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기/체코 여행기

2009년 9월 7일: 프라하(맑음)

묭롶 2009. 11. 14. 21:54

 

 오전 7시 00분 - CORINTHIA 호텔

새벽에 화장실 4번 간것 빼고는 잘잤음.  시차는 나와 상관없는 일!

 

 오전 7시 26분 - CORINTHIA 호텔(2층 뷔페라운지)-아침식사(아메리칸 뷔페)

음식은 OK. 커피GOOD!, ㅎㅎㅎ 3번은 기본, 오늘 드디어 시내관광, 기대만빵!!!

체코 뷔페의 특이한 점은 뷔페 접시가 비워지기가 무섭게 웨이터 내지는 웨이트리스가 다가와 SORRY! 와

함께 부리나케 접시를 치워버린다는 사실, 체코에서는 손님상의 접시가 비워지면 잽싸게 치워주는 것이

손님을 접대하는 예의라고 함.  스크램블을 떠 먹기가 무섭게 치워버려 깜짝 놀랐다는...

 

 오전 9시 50분 - CORINTHIA 호텔 1층 로비(1일차 가이드와 만남)

로비 입구에서 가이드를 만나 호텔과 바로 연결되어 있는 지하철역(베히그라드 역)에서 지하철로 두 정거장

떨어진 뮤지엄 역에서 내려 바츨라프 광장으로 이동.

바츨라프 광장은 체코 역사상 굵직한 사건들이 많이 일어났던 곳:  가장 널리 알려진 사건은 프라하의 봄

(당시 체코는 공산권)시절 두 명(19살, 21살)의 젊은 체코 대학생들이 체코의 민주화를 외치며 분실 자살한

사건으로 지금도 바츨라프 광장 앞에 있는 기마상에서 약 50M 아래쪽에 두 젊은이의 죽음을 기념하는

자그마한 돌비석이 있어 사람들이 헌화를 함. 

   ※ 오른쪽에 있는 멍멍이는 유로를 체코화페인 코른으로 바꾸기 위해 환전소로 가던 중에 서점 앞에 묶여 있었었는데 너무 순해서

사람이  지나가도 통 반응이 없었다.  체코에서의 환전은 환전소별로 차이가 커서, 우리는 가이드의 추천대로 파랑 바탕에 별다섯개가

그려진 CHANGE0% 환전소에서 환전을 했다. 

바츨라프 광장을 지나 내리막길로 샹젤리제 거리쪽으로 내려간 블럭이 구시가지인데 그곳에는 틴 성당과

얀후스 기념비, 시계탑, 까렐교 등 프라하의 대표적인 관광명소가 위치해 있다.

특이하게도 시계탑이 있는 원형 광장의 한쪽 부근만 비어있는 채로 공원형식으로 조성되어 있는데, 이는

2차 세계대전 당시 패전으로 후퇴하던 히틀러가 시계탑을 겨냥해서 쏜 포탄이 바로 시계탑 옆을 비껴서

옆 건물에 맞아 생긴 곳으로 아직도 시계탑의 옆면에는 포탄의 흔적이 남아 있음.

 

< 프라하의 대표적 관광명물: 천문시계탑>

  매 시 정각이 되면 시계탑의 시계 윗부분에 위치한 창문에서 예수의 12사도 조각상이 빙글빙글 돌아가며

 '진실하라! 회개하라!는 메세지를 전하고, 창문 위 중앙에 위치한 황금색의 닭이 매시 정각에 '꼬끼오!' 하고

운다.  문제는 이 닭이 워낙 오랜 시간을 울어서 울음소리가 쇳소리가 나기도 하고 소리가 약해지기도 한다는

사실.

  12사도 조각상이 돌아가는 창문 아래에는 천문시계가 있는데, 이는 일몰과 일출, 달의 주기, 시간, 연도를

표시하는 것으로 현재 유럽에서 시행되는 썸머타임과 윤달은 표기하지 못한다.  (그렇게보면 서양의 일력보다

동양의 태음력이 훨씬 더 우수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천문시계 아래에는 각 절기별로 농사를 짓는 풍경들이 원형의 테두리 안에 그림으로 표기되어 있는데,

이 원형 그림을 둘러싸는 커다란 테두리에는 각각 365명의 영주의 이름이 표기되어 있어 이 시계가 한 바퀴를

돌게 되면 1년이 지나게 된다.  )

또 천문시계의 양 옆으로는 각각 2개씩의 인형들이 있는데 오른쪽 두개는 금력을 상징하는 고리대금업자와,

죽음을 상징하는 해골, 왼쪽 두개는 권력을 상징하는 기사와 젊음을 상징하는 허걱!!! 기억이 안난다. ㅎㅎㅎ

이 있어서 매시 정각마다 해골을 제외한 나머지 세개의 인형들은 고개를 가로젖고, 해골만이 고개를 끄덕이는

이벤트를 보인다.  매시 정각에 해골이 손에 든 종을 치면서 고개를 끄덕이는 것은 죽음의 시간이 다가왔음을

사람들에게 알리는 것으로 나머지 세 인형은 고개를 가로저음으로써 자신이 현재 가진 능력이 있는데

죽을리가 없다며 죽음을 부정하는 행동을 한다.

  ※천문시계탑에서 매시 정각에 일어나는 짧은 약 15초가량의 이벤트를 보기위해 사람들이 정각이면 천문시계탑 주위에 구름처럼

몰려들었다가 이벤트가 끝나기 무섭게 우루루 흩어진다.(소매치기들이 이 틈을 노려 활개를 친다고 가이드는 몇 번이고 가방을 조심시켰다.

-이미 이탈리아에서 신출귀몰한 소매치기의 솜씨를 목격한 바 있었기에 난 무쟈게 조심했다.)

-천문시계탑의 유래:  프라하에 천문시계탑이 완성된 후 프라하의 귀족들은 이 시계를 만든 장인이 다른

나라나 다른 지역에서 같은 시계를 만들 것을 걱정했다.  그들은 장인의 눈을 초로 지져서 앞을 볼 수 없게

만들었는데, 이게 격분한 장인은 앙심을 품고 천문시계탑의 부품을 빼버려서 이 시계가 온전하게 작동할 수

없도록 고장을

내버렸다.  하지만 프라하의 귀족들은 언젠가 이 천문시계를 고칠 수 있는 사람이 나타날 거란 믿음을 가지고

기다렸고, 그 후로 약 80여년간 시계는 작동을 멈췄지만 이 후 한 사람의 장인에 의해 다시 작동하게 되었다. 

그러나 시계를 고친사람이 원 제작자가 아니었던 까닭으로 시계는 가끔씩 오차를 보이기도 한다. 

 

 

<얀후스 동상>

'진실을 생각하고

 진실을 말하고

 진실을 행동하라'  는 문구가 새겨져 있다.

'얀후스 동상'은 드라마 '프라하의 연인'에서 소원의 벽으로 촬영됐던 것으로 촬영당시 체코 정부는 얀후스

동상이 나오지 않는 조건을 촬영을 허가했다고 한다.  그래서 드라마제작진들이 얀후스 동상의 뒷면에

나무판을 대서 그곳에 포스트잇을 부착하여 촬영을 했다.  실상 얀후스는 체코의 종교개혁자로 비록

개혁에는 실패했지만 현재 체코에서 얀후스의 기일을 국경일로 정할 정도로 체코민들에게 사랑받는

사람 중 한 명이다. 

마틴루터가 서양에서 종교개혁에 성공했던 종교지도자였던 반면 얀후스는 까렐대학 총장까지 지낸분으로

구 카톨릭의 부패에 항거했자만 실패하여 화형을 당했다. 

(까렐교에 가면 거리의 악사들의 연주를 들을 수 있다고 해서 잔뜩 기대를 했었는데, 악사는 씨가 마르고

악?세사리 장사들하고 화가들만 몽땅 있었다)

 

        <까렐교 입구에 세워진 까렐4세의 기념동상>                           <까렐교 위에 많이 있던 초상화가 중 한 명>

                                                                                 - 귀여운 아인데, 너무 무섭게 그려서 허걱했다는

우리는 천문시계탑을 본 후 까렐교로 이동했다. 

까렐교는 그 경치와 풍경이 아름다워서 여러 CF(화장품 광고에서 김태희가 드레스를 입고 막 뛰어 오는

장면)와 영화촬영장소(미션임파서블에서 톰 크루즈가 쫓기는 장면)로 사용된 곳으로, 체코의 영웅으로

추앙받는 까렐4세에 의해 축조되었다.  현재 프라하의 유명한 관광명소의 대부분이 까렐4세에 의해 축조

되었다고 하니 체코인들은 참으로 조상덕을 톡톡히 보고 있는 셈이다.  이탈리아에서 이것들 조상덕으로

놀고 먹는다고 부러워했더니, 이 나라 사람들도 복 받은 사람들이여.  체코의 학교는 거의 오후 1시면

수업이 끝난다고 한다.

가이드가 보기엔 도대체 언제 공부를 하는지 알 수가 없다는...., 우리나라에서 3살부터 조기교육해서

대학교 까지 빡세게 공부하는 청춘들을 생각하니... 흑 ㅜ.ㅡ 안습이 쓰나미다.

(까렐교 입구 뒷쪽으로 보이는 곳이 프라하성이다)

그림처럼 아름답지만 한 4일 보고 나니, 좀 심드렁해지더라.ㅎㅎㅎ

(가이드가 얘길하는데, 이 동판에 손을 대고 소원을 빌 때는 정확히 넷포묵 신부님을 상징하는 부분(사람이

X자 모양으로 거꾸로 떨어지는 모양)에 손을 대고 빌어야 효과가 있덴다.  문제는 사람들이 그저 동판에만

대면 되는 줄 알고 아래쪽에 있는 개?모양의 볼록 튀어나온 부분에도 손을 대고 소원을 빌고 그런다는데

중요한 건 꼭 신부님께 손을 대고 빌어야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여기까진 가이드의 설명이었고, 내가 본 까렐교는 일단 한참 공사중이어서 군데군데 파인 곳이 많았다. 

다리 양옆으로 성인들의 부조물이 있고, 다리 중간쯤에 위치한 넷포묵 신부님의 순교 장면이 그려진 동판이

있는 부조물은 일명 소원의 벽이라 불리며 이 동판에 왼손을 대고 소원을 빌면 이뤄진다는 얘기가 전해진다. 

이 동판은 사람들 손에 얼마다 닳았던지 아주 반짝반짝하게 빛이 났다. 

체코에서 보는 왕관을 쓴 부조물 중 별이 다섯개인 부조물을 넷포묵 성인을 가리키는 것이고, 별이 열두개인

부조물은 성모마리아를 상징한다고 한다.    암튼 나도 넷포묵 성인의 동판에 왼손을 대고 소원을 빌었다.

이뤄질런지는 두고보면 알 일이지만....,

우리는 까렐교를 지나 민생고를 해결하기 위해 체코 전통식을 하는 식당을 이동했다.

 

 오후 1시 00분 - 점심식사(체코식-까렐교에서 지하철을 타고 두 정거장 위치)

 

코젤이라는 체코 전통 흑맥주와 체코 전통식 돼지족발 꼴레노, 치킨윙과 샐러드로 점심식사를 했다.  점심은

야외 노천 테이블에서 헸는데, 코젤에 타먹기 위해 PT소주를 테이블 위에 올려놓자 웨이터가 이를 보고 NO WATER, 어쩌고 저쩌고 물은 돈 주고 사먹어야 한다고 뭐라고 했다.(간단하게 못 알아듣는 척 하고 무시했다.)  짜슥.. 쐬준디.. 암튼. 코젤은 목넘김이 부르럽고 단 맛이 나는 흑맥주였다.  코젤을 마시며 우리나라 광고카피 '목 넘김이 부드러운 맥주'가 떠올랐다.  이 카피는 정녕 코젤을 위한 것이었다.  이건 뭐 목울대에서 걸리는 것 하나 없이 술술~ 넘어간다.  ㅎㅎㅎ.  코젤에 소주를 타서 먹는 맛이 기가막혔다.  햇살이 쾌청한 야외 테라스에서 코젤에 타 먹는 쐬주의 맛!!! 두고두고 오래도록 생각날 것 같다. 

 

 오후 2시 30분 - 프라하성

지하철을 타고 22번 트램(프라하의 대중교통으로 시내를 통과하는 전차)으로 갈아타고 프라하성으로 이동

 (프라하성 윗쪽에서 아래로 보이는 프라하의 정경)

 

 오후 3시 00분 - 프라하성

매시 정각에 이루어지는 프라하성 근위병의 교대식을 보다(헐!  딸랑 세 명이 뚜벅뚜벅 걸어와서 앞에 서 있던

근위병과 교대를 하고 다시 세 명이 뒤돌아서 가는 조금은 싱거운 교대식) 

가이드를 통해 체코의 국장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현재 체코는 보헤미안과 모라비아로 나뉘며, 체코는 실제적인 정치는 내각에서 하고 대통령은 그냥 국가를 대표하는 명예직임)  지금의 프라하성은 대통령 집무실을 제외한

모든 곳이 공개되어 있음.

 

  프라하성의 특이한 점은 성의 입구(근위병이 서 있는) 윗 부분에 조각상이 입구 양 옆에 축조되어 있는데,

이 조각상은 한 사람이 몽둥이를 들고 자신의 발 밑에 밟힌 사람을 내리치는 듯 한 형상으로, 체코를 400년

이상 점령 통치했던 합스부르크 왕가가 자신들의 통치기념비형식으로 만든 조형들이다.  여기에서 발 아래

있는 조형물을 점령당한 체코인을 상징한다.( 여기까지 설명들었을 때, 갑자기 이탈리아에 있던 점령기념비

오벨리스크가 떠오르면서 엄청 화가 나더라.  다른민족을 점령하고 약탈하고 죽인 것이 그리 큰 업적이라고

커다란 탑을 쌓아올리고, 조각상을 만드는 그들의 정복주의가 날 토쏠리게 했다.)  특히 밑에 조각상을

두 눈이 먼 채 겁에 질려 웅크린 형상으로 표현했다는 점에서 난 체코인이 아님에도 갑자기 일제 강점기가

떠올라 분이 치밀어 올랐다.  그런데 참 이해가 안되는 건 그런 치욕적인 부조물도 역사의 일부라고

관광객들에게 공개를 한다는 사실이다.  우리나라 같았으면 벌써 부숴서 없애버렸을 일이라, 하도 어이가

없어 가이드에게 물어봤더니,

가이드 曰: 이 나라는 역사 이래로 러시아에서 독립하기 전까지 주변국들의 계속 된 침략으로 너무 오랜시간을

               지배당해 온 역사를 가진 민족입니다.  특이한 점은 외세의 침략에 항거하기 보다는 쳐들어오면

               바로 항복해버렸다는 점이죠.  현재로 봐서는 그래서 지금의 관광자원이 소멸되지 않고 그대로

               유지됐다는 점에서 전화위복이라고 해야 할지....., 이탈리아의 현재 문화재가 이차세계대전때

               대부분 파괴되서 복원률이 60%가 넘는 걸 비교해 본다면요.

아무튼 난 체코인들을 이해하기 어려웠다.  비록 지금은 조상님들이 빨리 항복해서 지켜낸? 문화재 덕으로

관광수입만 GNP의 상당부분을 차지해서 EU가입국중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고 하지만 나같으면 모두

불 싸질러 없앨지언정 그런 치욕만은 견딜 수 없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