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틱펀치에 빠지다>

<로맨틱펀치 와의 마흔여덟 번째 만남: KBS 콘서트7080 : KBS별관: 18.09.18>

묭롶 2018. 9. 26. 10:24

  지난 9월 3일 로맨틱펀치의 <불후의 명곡> 녹화가 있었을 때, 너무 가고 싶어서 회사에 반차까지 써놓고도

업무폭주로 갈 수가 없었다.  그런데 로펀이 단 3표 차로 정동하에게 우승을 넘기는 걸 방송에서 보고서 얼마나

후회를 했는지 모른다.  그러면서 다음번 로펀이 녹화방송을 한다면 무슨 수를 써서든 꼭 가야겠다고 맘을 먹었다.


  그러던 중, 로펀이 배철수아저씨가 진행자로 있는 KBS <콘서트7080>에 나온다는 소식을 듣고 방청신청을

했지만 떨어졌고  팬분들의 도움으로 나는 9월 18일(화) 서울을 갈 수 있었다.  물론 그동안 MBC난장 등

방청을 통해 기괴한 모습으로 여러번 화면에 잡힌 나지만, KBS 방송은 처음이라서 마음이 떨렸다.  MBC 난장이

아티스트와 관객들이 가족처럼 모여 진행하는 프로그램인 반면, <불후의 명곡>이나 <콘서트7080>은 방청객 수만

놓고 보더라도 규모의 차이가 느껴졌다.  언제나 로맨틱펀치의 악기만으로 공연이 구성되는 걸 보다가 오케스트라와

코러스가 배치된 무대와 방송 전문 장비들을 점검하는 다수의 스텝들을 보면서 로펀이 큰무대에 선다는 실감이 들었다.

  평소 길치인 나는 길찾기 어플을 켜놓고도 숫제 반대방향으로 무한 직진하는 경우가 다반사인데, 이날은 정안휴게소

에서 우연히 만난 로퍼니스트 덕분에 무사히 공연장에 도착할 수 있었다.  사실 KBS별관을 가야하는데, 나는 이 친구를

만나기 전까지 KBS여의도홀을 검색하고 있었으니 이분을 만나지 않았다면 나는 여의도홀에서 한참을 헤메고도  남을

일이었다.

  공연 녹화는 6시 50분부터 시작된다는데, KBS별관 홀에는 사람들이 정말 많았다.  큰 오페라 극장 공연에 온 것처럼

많은 인파가 공연전 흥분된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었다.  나는 금손님의 도움으로 일열에 앉을 수 있었는데, 일열과

이열의 대부분이 로퍼니스트들이어서 사전진행자로 나온 진행자가 방청석이 갑자기 젊어졌다면서 이따가 아이돌

그룹팬들처럼 구호 연호하는거 아니냐고 묻기도 했다.  방송프로의 특성상 중년이상의 아버님, 어머님들이 방청객의

대부분이었으니 중학생도 있는 로퍼니스트 방청객들이 그중에서 도드라지는건 당연한 일이었다.

  진행자는 방청객의 연령대별 특징이 있는데 가요TOP10은 어린친구들이 직접 방청 신청을 하고, <유희열의 스케치북>

도 젊은 친구들이 직접 신청을 해서 본인들이 오고, <불후의 명곡>은 자식들이 신청해서 부모를 모시고 오고,

<콘서트7080>은 자식들이 신청해서 부모님들을 보내준다고 말해서 방청객들이 크게 웃었다. 

  이날 658회차  방송녹화였는데, 배철수아저씨는 이 프로가 벌써 14년이 넘게 장수하는 프로그램이라고 설명해주었다. 

그러면서 본인은 음식도 같이 먹어야 하는데, 꿈만 먹어서 지금처럼 말랐다는 농담을 곁들이면서, 음악과 함께 하는 것이

젊게 사는 비결이라고 얘기했다.  로펀은 커버곡으로 <여행을 떠나요> 와 <그대에게>을, 로펀곡으로 <토요일 밤이 좋아>를

불렀다.  로펀 등장과 동시에 의자에 앉아 있던 로퍼니스트들은 일제히 일어나서 로펀을 응원했다.  그나마 나는 정중앙

일열이어서 카메라의 시야를 피할 수 있을것 같았고 난 평소보다 더 신나게 마구 뛰어 놀았다.  아~~~ 락페 40분 공연도

정말 아쉽게 순삭인데, 세곡은 십초처럼 지나가버렸다.  이날 입장이 늦어 뒤쪽에서 일반 방청객과 자리를 함께 한

로퍼니스트의 증언에 따르면 뒷줄 아버님, 어머님들이 로펀 공연 때 우리들 못지않게 신나게 뛰셨다고 한다. 

  아~~그럼요. 그럼요.  로펀공연을 보면서 가만히 앉아있는다는 건 참 어려운 일이지요.  사실 의자에서 못 일어나게

할까봐 걱정을 했는데, 일어나도 된다는 말에 어찌나 신이나서 앞으로 튀어나갔는지 뭘 먹을때보다 더 빠른 반응속도였다.

또 아쉽게도 공연이 끝이 났고, 용산역은 별관에서 그리 멀지 않았지만 차가 막히는 관계로 나는 또 미친듯이 뛰어야 했다.

집에 가기 위해 서두를 때마다 난 왜 서울 사람이 아닌가 싶은 아쉬움이 남는다.  평소 내고장 광주를 너무너무 사랑하지만

로펀이 있는 서울은 언제나 멀다.  그래도 거리가 멀어도 로펀의 공연을 모두 다 갈 수 없어도 로펀을 향한 내마음은 변하지

않을 것이다.


PS: 공연을 볼때마다 배인혁님의 점프는 언제봐도 놀랍다.  <콘서트7080> 에서도 단상에서 높이 점프하면서 뛰어 내릴때

다리를 일자찢기하면서 점핑하는데 어쩌면 그렇게도 가볍게 뛸 수 있을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공기저항과 중력을

정직하게 받는 나와 비교해볼때 이분은 참으로 연구대상이다.  심지어 공연 직전 대기실에서 멤버들이 식사까지 했다는데

밥까지 먹은 상황에서 그렇게 가볍게 날아다닐 수 있다니....... 그저 부럽습니다.  우리 보컬님 말씀이 연예인은 화장실도

안간다고 하셨는데 아무래도 연예인은 일반인과 다른 중력권에 계신 분인가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