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기/<엄마와 마수리들과의 대만여행>

대만여행 둘쨋날(17.06.04 플래티넘호텔->지우펀->예류해상공원->발맛사지->도교사원 자우궁->저녁(키키레스토랑)->자오시 온천호텔

묭롶 2017. 6. 7. 20:25

<이날 조식의 하이라이트는 은혜로운 고춧가루를 뒤집어쓴 콩나물 무침>

둥근 해는 떴지만 오늘도 비가 와요.

그나마 전날의 피로를 뜨끈한 샤워로 씻어내고 푹자서 컨디션이 좋아요.

프리덤호텔 조식은 콩나물이 맛있어요. 콩나물에 밥 엄청 먹고 지우펀으로 출발했죠. 

<바다를 앞에 두고 산 속에 자리잡은 지우펀, 일년에 3/2는 안개자욱>

관광버스 셔틀을 타고 지우펀 정류장에서 내려서 시내버스로 갈아타고 지우펀 동네에 갔지요.

큰 볼거리는 없지만 바다를 향해 바라보는 형세의 아기자기한 가게들이 볼거리였어요.

<고양이 관련 공예품이 많았지만 실상 많이 보였던 건 멍멍이>


각종 수공예품과 먹거리. 차종류 가게들이 즐비했죠. 듣기로는 고양이가 많다고 들었는데 왠걸

멍멍이 천국이었어요. 이것저것 두리번두리번 구경하고 유명하다는 땅콩아이스크림 사먹었어요.

<한개 사면 컷팅을 해서 둘이 나눠먹기 좋았던 땅콩아이스크림>

<그렇죠.. 고양이가 아니라 멍멍이 천국!!!>

 지우펀은 일년중 삼분의 이가 비가 내린데요. 그런데 우리가 들렸던 그 잠깐 비가 안내려서 가이드가

복받았다고 했지요. 

지우펀에서 내려와 예류 해상공원으로 가는 동안 대만의 정치사를 들었어요. 1945년경 대만에서

담배.술.소금 등은 전매였는데 한 할머니가 노점에서 담배를 팔다 전매청 직원에게 단속을 당하는

과정에서 폭행이 있었고 폭행에 항의하는 시민들중 한명에게 전매청직원이 총을 쏴서 사망한 사건이

일어났데요.

<풍화작용으로 시한부 10년을 남겨둔 여왕머리>>

이후 과정은 우리나라의 제주 4.3학살과 광주민주화운동과 같아요. 시민군이 장개석이 총통인

국민당에 맞서 무기고를 탈취해서 무장을 하고 방송국을 점령하자 장개석은 중국본토에 지원을 요청해서

지원병력이 본섬인이 주축이었던 시민군과 양민을 몇달에 걸쳐 삼만 명도 넘게 숙청한 비극이 벌어졌지요. 

<오마니! 사랑합네다.  부디 오래 건강하시길!!!>

대만양민학살의 주 피해자는 본섬인 그러니까 원래부터 대만섬에 살던 사람들이었는데. 이 학살사건은

삼십오년동안의 계엄령 기간동안 함구되어 진실이 밝혀지지 못했고 대만이 민주적인 지배자가 당선이

된 이후로도 학살로 인한 본섬인과 외섬인의 갈등이 심각한 사회문제래요. 본섬인들은 지금도 중국의 지배를

벗어난 독립체로서의 대만을 요구하고 있지만 경제적 부의 대다수를 쥐고 있는 외섬인들은 중국의 역할과

종속을 자청하는 상황이래요. 

<태야! 미안, 너의 점프는 완벽했지만 그 점프를 잡기엔 내가 똥손이었어>

이 얘기를 들으며 예능에서 대만기를 흔들었다는 이유로 곤혹을 치뤘던 대만출신 걸그룹 멤버 쯔위가 떠올랐고

왜 이런 일이 생겼는지에 대한 전후관계가 머릿속에 그려지더군요.

 

이런저런 상념에 잠겨있던 저는 점심을 예류해상공원 앞 관광버스 전용 식당에서 먹었어요. 베트남 음식도

극복이 안되지만 대만음식도 만만치 않네요. 동생들은 맥도날드가 먹고 싶다고 울부짖으며 설마 햄버거에서도

고수향이 나는건 아니겠지 라고 물었어요. 그건 저도 잘 모를 일이지만 오후에 시장에서 산 감자튀김에선

확실시 고수향이 풀풀 납니다. 지금도 제 옆에서 남은 감자튀김이 확연한 존재감을 고수향으로 드러내고 있지요.

스멜~~~켁 

예류해상공원은 터키의 가파도키아처럼 화산작용으로 분출된 해저지층이 바람. 파도. 물 등의 풍화침식 과정을 거쳐

독특한 형태의 바위구조물들을 남긴 곳인데. 그중 여왕바위가 가장 큰 관심을 받고 있죠. 여왕바위는 앞으로 십년정도

후면 침식작용으로 인해 목이 떨어질 슬픈 운명에 놓여 있데요.

 예류에서 독특한 바위들을 구경한후 도교사원인 자우궁으로 이동했어요. 대만의 주 종교는 도교인데 거의 모든 대소사를

점집에 맡기기 때문에 장례날짜가 길게는 사후 보름 뒤로 잡히기도 한데요

자우궁안에는 신에게 기원을 드리기 위한 사람들이 많았어요. 홍콩영화에서 보던 장면을 실제로 보니 신기했죠.

전 무교지만 어떤 신이든 선한 목적을 위한 기원은 들어줬으면 좋겠어요.

 자우궁을 나와서 바로 옆에 있는 야시장을 들렀어요.

한걸음 한걸음 시장 내부로 들어설때마다 고수의 향이 강하게 느껴져서 속이 울렁거렸죠. 엄마는 끝까지 못 느끼셨지만

이미 첫날 저녁 우육면 때부터 대만 특유의 향신료를 감지해버린 마수리들은 빠른 탈출을 시도했죠. 

<그나마 갓 튀겼을때는 먹을만했던 치킨, 갈수록 고수향을 풍기던 감자튀김>

<저! 손꾸락이 문제였음, 왜 4개을 시켰을까??? 정답: 죽을라고>

그래도 시장입구에 있는 유명한 만두집에서 만두는 사보자고 해서 줄을 서서 샀는데 밤에 호텔 가서 먹어보려고 살짝

한귀퉁이 뜯어 먹었다가 속이 바로 입덧하는 것처럼 꿀렁여서 못먹었어요. 

<줄서서 먹는다는 키키레스토랑, 죄송합니다.ㅜ.ㅡ>


이날 저녁은 대만사람들도 줄을 서서 먹는다는 키키레스토랑이었죠. 튀긴 두부와 고추잡채 비슷한 부추고기볶음. 튀긴 고추와

버무린 튀긴 닭이 나왔는데 대만여행 후기에선 너무 맛있다고 했던 키키레스토랑 음식도 우리 일행에겐 극복하기

힘들더군요. 한때 로컬음식 자신있다고 자부했던 저였지만 베트남과 대만의 향신료는 제 비위에 안맞아요.  

<어느새 메인이 끝나고 후식 탕수 새우로.......>

뭘 먹을때마다 갈수록 표정이 어두워지는 마수리들과 차를 타고 타이페이에서 온천마을 자오시로 이동했어요. 동생들은

호텔 도착과 동시에 편의점을 찾았죠. 편의점 문을 열자마자 우리를 격하게 반기는 고수향의 어지러움 속에서 고수의

흔적이 없어 보이는 과자. 술. 삼각김밥을 샀죠. 

<오마니. 왜 두손을 모으셨나요^^ 우린 맥도날드만 눈이 싯뻘겋게 찾는중임다>

대만의 물가는 우리나라와 같아요. 있는 동안 매일 편의점 갈때마다 삼만원씩 들었어요. 그리고 로컬 가게들 외국인은

용카드가 안되요. 대만달러 남겨오면 번거로워서 조금 바꿨는데 거의 대부분 가게에서 카드가 안된다고 해서 곤란했어요.  

<핱핱핱핱!!! 수영모를 준비 못한 묭이는 호텔 샤워캡을 이용합니닷!>

이날 숙소는 자오시에 있는 설산 호텔 인관이었는데

탄산온천수 노천탕이 대박 좋더군요. 사람도 많이 없고 공기도 너무 좋고 무엇보다 물이 물이 일본 유후인 료칸보다 더 좋았어요.

벌레도 없었고 이날 일정의 마무리를 온천욕으로 한후 편의점에서 사온 한봉다리 다 먹고 기절해서 잤어요.


<그렇치! 술을 안마시고 하루를 마감한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