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조네스

한쪽 가슴으로 수유하기: 생후16일~40일(유두혼동-혼합수유)

묭롶 2011. 7. 26. 17:19

  

아직은 시력이 완성이 안되서 잘 안보인다고 하던데, 울 딸램이 이렇게 쳐다보면 꼭 뭔가를

말하는 것 같다. 

 "엄마~ 오늘도 쭈쭈 많이 주세요!!!"

  출산전 인터넷 검색을 통해 모유수유가 출산보다 어렵다는 글을 많이 읽었다.(이때는 실감이 나질 않았었지만)  모유가 나올지의 여부(워낙 사이즈가 작은 가슴이라)도 불투명했지만, 한쪽으로 과연 얼마만큼의 수유가 가능할지가 미지수였다.  그래서 처음 계획은 혼합으로 절반이라도 먹일 수 있으면 좋겠다였다.(2.88kg로 태어난 딸램의 살 없이 쭈글쭈글하고 앙상한 다리를 머지않아 미쉐린타이어로 만들고 말겠다며 젖을 먹이거나 유축할 때마다 필승을 다짐했다)  조리원에서의 두시간마다 했던 밤중 유축과 낮동안의 직수를 통해 조리원 퇴원할 즈음에는 절반정도는 모유로 감당할 수 있었다. 

 

  출생후 일주일까지는 몸무게가 20%가량 줄어드는 경우가 많다는데 그래도 두주간의 조리원 생활 후 B형간염 1차 접종을 맞고 퇴원한 울 아가는 3.46kg으로 600g 정도 몸무게가 늘었다.   생후 5일경에 황달수치가 약간 있긴 했지만 다행히 퇴원할때는 정상이었다.        

 

  집으로 돌아와서도 아가가 젖을 찾을때마다 열심히 물렸지만, 잘 빨지를 못해서인지 계속 배가 고프다고 보채서 스푼으로 보충을 해야했다.  출생후 4주 이내에 젖병을 물리면 유두혼동이 온다고 해서 퇴원후에도 스푼수유를 했는데, 정말 스푼으로 5ml씩 80ml를 먹이려면 시간도 시간이지만 입으로 들어가는거 절반, 흘리는거 절반에 애는 먹기 싫다고 힘쓰고 내빼다가 사래 들려서(접종하러 병원에 갔을때 원장님께 아기가 젖을 먹다가 사래가 잘 들린다고 했다가 흡입성폐렴 걸리면 애기 큰일난다며 소리를 버럭지르며 화를 내서 난 개념없는 나쁜 엄마가 되버렸다) 컥컥거리고 이건 사람이 할 짓이 아니다 싶어서, 21일째에 아벤트 젖병 꼭지를 물려버렸다. (우리 아가는 유두혼동이 오지 않을꺼야라는 근거없는 믿음도 젖꼭지를 물리는데 일조했다-물론 그 믿음이 곧바로 좌절이 되었다)

 

  울 아가 젖병꼭지를 물더니 집 나갔다 돌아온 아들 만난것처럼 얼마나 순식간에 쪽 빨아 먹던지, 보는 내 맘이 다 흡족해졌다.    문제는 그때부터 시작이었다.  모유수유를 할때 아직도 제대로 빨지를 않아서 모유의 양이 늘지 않은 상태인데, 아가가 젖꼭지를 물리려고 하면 고개를 내두르며 안 먹겠다고 자지러졌다.  유두혼동의 시작이었다.  계속 쉽게 빨리는 젖병만 달라고 떼를 쓰는 아가 앞에서 가뜩이나 한쪽 가슴으로만 수유해야 하는 난 맘이 타들어갔고, 엄마는 애기 힘들게 하지 말고 분유 먹이라고 난리셨다. 

배고파서 극렬 짜증 난 울 딸램, 이렇게 떼를 쓰기 시작하면 아무 정신이 없다 무조건 먹이는 수 밖에...

지금은 쭈쭈를 빨고도 배고프다고 더 내놓으라고 짜증내는 중

 

  인터넷을 검색해보니 굶기면 배고파서 먹는다는데 가뜩이나 작게 태어난 내딸 배곯려서 울리기도 싫고  젖병으로 물리자니 젖양이 줄 것만 같았다.  젖만 물리려고 시도하면 시꺼멓게 자지러지는 딸내미를 보다못해 젖을 손으로 짜서 젖병에 먹이고 절반은 분유로 먹인지 삼일이 되자 젖양이 정말 확 줄었다.  이대로 모유먹이기를 포기해야 하나 싶은 생각에 또 인터넷을 죽자고 검색한 결과 오케타니 마사지를 받기로 결심했다.   

이건 자고 일어나서 먹겠다고 고개를 이리저리 내두르고 손을 휘저으며 빨리 달라고 보내는 신호

여기서 조금 늦으면 바로 시꺼멓게 자지러진다.  시꺼매지기 전에 미친듯이 윗도리 올리고 수유쿠션 올리고

자세잡아야 한다.

 

  6월8일 오케타니 마사지를 찾아갔다.  친절하게 육아정보를 알려주진 않았지만(마사지 가격도 한시간에 7만원으로 불친절했다) 난 마사지를 받는 내내 궁금한걸 쉬지 않고 물어봤다.  한쪽 가슴으로도 완모한 엄마들이 있는지(양쪽으로 수유하는 엄마들 중에도 아가가 한쪽만 선호해서 한쪽으로 수유하는 경우가 많다고 했고 어떤 엄마는 유관도 구멍이 하나밖에 안되는데도 180ml씩 나와서 완모를 했다고 한다) 직수를 거부하는데 어떻게 해야 하는지, 젖양을 늘리려면 또 어떻게 해야 하는는지(ㅎㅎㅎㅎ. 그놈의 똑같은 답변, 무조건 많이 물리랜다, 그리고 유질 개선을 위해 기름기가 없는 담백한 식이를 해야 한단다), 답변이 만족스럽진 않았지만 혼자 검색해서 찾은 뜬구름잡기식보다는 나름 답이 되었다.  

직수에 분유보충까지 하고 잠이 든 울 딸램.  결코 길게 자는 일은 없어서 30분정도면 일어나서

난 정말 먹이는거 말고는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다.

 

  유두혼동을 해결하기 위해 젖병을 끊고 다시 스푼수유를 시도하기로 했다.  대신 병원에서 준 유아용 스푼으로는 흘리는 양이 먹이는 양보다 많아서 앙뽀스푼젖병을 주문했다.  처음에는 스푼젖병에 고개를 내두르며 극렬 저항하던 딸내미는 삼일 정도를 계속 스푼으로 줬더니 어찌나 빨고 싶은 욕구가 누적되었던지 스푼시도 삼일 후 젖을 물리자 냉큼 빨기 시작했다.  그때의 기분은 완전 할렐루야였다.  그렇게 우리 공주는 다시 쭈쭈를 먹기 시작했지만 고민은 또 생겼다.  쭈쭈를 진득하게 양껏 빨아야하는데, 조금 빨고 나면 고개를 내둘러서 잠도 푹 안자고 한시간에서 짧으면 삼십분만에 한번씩 젖을 찾았다.  하루종일 이런 방식으로 젖을 먹으니 전유만 찔끔찔끔 먹어서 변도 녹변이고 변도 거의 사일에 한번씩 보는데다가 잠을 밤낮을 가리지 않고(낮에는 7시간동안 채 30분도 안잤다)안자는 통에 안클까봐 걱정이 됐다.  밤에라도 푹 재우려면 젖병에 분유를 타서 먹이면 되는데, 그럼 또 유두혼동이 올 것 같고 완전 진퇴양난이었다.  

이 표정이 너무 예뻐서 육아 스트레스로 주변 사람들에게 살쾡이처럼 굴다가도 딸램만 보면 급표정 변화하는

나의 엽기적 이중성(특히 나의 순간적 표정변화에 울 신랑이 허걱했다는)에 주변인을 놀라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