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노트/<코맥 매카시>

코맥 매카시의 핏빛 자오선

묭롶 2008. 12. 7. 01:49

 

   <코맥 맥카시>

1933년 미국 로드아일랜드 주 프로비던스에서 태어났다. 1951년 테네시 대학교에

 입학해 인문학을 전공했고 공군에서 4년 동안 복무했다. 시카고에서 자동차

정비공으로 일하며 쓴 첫 번째 장편소설 『과수원지기(The Orchard Keeper)』

(1965)로 포크너 상을 받았다. 이후 『바깥의 어둠(Outer Dark)』(1968),

『신의 아들(Child of God)』(1974), 가장 자전적 내용의 『서트리(Suttree)』

(1978) 등의 소설을 발표하면서 작가로서 입지를 다지기 시작했다. 1976년

텍사스 주 엘패소로 이주했다.

 1985년에 발표한 『핏빛 자오선(Blood Meridian)』은 초기의 고딕 풍 소설에서

묵시록적 분위기가 배어 있는 서부 장르 소설로의 전환점에 해당하는 수작이자

매카시에게 본격적으로 문학적 명성을 안겨 준 작품이다. 이 작품은 ‘《타임》이 뽑은 100대 영문소설’

로도 선정되었다.

또 다른 작품으로 서부를 배경으로 한 ‘국경 3부작’ 『모두 다 예쁜 말들(All the Pretty Horses)』(1992),

『국경을 넘어(The Crossing)』(1994)와 『평원의 도시들(Cities of the Plain)』(1998),『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No Count for Old Men)』(2005), 『로드(The Road)』(2006) 등이 있다.

 

<줄거리>

이름도 나오지 않는 한 ‘소년’. 1833년  테네시에서 태어난 소년은 14살이 되던 해 가출한다. 세인트루이스,

뉴올리언스를 거쳐, 그 시대 미국의 모든 이주민들이 그러했듯 소년은 정처 없이 방황하며, 약탈과 살인이

일상적으로 벌어지는 미국의 서부 지대를 지나간다. 그리고 내커도처스에서 이후 인디언 머리 가죽

사냥꾼으로 같이 있게 될 홀든 판사를 스쳐 지나간다.

머무르는 곳마다 벌어지는 살인, 방화, 탈주. 1850년대 미국 서부는 시체를 실은 수레가 길에서 오가고,

도처에서 인디언 학살극이 벌어지는 곳이다. 이곳에서 모든 사람들은 사소한 다툼 때문에 살인을 하고,

소년도 어린 나이에 한 바에서 첫 살인을 경험한다.

 

방랑하던 소년은 비정규군으로 이루어진 한 부대에 들어가게 된다. 그들과 함께 목적지 없는 행군과 잔인한

인디언들과의 전투가 반복된다. 어느 날 코만치들의 습격으로 부대원 대부분이 머리 가죽이 벗겨져 죽고,

소년만이 유일한 생존자가 된다. 그 후 소년은 미국 군대에 체포되어 감옥에 갇히고, 그곳에서 예전

어딘가에서 스쳐갔던 토드빈을 만나 동행하게 된다.

 

이후 소년과 토드빈은 감옥을 나와 글랜턴이라는 사내가 이끄는 한 떠돌이 무리에 들어간다. 그곳에는

덩치가 크고 대머리에 알비노라는 독특한 외모를 가진 홀든 판사가 있다. 그는 아이와 동물을 사소하게

죽이는 아주 잔인한 인물로, 무리의 모두가 두려워하는 존재다.

글랜턴의 무리는 인디언들을 학살하고 그 머리 가죽을 벗겨 주 정부로부터 돈을 받는 인간 사냥꾼들이다.

‘미국인’들을 위협하는 인디언들을 죽인다고 하지만, 그들이 상대로 하는 것은 비단 인디언들만이 아니다.

탈주자들, 이주민들, 멕시코인들, 심지어 미국인들이 거주하는 마을까지 그들에게는 약탈의 대상이다.

미국인들의 머리 가죽을 벗겨 그것으로 돈을 받고, 같은 동료 사이에서도 대결과 살인이 벌어진다.

무엇을 향한 분노인지도 알 수 없는 행위들이 반복되던 어느 날 글랜턴의 부대는 콜로라도 강에서

사람들을 강 저편으로 건네주는 나룻배를 갈취한 후, 사람들을 착취하여 수임료를 챙기기 시작한다.

글랜턴이 그렇게 벌어들이는 돈으로 요새를 개축해 가던 중, 유마 인디언들의 습격으로 이들 무리도

끝내 종말을 맞게 된다. 살아남은 이는 소년과 홀든 판사, 둘뿐이다.

 

그들은 30여 년이 지난 후 한 술집에서 우연히 만난다. 소년은 이제 더 이상 소년이 아니라 마흔

중반의 남자다. 인간 존재 자체가 전쟁과 죽음을 위한 것이라는 판사, 그리고 그 판사의 끝없는 암흑

속으로 영입되지 않았던 단 하나의 존재. 이들의 처음이자 마지막 대결은 결말 없이 끝난 듯하지만,

결국 판사는 남자를 잔혹하게 살해하고, 춤을 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