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복동아! 반가워!(5주: 9월 9일)

묭롶 2010. 12. 20. 21:34

 

 

 

아기집 1.01cm

주수: 5주 0일

출산예정일:

2011년 5월 12일

 

 

 

 

 

 

 

 

 

 

 

 

  테스트기는 분명 두개나 양성이었는데, 병원에서는 아니라고 하면 어떡하지 하는 걱정을 태산만큼 안고 다니던 전문병원에 갔다. 혹시 모른다며 복동아빠는 오지 말라고 하고 혼자 접수를 하고 조마조마해가며 진료를 기다렸다.  드뎌 내 이름이 불리고,,,,

 

나: (왠지 쑥쓰럽다.  진료실 들어서자마자) 원장님! 7월말에 인공실패하고

      8월은 안된다고 하셔서 그냥 기다렸는데, 테스트를 어제 해봤는데 양성이

      나오는데요?  아니겠죠?

원장님:(평소처럼 온화하게 웃으시면서) 한번 보시게요^^

 

  진료대에 누워있는데 초음파를 보던 원장님이(표정변화가 잘 없는)한번 씩 웃으시더니

 

원장님:  음... 임신 소견 보이시네요.  아기집이 생겼는데요.

나:  그럼 임신인건가요?

원장님:  아마 과배란 효과가 8월까지 있었나보네요.  지켜보시게요.

 

  나는 원장님께 그동안 교통사고도 나고 술도 많이 마시고 몽땅 싸돌아다녔단 얘기는 차마 못하고 진료실을 나왔다.  나와서도 정신이 하나도 없다.  그렇게 안생겼을때는 증상놀이도 많이 하더니 증상도 없이 아가가 생겼다니.....

잠깐 정신을 차려서 복동아빠한테 전화를 했다.

 

나:  임신이라는데... 아기집이 생겼대,  ㅎㅎㅎㅎㅎ

 

  복동아빠도 정신이 하나도 없다. 언제 생긴것 같냐는 물음에 8월 중순경이라고 했더니 교통사고 난 날 생긴거 아니냐고 신기해했다. 아무래도 사고나면서 생기고 그렇게 싸돌아다니고 초기유산 위험이 높다는 온천욕도 그리 많이 했는데 아가가 생긴걸 보면 엄청 건강한 아이가 나올 것 같다며 혼자 계속 뭐라고 뭐라고 말하면서 흥분모드다.  그래도 혹시 모르니까 어른들께는 비밀로 하기로 했다.

 

  복동아!  엄만 너무 신기해,  내 뱃속에 너가 생겼다니, 아직도 꿈만 같구나.  소리소문없이 자리잡고 엄마, 아빠를 지켜보고 있었니?  사무실 돌아와서도 엄마는 30센티 자를 꺼내놓고 1cm를 계속 뚫어지게 보고 있단다.

과연 이 1cm속에 우리 복동이가 있다는게 실감이 안나서... 자를 부여잡고 혼자 발그레해서 피식거리는 엄마를 보고 옆에서 후배는 저 언니가 왜 저러나 싶게 보고 있구나.  그래도 엄마는 너무 기뻐!  사랑하는 우리 복동아!

우리에게 와줘서 너무 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