐는 그렇게 얻은 압생트에 거의 마취되서 살았다고 한다.  (그래서 본인의 귀도

잘라보고 싶었을까?)원래는 이 곳에서는 맥주를 발효시키는데 필요한 '홉' 농사를 많이 지었었는데,

그 '홉'의 품질이 우수하고 향취가 좋아서 좋은 맥주를 만들 수 있었다고 한다.  그 맥주가 지금은

버드와이저로 상표화되어 유통되고 있으니, '버드와이저'의 본 고장은 체코란 말씀!

이곳에서 맛본 '버드와이저'는 진정 부드러움이 무엇인지를 경험하게 해 주었다.  '홉'의 구수하고

따스함이 입 안에 가득히 퍼지면서 그 거품이 목으로 넘어갈때의 느낌!!!  ~~~ㅎㅎㅎ.. 이건 시중에서

판매되는 '버드와이저'와는 차원이 하늘과 땅 차이다.

 

 오후 4시 40분 - 체스키 크로믈로브-> 프라하로 출발

우리는 성 입구의 원형광장을 지나 성 내부를 거쳐 정원을 구경한 후 다시 프라하로 출발했다.

 

 오후 7시 10분 - 프라하 시내 도착

아침부터 거북하던 속이 계속 좋지 않아서 콜라를 사마셨다. 

 

 오후 7시 20분 - 프라하 인형극장도착

<인형극장 포스터 앞에서:  이 사진에 나오는 돈죠반니 인형이 3,000만원을 호가한다고 한다>

<술에 쩐 모짜르트 인형이 비틀거리며 음악을 연주하는 장면>

인형극장 앞에서 가이드를 만나 다음날 오후에 탈 예정인 유람선 티켓과 인형극 표를 받았다. 

체코의 특산품은 유리공예(스와롭스키)와 맥주, 그리고 한 가지가 바로 마리오네뜨(인형)이다.

마리오네뜨는 인형극을 위해 사용되는 줄인형인데 수공예품이어서인지 가격이 어마어마하다.  돈죠반니

인형의 경우 거의 25만원이 넘고, 다른 조그마한 인형도 제일 저렴한게 7만원 가량 되니 대충 견적이

나온다.(ㅎㅎㅎ. 몇 번이고 사려다가 결국 못 샀다-비싸서....,) 인형극에 사용되는 인형의 경우엔

삼천만원짜리도 있다고 한다.  ㅎㅎㅎ 암튼. 우리는 돈죠반니 인형극을 보기 위해 인형극장에 들어갔다.

나무로 된 협소한 좌석이 다닥다닥 붙어있는 객석에 무대가 생각보다 작았다. 

 

 오후 7시 40분 - 프라하 인형극장(돈죠반니 인형극)

오늘 일정이 힘들어서 인지 인형극을 보는데 왜 이리 졸리는지, 인형극을 진행하는 사회자 역할의 모짜르트

인형이 가끕 '춥'하고 침을 뱉는 시늉을 하며 머리를 추슬르는 장면은 웃겼지만 졸린 건 어쩔 수 없다.  ㅎㅎㅎ

녹음된 돈죠반니 오페라를 틀어놓고 인형들이 그에 맞춰 움직인다.  졸면서 본 극의 내용은 조강지처 놔두고

헛짓하면 벼락 맞는다는 내용이다.  ㅎㅎㅎ

 

 오후 9시 45분 - 인형극장 부근 지하철 역

체코의 교통:  지하철과 트램, 산악전차가 대표적인데, 지하철과 트램을 타기 위해서는 승차권을 구매해야 한다.

                   1일권, 3일권, 그리고??? 있는데 암튼 이 지하철 티켓이 없이 무임승차를 했다가 걸리면

                   벌금이 어마어마하댄다.  또 지하철에서 어리버리한 관광객을 상대로 티켓검사를 하는 척 하면서

                   사기를 치는 범죄도 종종 벌어진다고 하니, 무조건 티켓을 구매해서 승차를 해야 한다.

                   이 승차권은 지하철 역에 비치된 자동판매기와 TABAK이라는 편의점 형식의 가게에서 판매를

                   한다.

 

  비몽사몽 정신을 못차리고 인형극장을 나와 지하철 승차권을 사려고 TABAK을 찾았으나 밤 10시에(닫는

시간을 몰랐다) 얄짤없이 닫아버려서, 지하철 역사에 있는 승차권 자동판매기를 찾았다.  한데, 또 이놈의

자동판매기가 지폐투입구는 없고 동전투입구만 있는 것이다.  헐!!!  이렇게 난감할수가..., 부랴부랴

다른 역을 찾아서 혹시 열려있는 TABAK이 있는지 찾아봤으나, 짤없이 닫힌 TABAK이 열릴리도 없고,

그나마 역사에서 안내부스에 앉아있던 아줌마직원이 보여서 가서 지도를 펼치고 비히그라드역 티켓을

외쳤으나 SORRY만 연발하며 그녀도 짤없이 문 닫고 퇴근해버리더라.. 이런 된장!!!

다시 처음에 들렀던 역으로 가려고 길거리로 나왔더니 이런....., 길거리에 왜 이리 위험한??? OR 우울한

청춘들이 많은 것인지...., 가는 길에 별 수 없이 동전을 바꾸기 위해 피자와 콜라를 파는 패스트푸드점에

들어가서 콜라를 한 캔 사고 고액권을 내민 다음, 짧은 영어로 거스름돈 금액을 FIFTY COIN(50코른 짜리

동전)으로 달라고 했다.  계산원인 어린 여학생이(학생이 맞는지???) 계속 못 알아들어서 진땀을 삐질

삐질 흘렸다.  암튼 그렇게 동전을 한움큼 받아 쥐고는 지하철역사로 뛰어갔다.  지하철을 못 타면 어쩌나

싶어서 가슴이 얼마나 두근거렸는지 동전을 넣는 손이 떨리더라.  (그 와중에 가이드는 핸펀을 해도

안 받고...., 하마터면 와락 눈물이 나올 뻔했다.  창피하게 많이 무서웠다.)  그렇게 우여곡절 끝에

승차권을 체크하고 지하철을 타고서야 얼마나 안심이 되던지, 그 어두운 길에 동양인이라곤 한 명도

없이 우울한 청춘들만 득실거렸으니....,

혹 프라하를 여행하시거든 돈 아낀다고 승차권을 1일권으로 끊지 말고, 3일권으로 끊으시길 강추한다.

밤 10시 넘으면 승차권 사기 힘드니까....,  그리고 여기서는 친철한 도움을 기대하기가 힘드니까....,

(참 체코인들 원래 그런지, 무뚝뚝하고 대답도 잘 안하고, 뭘 깎아서라도 팔려는 의욕도 없고....,)

 

 오후 11시 40분 - CORINTHIA 호텔
사연많은 하루가 지났다.  기운이 하나도 없어서 그냥 뻗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