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의 글쓰기, 감각의 형상화를 넘어 감각의 실체화로 나아가다. 「모든 감정에 육체가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후회나 슬픔, 분노는 물론 사소하고 자질구레해 보이는 감정들에까지 구체적인 생김새와 감각이 있었다. 」 <붉은 꽃 속에서> p284 『작가세계』 2000년 봄호 발표 보통 사람들은 감당하기 힘든 고통에 직면할 때 그 고통을 부정하게 된.. 독서노트/한강 2019.03.24
한강 : 우리는 모두 삶이라는 어둠을 헤매는 <검은 사슴>일지도 모른다. 「 그는 세계의 내면과 사진기 사이에 놓인 간격을 깨닫고 있었다. 사진기로는 어느 것의 안으로도 들어갈 수 없었다. 빛에서 시작하여 빛으로 끝나는 것이 사진이었다. 사진기가 포착하는 것은 빛이고, 인화지에 드러난 것도 빛일 뿐이었다. 만지고 냄새 맡고 통증을 느끼고 피를 흘릴 .. 독서노트/한강 2018.08.06
한강 <흰>: 푸른빛(꿈)을 넘어서 흰(가능성)으로 나아가다. 「이제 당신에게 내가 흰 것을 줄게. 더럽혀지더라도 흰 것을, 오직 흰 것들을 건넬게. 더이상 스스로에게 묻지 않을게. 이 삶을 당신에게 건네어도 괜찮을지. 」 p39 한강의 소설들은 나를 아프게 한다. 내가 애써 잊고 지내고 있던 것들과 외면하려 했던 것들을 떠올리게 한다. 그녀의 소.. 독서노트/한강 2018.07.29
<희랍어시간> 받아들이기 힘든 고통에 직면할 때 대부분의 사람들은 현실을 부정하려 한다. 적이 나타나면 우선 머리부터 숨기고 커다란 몸통은 다 드러낸 타조처럼, 대부분 그순간 눈을 감고 눈을 뜨면 그 모든 것들이 흔적도 없이 사라지기를 바란다. 하지만 눈을 뜨면 눈 앞에 떡 하고 버티.. 독서노트/한강 2011.12.06
<바람이 분다, 가라> 아버지가 빚만 몽땅 남기고 세상을 떠난 후부터 엄마는 우유배달을 해왔다. 4남매와 시어머니를 부양하기 위해 자전거도 못 탔던 엄마는 학교 운동장에서 자전거타는 연습을 하며 몇 십번을 넘어지면서도 다시 일어났다. 지금처럼 종이팩이 아닌 유리병에 우유가 담겨 배달되던 그 때, 눈길에 자전거.. 독서노트/한강 2010.05.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