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기/<엄마와 마수리들과의 대만여행>

대만여행 셋째날(17.06.05: 자오시온천호텔->타이루꺼협곡->맥도날드->호텔)

묭롶 2017. 6. 7. 20:26

<숙소인 설천호텔에서 걸어서 오분거리에 있던 기차역,

자오시에서 기차로 한시간 반을 가면 타이루꺼 협곡이 있는

화련에 도착합니다.>


  두둥! 셋째날 아침이 밝았어요. 전날의 온천욕과 깔끔한 침구 덕에 꿀잠 잤어요.

조식은 호텔 뷔페였는데 갈수록 접시 위에 올라가는 가지수가 줄어들어요. 밥. 후라이. 김치 끝!

고기요리 종류는 우리가 모든 음식에 마늘을 넣는 것처럼 다 고수가 들어가는듯 해서 엄두가 안나요. 

  마수리들은 아침을 먹은것 같지 않다고 찡찡했고 엄마는 화련에 도착하자마자 바나나를 사달라셨죠.

삼일차 일정은 호텔 인근 기차역에서 한시간반 기차를 타고 타이루거 협곡을 관광하는 일정이었어요.

   타이루거 협곡은 교통이 험해서 기차가 유일한 교통수단이래요. 기차에서 내려 버스로 이동하면서

1950년경 완공된 협곡을 동서로 가로지르는 도로의 조성배경에 대한 설명을 들었어요.

   1947년경 중국본토의 공산당에 패해서 대만으로 피신한 장개석과 그의 십만 군대는 혹시 모를 공산당의

추격에 대한 퇴로 확보를 위해 타이루거 협곡내 도로공사를 추진했데요. 공사장비는 하나도 없이 순전히

사람의 힘과 다이너마이트가 유일한 수단이었기에 공사과정중 엄청난 인명피해가 발생했죠. 

<협곡을 흐르던 시멘트 물의 소용돌이>

  위험한 공사에 동원된 대부분이 군대내 범죄자들이어서 그들은 강제노동에 동원되고 죽어서도 묘비도

남기지 못했데요.

  많은 사람의 목숨값으로 완공된 도로는 사용가치가 없어 폐쇄되었고 현재 17킬로

구간만 관광목적으로 사용되고 있데요. 

  타이루꺼 협곡은 말 그대로 장관이었어요. 멋진 곳 좀 돌아봤다고 생각했는데 깎아지른듯이 거의 직각으로

솟은 산들 사이를 휘몰아치는 빠르게 흐르는 석회수는 어마어마 했죠. 생물은 전혀 살 수 없는 급류의 석회수는

떠서 거르면 곧바로 시멘트가 몇포대 나올듯 했어요. 실제로 인근에 시멘트 공장도 있었죠. 

  협곡관광의 첫번째는 공사에 동원됐다가 희생된 사람들의 넋을 달래기 위해 세운 절인 장춘사였어요.

  떨어지는 폭포수 위에 절이 있어서 많이 신기했죠. 17킬로의 구간을 버스로 이동하며 자모교와 흔들다리를

거쳐 원주민이 운영하는 휴게소에서 망고주스 마시고 내려왔어요. 

   협곡내 도로는 정말 위험천만해보였어요. 그나마 비가 안내려서 그렇치 도로 옆이 여유공간 없이 바로

절벽이라서 운전을 매우 잘하는 사람 아니면 곧바로 황천행일듯 싶었죠.

  운전 경력이 저보다 오래인 마수리들도 협곡내 도로를 보고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며 저 급류에 휩쓸리면

시체 한조각도 보존 못하겠다며 돋은 소름을 문질렀지요. 

<태평양의 푸른 바다에서 만세를 외치시는 오마니!!!>

  협곡 관광이 끝나고 점심을 먹으러 갔어요. 이제 먹는게 곤욕이라 우린 저녁에 호텔 도착하면 어떻게든

맥도날드를 찾아가자고 마수리들과 모의를 했죠.

  먹었나싶은 점심을 마치고 조약돌들이 예쁜 태평양을 구경한후 칙칙폭폭 타고 다시 호텔로 왔어요.

   호텔 도착하자마자 구글지도로 맥도날드 검색했죠.

다행히 십분이내 거리에 있었고 대만 인터넷이 빨라서 실시간 거리 네비게이션이 가능 (일본에선 너무 느려서

거의 무용지물)했죠.  혹시 몰라 카드 되는지 물었더니 온리 캐쉬래요.

<설천 호텔에서의 저녁식사>

그래도 햄버거 사서 신나 춤추며 오는 길에 편의점에서 주류와 안주거리 사서 득의양양 호텔로 돌아왔어요. 

  노천탕에는 모기가 거의 없었는데 엘리베이터 인근에 있어서 순간 모기 잘타는 저만 오십방물렸어요.

가이드 얘기로는 대만이 습도가 높아서 모기와 바퀴벌레가 엄청 많데요. 타이루꺼 협곡에서 모기패치를

했음에도 저는 모기 물렸거든요. 아가들 데리고 오시는 분들은 신경쓰이실것 같아요. 모기들이 패치를

두려워하지 않더라구요.  (대만에서 물린 모기로 인해 보름 넘게 수포잡히고 터져서 고생중임요) 

<집에 가는 날, 신나게 화장하는 울 오마니>

  노천탕에서 마수리들과 여행의 마지막 날을 충분한 온천욕으로 실컨 즐겼죠. 전날 온천욕을 하며 어지럼증을

느껴서 같이 혼자 방에 남은 엄마를 모시고 다음 여행이 가능할지도 얘기 나눴어요.

갈수록 체력이 떨어지는 엄마를 그나마 조금이라도 상황이 나을때 많이 모시고 다니자는 의견이었지만 음식고생.

몸고생 때문에 국내여행을 가는게 낫겠다는 결론이 났죠. 

  온천욕을 하고 배가 고파진 우리는 영광의 전리품 맥도날드 빅맥에 맥주를 마시고 잤어요.

넷째날은 아침 일찍 밥에 김치로 조식을 먹고 공항으로 갔어요.

  우중여행으로 시작해서 가는 날 화창해진 대만여행. 생각보다 음식이 안맞아서 힘들었지만 오랜만에

엄마와 자매들과 보낸 뜻깊은 여행이었어요.


PS: 엄마와 마수리들과의 일본여행에서 일본 공항 검색대에서 걸렸던 마수리 2는 이번 여행에서는 무사히 여행을

마치겠노라는 다짐 끝에 본인이 스스로 걸릴만한 건 없는지 열심히 조심했답니다.

이번엔 마수리1이 문제였어요. 비행기에서 내릴때 마수리1의 여권이 들어있는 가방을 마수리2가 들고 검색대를

통과해버려서 입국수속을 할 수 없는 마수리 1에게 여권을 NO LOOK PASS 해야하나 한참을 망설인 결과

보안검색 요원에게 부탁해서 어렵게 마수리 1은 입국을 할 수 있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