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기/<2015.05.22~24: 다낭여행>

무모한 도전: 다낭 자유여행 편(둘째날)

묭롶 2015. 5. 25. 23:30

  베트남 여행을 예약해두고 막상 출발할 날이 다가오자 걱정이 앞섰어요.  말도 안 통하는데 일행까지 동행해서 과연

일정을 잘 꾸려나갈 수 있을지가 고민이었죠.  그래도 첫 날 푹신한 침구에서 꿀맛 같은 잠을 자고 나니 둘째날은 또

어떻게 되겠지란 힘이 생겼어요.  둘째날 계획 했던 일정은 오전에 물놀이를 하고 오후 3시에 호텔 무료 셔틀을 타고

호이안에 가서 블로그에 나왔던 현지 맛집에서 밥을 먹고 야경을 본 후 택시타고 돌아오는 여정이었죠.

일정을 위해 씻자마자 리셉션에 전화해서 셔틀버스를 예약했어요.  무료 셔틀은 최소 2시간 전에는 예약을 해야 해서요.

셔틀을 예약하고 조식을 먹기 위해 버기를 타고 시트론으로 갔어요.  시트론은 바다전망 야외테이블이 인기가 있는데

아침부터 햇빛이 익을 듯이 내리 쬐서 엄두가 안 나더군요.  24개월 이상 아동은 조식비를 별도로 받아요.

오전 9시 경에 시트론을 가니 테이블 정리를 위해 잠시 기다려달라고 해서 대기중이에요.

시트론에서 먹은 쌀국수에요.  둘째날까지는 향신료 냄새를 그리 심하게 느끼진 않았는데, 셋째날이 되니

조식당 근처만 지나가도 냄새가 나서 입덧하는 것처럼 속이 미식거렸어요.ㅜ.ㅡ

과일이 망고는 맛있는데, 나머지는 참 밍밍해요.  주스도 밍밍하고 까페 쓰어다는 아이스 프림커피처럼

달달구리하게 맛났어요.  한번 향신료 냄새를 각인하고 나니 모든 음식, 심지어, 빵, 물에서도 그 냄새가

나서 음식을 많이 먹을 수는 없었어요.

차라리 다음에 다낭 인터컨을 오면 조식당 근처는 얼씬도 안하고 룸 서비스로 양식을 먹어야겠다고

결심했지요^^

다낭 인터컨은 다낭 시내와는 조금 떨어져 있지만 풍광과 시설 서비스를 놓고 볼 때 제가 다녀본 리조트 중

최고에요^^  인터컨 내에서 버기를 타고 이동하는 중 원숭이를 4마리나 봤어요.  도마뱀도 많이

봤구요.  원숭이 산이라고 하더니 실제로 보니 신기하더군요.

늦은 아침을 먹고 키즈 풀로 이동했어요.  키즈 풀은 규모는 작지만 계속 흐르는 물이 채워져 있어서 필리핀

세부 샹그릴라 리조트의 소독 냄새(11월에 다녀와서 수영복을 제주도 두 번 다녀왔는데도

소독 냄새가 아직도 여운이 있더라는) 나는 수영장과는 차원이 달랐어요.  썬베드는 몇개 되지 않지만

햇빛이 너무 따가워서 오래 수영하긴 힘들었어요. 

꼬맹이를 데리고 여행을 가면 아빠는 힘이 들어요.  계속 놀아줘야 하니까요ㅜ.ㅡ 이번엔 딸램이 모래놀이를

하자고 해요.  문제는 신발에 들어간 모래가 싫다고 계속 털어달라고 한다는 점이에요. 

오후 3시 호이안에 가는 셔틀을 타기 위해서는 빨리 들어가서 씻고 밥을 먹어야하는데, 모래놀이를

계속 하겠다는 딸램을 모래성에 깃발을 꽂아주겠다고 꼬셔서 방으로 데려갔네요.

5층인 HEVEN동으로 가기 위해 트램을 탔어요.  수직 로프로 끌어당겨지는 트램은 신기했어요.

트램을 타고 5층에서 내리면 조식을 먹은 식당 시트론이 나와요.  시트론 입구에서 버기를 타고

방으로 가서 씻고 수영복 빨아서 테라스에 널고 햇반이랑 싸온 부식에 밥을 먹으려고 보니

딸램을 그 사이 침대에서 잠이 들었네요.  결국 점심은 못 먹이고 데운 햇반과 장조림, 아이용 생수를

챙겨서 셔틀을 타기 위해 리셉션으로 갔어요.  저녁을 먹을 호이안 식당 ancient fai fo 예약을

리셉션 매니저에서 저녁 6시로 예약을 부탁했구요.

우리 일행은 일정 중 둘쨋날 호이안에서 대박 고생했더랬죠.  문제는 셔틀을 타고 호이안을 도착하면

바로 통합 티켓을 끊는 매표소 앞에 내릴 줄 알았는데, 이상한 레스토랑 주차장에 내린거에요.

사전에 블로그로 검색할 때 누구도 호이안 관광지 입구가 어딘지 설명해준 사람은 없었구요.

우리가 가려던 식당이 어딘지도 감이 안 오는 상황에서 날은 정말 살이 익을 정도로 더웠어요. 

오전 수영에 지쳐 호이안을 오는 셔틀에서 계속 잠을 자던 딸램은 눈은 떴는데 걷지 않겠다고 해서

애를 안고 어딘지도 모르는 입구를 찾아 우리 일행은 헤매기 시작했죠.

헤매는 내내 자전거를 타라며 아저씨가 끈질기게 따라왔어요.  블로그 후기에 자전거 탔다가 나중에

요금 문제로 시비가 있었다는 내용을 보고 지레 겁먹고 안 탔는데, 차라리 그냥 흥정 잘하고

탈 걸 괜히 고생했나 싶어요.  여하튼 하염없이 걷다가 안내부스처럼 생긴 곳에서 호이안 지도와

통합 티켓 구입처를 확인했지만 식당 위치는 아무도 모르더군요.ㅜ.ㅡ

일단 입구로 들어가서 식당을 찾기로 하고 걸어가는데 딸램이 덥다고 하도 징징대서

통합티겟(1인 6,000 정도)구입 후 티겟 매표소 앞 찻집에서 커피하고 쥬스를 마셨어요.

다낭도 그렇고 호이안도 냉장고 성능이 안 좋은가봐요.  모든 음료가 시원하지 않아요.

그래서 맥주에 얼음을 넣어 먹는지도 모르겠어요.

그렇게 우여곡절 끝에 매표소를 거쳐 유네스코 지정 호이안에 들어갔지요. 

 

통합 티겟으로 입장한 첫 번째 문화재는 관우를 모시는 사당이었어요.  특이하게 저런 새장이 여러 개

걸려 있었어요.  프랑스 단체 관광객들도 방금 도착한 모양인지 가이드 설명을 듣고 있더군요.

관우사당 뒷 편에는 특이한 조형물(용 모양)이 있는 연못과 삼국지의 내용이 담긴 벽화가 그려져 있어요.

나중에 알았는데요.  베트남 현지민들은 해 떨어지기 전엔 절대 돌아다니지 않는데요.  그만큼 더워요.

암것도 모르는 관광객들만 그 땡볕에 우리처럼 호이안을 돌아다니는 거죠.

노점에서 팔던 종이 모형들, 예쁘긴 한데 망가뜨리지 않고 가져 올 자신이 없었어요.

ancient fai fo 식당을 찾기 위해 이곳 저곳 헤매는 중입니다.  애들은 이미 멘붕의 극단에 도달했어요.

오후 다섯 시가 넘어가니 해가 기우네요.  밤이 되면 강가를 중심으로 등불이 켜져요^^

여행지에서 아이 때문에 고생을 하면 다음 번엔 남편이랑 단 둘이만 가고 싶지만, 매번 같이 가서 고생을

사서 하네요.  고생해도 같이 가고 싶으니 가족인가봐요.

드디어 예약한 식당을 찾았네요.  딸램은 이제 배도 고프고 지쳐서 기운이 없어요.

원래는 주문을 스타터 2개, 메인 2개를 시켰는데, 종업원이 오더를 잘못 이해해서 스타터 1개, 메인 1개를

가져왔네요.  사람은 여섯명인데 음식을너무 적게 시켜서인지, 분위기가 별로 좋지 않아요.

결론적으로 음식을 적게 시킨게 다행이에요.  맛있다는 블로그 글들을 보며 심사 숙고해서 찾아간

집인데 메뉴 구성도 그렇고 맛도 많이 부족하네요.   옆 테이블에 온 한국인 가족들은 식구 수대로

시켰는데 거의 입도 못 댔으니까요.  호이안에 있는 유일한 에어컨이 나오는 그나마 고급 식당인 것

같은데요.  저는 비추에요.  음식이 안 내켜서 음료수만 수대로 시켜 먹으니 한화로 45,000이

나와요. 딸램 굶길 수 없어서 그 와중에 햇반과 김에 장조림 싸서 먹였어요.  외부 반입 음식물이

언짢았는지, 테이블 치울 때 햇반 용기와 김 봉지 등은 치우질 않네요. 

 

그나마 후식이 제일 먹을 만 했는데, 식사가 끝났다고 말을 하고도 정말 삼십분은 기다려서 나온 것 같아요.

어차피 날이 저물어야 돌아다닐 수 있을 것 같아서 식당에서 시간을 떼웠어요.

드디어 해가 졌네요.  저는 호이안에서 모기를 다 물렸어요.  모기를 원래 잘 타는데 제가 있으니 다행히

애들은 안 물더군요.  다녀온지 6일째인데 지금도 모기 독이 덜 빠져서 수포 잡혀 있네요.

다낭도 그렇고 길에서 웨딩촬영을 하거나 스냅 촬영을 하는 사람이 많아요.  이틀에 걸쳐 150달라면 모델처럼

찍은 사진첩을 제작해준다고 하네요.

낮 시간에는 이렇게 노점이 한산해요.  그런데 해만 저물면 빈자리가 없을 정도로 노점이 진을 치지요.

 

호이안에서 길을 헤매다가 길을 찾는 법을 알게 되었어요.  거리에 표지판이 없는 대신 가게 간판 자리에

주소가 표기되어 있어요.  그 주소를 보고 지도에서 위치를 파악하면 되어요.

실제로 인터컨으로 돌아가기 위해 출구를 찾을 때 큰 도움이 됐어요.

 

드디어 호이안에 밤이 찾아왔어요.  다리를 중심으로 강변가에 등불이 켜져있는 원형구역이 호이안 관광구역

이에요.  정말 작죠.  강가의 야경을 빼고는 대부분 상점들이어서 야경의 정취를 빼고는 크게 볼거리는 없어요.

다낭 시내에서 차로 40분 정도, 35킬로 정도 되는데 왕복 비용에 통합입장권을 생각해보면 한번쯤 가봄직은

하지만 다시 찾고 싶진 않네요. 

디즈니랜드에선 놀이기구 탑승시 셀카봉을 금지했다죠.  저흰 셀카봉 덕에 단체 사진을 찍었어요.  그나마

호이안 도착해서 기운이 있는 모습이죠.  아래 사진은 체력 고갈, 멘붕 도달 상태 비교사진이에요.

전 거의 울 것 같네요. ㅜ.ㅡ 더워도 너무 덥고 모기한테 대박 물려서 다리는 울퉁불퉁이에요. 

이 곳은 목조 다리이네요.  특이한 건 다리 중간 쯤에 양쪽에 원숭이 상이 놓여 있단 점이에요.

원숭이를 모시는 사당같기도 하죠.  생긴 건 무섭게 생긴 원숭이였어요.  인터컨 원숭이 조형물들은

귀엽게 생겼는데 말이죠. 

인터컨으로 돌아가기 위해 처음 들어왔던 입구로 되돌아가다 길을 잘못 들어서서 상점에 있는

주소와 지도를 비교해서 대충 출구로 보이는 쪽으로 걸어 갔어요.  호이안은 관광객들로 거리가

가득 차서 그 사이를 관광객을 태운 자전거가 다니고 혼잡했죠.  그 와중에도 길 거리에 좌판식으로

저녁상을 펼쳐놓고 가족들이 밥을 먹는 광경도 지나가는 도중에 여러번 봤어요.

출구 같은 곳에 도달하자, 택시 아저씨들이 우루루 몰려들었어요.  녹색 마일린 택시를 상징하는지

녹색 넥타이를 맨 아저씨 대여섯명이 다가와서 서로 택시를 타라고 했죠.  그중 한 아저씨는 길가에

정차를 할 수 없는지 주차장에 차를 빼려고 막 달려가시더라구요.  그분을 막 불러 세웠어요.

그리고 요금이 얼만지 흥정을 먼저했죠^^ 우리돈 3만원을 부르더라구요.  그렇게 우린

택시를 탔고, 에어컨이 나오니 살 것 같았어요.  다낭 시내로 돌아가는 길에 보이는 집들마다

도둑도 모기도 무섭지 않은지 문을 다 열어두고 문을 열면 똑같이 거실인지 모두 TV를 보고

있더군요.  베트남의 집들은 햇빛을 최대한 덜 받기 위해서 우리처럼 남향을 향해 가로배치가

아니라 북쪽으로 길게 세로로 지어져 있어요.  문을 열면 거실이 먼저 있고 그늘진 안쪽에

침실이 있는 구조인가 봐요. 

인터컨으로 돌아가는 내내 마른 하늘에서 낙뢰가 번쩍였어요.  여행 전 일기예보에 3일 내내

낙뢰라고 되어 있어서 전 비가 올까봐 걱정했는데, 비는 안 오고 번개만 치더군요.

택시 안에서 낙뢰쇼를 구경하며 돌아가는 길 보니 미케 해변을 중심으로 다낭 시내에서 1킬로미터

인근에 하얏트리젠시, 빈펄 럭셔리, 푸라마, 퓨전 마이아 리조트가 보이더군요.

다낭에서 이틀을 있으니 대략적인 위치가 머릿 속에 그려지더라구요^^

우린 숙소에 도착해서 준비해온 부식으로 뒷풀이를 했는데, 딸램이 호이안에서 힘들었는지

밤새 보채서 잠을 잔 것도 아니고 안 잔 것도 아니게 하루가 끝이 났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