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기/<2010.09.02~4:일본여행>

9월3일: 아소그랑비리오호텔->사루마와시원숭이극장->아소산분화구->유후인

묭롶 2010. 9. 5. 10:52

 9월3일: 오전7시: 아소그랑비리오 호텔에서 온천과 조식


  온천물이 너무 좋아서 아침잠도 많은 내가 알람을 6시50분에 맞춰두고 7시에 일어나 온천을 하러갔다.  분명히 가이드로부터 일본의 온천은 날마다 남탕과 여탕이 번갈아가며 바뀐다는 말을 들었음에도 비몽사몽간에 어제 여탕(오늘은 남탕)으로 걸어가다 안내원에게 제지당했다.  다시 뒤돌아서 오늘의 여탕으로 들어갔는데 사람들이 한 명도 없어서 나 혼자였다.  혼자 여유롭게 새소리를 들으며 노천탕을 하고 있노라니 시라도 한 수 읊고 싶어졌다.  룰루랄라 온천욕을 마치고(어젯밤에 머리카락을 온천물에 담그고 헹구질 않아서 자고 일어났더니 머리카락이 한 덩어리가 되어서 손가락이 안들어가서 머리를 다시 감았다) 물기를 닦고 있는데 특이한 표지판이 눈에 들어왔다.  "폭력단 관계자나 몸에 문신 있으신분은 온천탕 출입을 제한합니다." 일본어와 한글로 표기된 이 문구를 읽으며 이곳이 일본이란 사실을 실감할 수 있었다.

 아소 그랑비리오 호텔은 골프리조트가 잘 꾸며져 있었다.  실제로 이 리조트를 숙소로 하는 골프 여행 상품들이 많이 있을 정도로 리조트내 골프 시설은 잘 정비되어 있었다.  이른 아침시간이었음에도 라운딩을 준비하며 몸을 푸는 사람들을 많이 볼 수 있었다.  (아침에 온천하고 가뿐한 몸으로 맑은공기에 새소리를 들으며 라운딩을 하고 저녁에 뭉친 근육은 온천으로 풀고 맛있는것 먹으면 정말 세상 부러울게 없겠단 생각이 들었다.)

호텔에서 일본 전통 혼례도 치루고 있는지 1층 상점에는 화려한 기모노가 진열되어 있었고, 로바에는 인력거가 전시되어 있었다.

아침은 간단하게 호텔 식당에서 조식뷔페로 먹었다.  역시 미소된장국은 처음 먹었던 집만큼 맛있지 않았다.  달달한 계란말이와 가시가 많은 생선구이, 맛있었던 어묵과 함께 오룡차를 마셔가며 아침을 든든하게 먹었다.

(ㅎㅎㅎㅎ...일본 사람들 소식한다는 말은 일반화오류인것 같다.  그랑비리오 호텔 뿐만 아니라 스기노이 호텔 식당에서도 엄청난 양을 먹는 일본인들이 몽땅이었고, 일본음식은 싱겁다는 정보와는 다르게 음식도 간이 쎈편이었다)

 

 9월3일: 오전9시: 사루마와시 원숭이 공연 관람


   9시에 호텔을 출발한 우리는 9시30분에 사루마와시 원숭이 쇼를 하는 곳에 도착했다.  아침 첫번째 공연이어서인지 입구는 한산했고, 기념품들과 각종 군것질거리들을 판매하는 곳을 지나자 원숭이 우리가 보였다.

우리 앞에는 100엔을 주면 구입할 수 있는 원숭이 먹이(고구마, 땅콩 등)가 조그만 비닐봉투에 담겨있었고 원숭이들은 먹이를 받아먹는 일에 익숙한지 사람들이 다가오자 서로 철망 밖으로 손을 내밀기 시작했다. 

우리안의 원숭이들 중에도 우두머리가 있어서 덩치 큰 원숭이 한마리가 다른 원숭이들이 철망에 접근하지 못하게 위협을 하면서 사람들을 향해 험악한 얼굴로 먹이를 요구하기 시작했다.  그래서 우린 우두머리를 피해 한쪽 구석에 매달려 있던 원숭이 모자인지 모녀인지 알 수 없는 원숭이에게 먹이를 집중적으로 줬다.

피땅콩이어서 껍질을 어떻게 하나 걱정했는데, 왠걸 잘만 까먹더라.ㅎㅎㅎ

우리 동거인, 주로 약해보이는 원숭이들만 골라 먹이를 주고 있다.

공연이 시작되기전 40은 넘어보이는 아주머니 두분께서 튀긴 고구마스틱과 커피등이 담긴 바구니를 들고 오셔서 고구마스틱과 생수를 사먹었다.  고구마는 정말 기똥차게 맛있었는데, 가이드를 사드리기 위해 커피를 주문했는데 판매하시는 아주머니가 수전증이 있으셨는지 손을 얼마나 떨면서 커피를 따르는지 보는 내맘은 조마조마했지만 신기하게도 전혀 흘리지는 않았다.  공연이 시작되면서 화면에는 공연중 원숭이의 눈을 뚫어지게 보면 안된다는 문구가 나왔다.  (원숭이들은 눈을 마주치고 계속 그 눈을 보고 있으면 싸우자는 뜻으로 받아들이고 공격한단다.  켁!  사실, 수컷 원숭이는 정말 험악하게 생겨서 눈을 마주치고 싶지 않았다.)

원숭이 공연은 1시간 정도 진행되었다.  두명의 남녀진행 도우미가 조련된 원숭이들과 함께 각종 기예를 선보였다.  사실 그렇게 재밌지는 않았지만 공연을 위해 원숭이들이 얼마나 오랜시간 조련을 받았을까 생각해보니 지루한 척을 할 수가 없었다. 

 

 9월3일: 오전10시30분: 로프웨이를 타고 아소산 분화구 관람 


  아소산 분화구로 가기 위한 길은 구불구불하고 협소한 2차선 도로로 되어 있었는데, 안개가 끼어서 위험해 보였지만 정작 기사님은 아무런 영향도 받지 않는것 같았다.  분화구로 가는 차안에서 가이드는 아소산 분화구는 현재도 활동중인 화산이어서 유독한 화산가스가 분출이 되는데, 바람의 방향이 관람을 하는 4개의 구역중 어떤 구역으로는 향하게 되면 그 구역은 출입이 통제되며 기후변화가 심해서 분화구를 온전하게 관람하는 경우가 그리 많지 않다는 설명을 해주었다. 

 다행이 우리가 간 날은 4개 구역 모두 입장이 가능해서 우리는 분화구로 가는 로프웨이를 타고 아소산 정상으로 향했다.

활동중인 화산이라서 가장 중심부의 온도는 1만도시가 넘는다고 한다.  완전 폭열지옥이 따로 없겠다.  보기에는 옥빛에 김도 나고 완전 선녀탕인데... 속은 마그마덩어리!!!

옥빛의 마그마 위로 노란빛의 유황덩어리들이 떠 있었고, 실제 이 분화구에서 유독가스가 나오기 때문에 심장질환이 있거나 심신이 허약한 사람은 관람을 금한다고 한다.

아소산 정상부에 위치한 분화구 표지물, 나무에 직접 음각으로 새겨넣은 글씨, 정말 누가 파서 넣었는지 몰라도 대단한 정성이다.  정말...미운 놈들이지만 한눈에 봐도 우리나라 관광지마다 있는 천편일률적인 철판에 프린트된 내용과는 차이가 있다.

 

 9월3일: 오후12시: 아소산 휴게소에서 김치나베로 점심식사


분화구를 관람하고 도보로 20여분여를 내려와서 차를 타고 5분 정도 내려온 곳에 위치한 휴게소에서 김치나베(돼지김치찌게)로 점심을 먹었다.  그래도 좀 걸었다고 배가 고팠는지 아주 맛있게 먹었다.

 

 9월3일: 오후2시: 유후인, 긴린코 호수와 각종 민예품 가게 구경


점심을 먹고 차로 이동을 해서 유후인에 도착을 했다.  아기자기한 동네인 유후인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작은 그냥 시골동네였다.  유후인을 흐르는 개천은 일급수이고 그 일급수가 흐르는 개천 주위에는 고급 료칸들이 위치해있었는데 이들 료칸에 비치된 전통 온천욕장은 우리나라 사람의 기준에서 봤을때는 시설이 미약(정말 온천욕탕 하나에 바가지 하나 있는)해보이지만 일본사람들은 이 료칸에서 휴양하는 것을 큰 꿈으로 삼는다고 한다. 

긴린코 호수는 한문으로 금륜호수로 말 그대로 황금빛으로 빛나는 비늘이란 이름을 가진 온천수와 민물이 함께 섞인 호수이다.  '긴린코'라는 이름처럼 호수 속에는 통통하게 살이 오른 물고기들이 무지 많았다.  떨어지는 석양에 반사되어 빛나는 물고기의 비늘을 바라보며 그 물고기로 끓인 매운탕에 쐬주한잔 하고 싶은 생각이 절로 들었다. 

유후인에 있는 전통술 판매점, 창문가에 즐비하게 비치된 화분이 정말 아기자기하고 술들도 병이 너무 예뻐서 꼭 다 마시고 싶었지만 가격이 너무 비싸서...쩝!

유후인에 있는 영화상영관:  아무래도 오래된 영화를 위주로 상영하는 마니아를 위한 공간같아 보였다.

유리공예점: 가격이 너무 무서웠다.  너무 예쁘지만 절대 살수가 없다.

문제의 유리공예점, 저 조그만 유리장식품들의 가격을 보는 순간, 더위를 가시게 하는 식은땀이 절로.....

여기는 찻집, 시간만 넉너가면 들어가서 코~오피 한잔 하며 유유자적 하고 싶었지만 허락된 시간이 너무 짧았다.

유후인에 가면 누가 꼭 먹어보라고 했던 금메달 탔다는 고로케, 밥을 너무 많이 먹어서 배가 미어지게 불렀지만 그래도 고구마가 들어있는 그 고로케 정말 맛있었다.  조큼 흠이 있다면 기름이 너무 많아서 담아준 종이가 기름으로 흠뻑 젖었다눈.... (살이 얼마나 찔런지....기름기!!!)

역시 공예품점, 너무 앙증맞은 저 장식품들... 정말 갖고 싶었지만 역시 가격탓에 pass!!!

조그만한 동전지갑을 판매하는 곳 상품들을 이렇게 진열해놓으니 흡사 명품가방 샵 같다.

알록달록 예쁜 동전지갑들, 이곳에서 지인들 선물을 장만했다.  물론 비싸서 많이는 사지 못했지만....

유후인에만 내려놓고 하루종일 놀라고 해도 신나고 재미나게 보낼 수 있을것 같았는데 다음 일정 때문에 아쉬움을 접고 다음번을 기약하며 버스로 이동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