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노트/<파울로 코엘료>

사랑이 지나고 난 후..........

묭롶 2008. 11. 3. 15:47

 

[헨리 밀러의 미망인 호키 밀러]

 

  파울로 코엘료는 일본인 기자의 소개로 예기치 않게 헨리 밀러의 미망인인

호키 밀러를 만나게 된다.  그는 그녀를 낡은 건물 이층의 허름한 바에서 만날 수

있었다.  헨리 밀러가 죽고 난 후 인세와 그의 작품에 대한 저작료는 모두 전처의

자식들에게 상속이 되었다.  하지만 호키 밀러는 헨리 밀러가 떠난 후에도 그를

처음 만났던 날처럼 피아노에 앉아 파울로 코엘료에게 노래를 들려주고 헨리

밀러에 관한 이야기를 전해주었다고 한다.  그녀는 스무 살도 안된 나이에 로스

엔젤레스의 레스토랑에서 피아노를 치며 샹송을 부르던 중 헨리 밀러를 만났고

그의 청혼을 받아들였을 때 밀러는 쉰살이 넘은 나이였다.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내고 경제적인 보장도 받지 못한 채 낡은 바에서 노래를 부르는 호키 밀러,

파울로 코엘료는 애잔함을 느꼈을 것이다.  그러나 호키 밀러는 말한다. 

"유산은 두고 싸우는 건 의미가 없었어요.  사랑으로 충분하니까요." 

 

  과연 어떠한 사랑을 했기에 그녀는 "사랑으로 충분하다"라고 말할 수 있었을까?

이제 어느 정도는 사랑에 대해 냉소했던 내 마음을 흔들었던 그 한 마디.. "사랑으로 충분하다"는

그 말이 내 맘을 걷잡을 수 없게 한다.   '날 키운 것은 팔할은 바람이었다'는 서정주 시인의

싯귀와 같은 폭풍과도 같은 삶을 살았던 헨리 밀러에게 호키와의 결혼 생활은 폭풍의 눈과도

같은 고요함과 따사로움이었을 것이다.  가장자리에서는 폭풍으로 모든 것이 휩쓸리는 가운데

그 폭풍 중심부를 통해 쏟아지는 청명한 햇살과 아름다운 고요..... 그런 시간을 함께 했기에

호키 밀러는 남은 시간들을 견뎌낼 수 있는 것일까?  아마 이러한 생각을 파울로 코엘료도

한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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