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기/<2015.05.22~24: 다낭여행>

무모한 도전: 다낭 자유여행 편(첫날)

묭롶 2015. 5. 25. 23:30

  2015년 5월 22일 오전 11시 20분 출발 베트남 항공을 타기 위해 새벽 3시에 일어나서 4시에 두 가족이

출발했어요^^  2014년 11월 세부를 자유여행 한 이후로 참 용감하게도 12월에 베트남 다낭 자유여행을

계획했지요.  항공은 얼리버드 특가로 베트남 항공 다낭 왕복 성인 40만원, 호텔은 기본 3박만 예약을

받는다는 다낭 인터컨티넨탈 호텔을 2박 예약했죠.  언어라고는 한국말 밖에 못하는 제가 무슨 객기인지

애기아빠 절친 가족까지 꼬셨으니, 고생길이 열린거죠.  1월에 미리 투숙할 다낭 인터컨에 영문 메일을

보내서 다낭 공항에서 호텔까지 픽업을 요청했어요.  구글 번역기를 통해서 보낸 첫 번째 메일의 회신은

도착 시간을 잘못 보내서 다시 수정을 요청했고, 두 번의 서신 교환 끝에 제대로된 예약 확인 회신을

받을 수 있었죠. 

 

  다낭 인터컨은 세계적인 호텔 그룹인 IHG의 체인인데요.  IHG 유료 멤버쉽 제도인 골드 앰버서더에

가입하면 1년간 IHG 투숙시 룸 업그레이드와 웰컴 플룻, 오후4시 레이트 체크아웃이 제공되지요.

5월 22일 황금연휴인 관계로 투숙 3일전인 19일에 다낭 인터컨에 골드 앰버서더 혜택 적용을 요청하는

영문 메일을 보냈어요.  물론 이번에도 구글 번역기를 이용해서요.  헉!!! 그런데 저희 투숙 기간 동안

예약이 풀북킹되서 룸 업그레이드가 안되니 세탁이나 스파 할인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회신이 온

거에요.  혜택 받으려고 일부러 유료 멤버쉽(200달라 정도)까지 가입했는데, 짜증이 나더라구요.

호텔에 항의 메일을 두 번 보냈죠.  아무리 기다려도 출발 때까지 회신은 안 오더라구요.

 

  또 한 가지 문제는 베트남 항공 웹체크인에서 터졌어요.  두 가족 여섯 명이 연번으로 좌석을 배정

받으려면 웹체크인이 꼭 필요한 상황이었는데, 웹체크인은 출발 24시간 전부터 보딩 2시간 전까지

가능한데, 영문을 제가 잘못 읽어서 버벅대다 두 명 밖에 예약을 못 한거에요.  그래도 공항에 도착하면

뭔가 방법이 생기겠지 싶어, 공항에 최대한 일찍 도착하기로 했어요.

  애 아빠 두 명이 번갈아가며 열심히 밟아서 오전 8시에 인천공항에 도착했죠.  도착하자마자 베트남항공

부스로 달려가서 발권부터 했어요.  다행히 일찍 도착한 보람이 있어서 좌석은 연번으로 배정받았죠.

지하로 내려가서 아침을 먹고 올라와서 일인 한 보루씩 담배를 사고 주문해둔 면세물품 인도장으로 갔어요.

면세물품 인도장은 오전 10시인데 벌써 대기순번이 1000번대더군요.  다들 탑승 시간 임박했는데, 인도장에

사람이 너무 밀려있어서 난리도 아니었어요.  물건을 받은 우리는 베트남 항공 탑승 카운터로 가기 위해

셔틀 트레인을 타러 지하 2층으로 내려갔죠.  외항사 비행기를 탑승하기 위해서는 탑승 게이트까지 이동

시간을 충분히 잡아야해요. 

  새벽부터 서두른 관계로 따님 머리가 산발이네요. 

 딸램 머리를 손보고 나니 탑승이 시작됐어요.  22일 황금연휴에 이륙하는 비행기가 많아서 이륙이 한 시간

지연됐어요. 

 

  울 신랑의 절친 가족이에요.

베트남 항공의 기내식메뉴에요.  맛있어요^^

 

  좌석에 앉아 있으면 승무원이 다가와서 동행 어린이의 영문 철자를 확인하고 차일드 밀을 체크해요.

  드뎌. 오후 2시가 넘어서 (시차 2시간 빠름) 다낭공항에 도착했어요.  수화물을 찾는데 또 시간이 많이 걸렸죠.

한 집당 캐리어 3개씩 가져갔는데, 그중 절반이 식량(물, 소주 포함)이었죠.  다낭 공항은 정말 작아요.  광주 공항보다

더 작은 듯 싶었어요.  요청한 픽업 차량을 타기 위해 공항 내에 있는 인터컨 컨시어지를 갔더니 우리가 너무 늦게

도착한 탓인지 마중 나왔다가 다시 들어갔는지 우리 이름이 적힌 팻말을 보여주면서 예약자가 맞는지를 확인

하더군요.  그때부터 컨시어지 남직원과 여직원이 알아서 짐을 찾아서 싣고 차량까지 이동을 도와줬어요.

집에서 새벽 4시에 출발해서 다낭 인터컨에 오후 3시가 넘어(한국 시간 5시) 총 11시간 가량 이동해서

호텔에 도착했어요.  할 줄 아는 건 전라도 사투리밖에 없는 아줌마가 S번역기와 구글 번역기만 믿고

베트남에 왔는데, 헉!!! 인터넷이 속도가 너무 느려요.  그나마 호텔 도착하고 와이파이가 되니 겨우

사용은 가능하더군요. 

 

호텔에 도착하자 직원들이 우리를 바다가 보이는 정자 비스무리한 곳으로 안내했어요.  잠시후 호텔

매니저로 보이는 한 남자가 다가와서 저에게 어마어마하게 긴 문장으로 말하기 시작했죠.

결론은 앰버서더 혜택을 적용해서 원래는 한 개의 투숙만 업그레이드가 되는데, 동행까지

같이 HEVEN 스위트로 업그레이드 해주겠다는 말이어어요.  다들 우리나라의 공교육을

문제 삼는데, 중 고등학교 때 영어수업만 정규과정을 밟는다면 대충은 알아들을 수

있어요.  세부에서도 그렇고 다낭 인터컨에서도 한국 사람들이 말은 못해도 알아듣는 줄

아는 것 같아요.  그냥 영어로 천천히 얘기해줘요.  반복해서.  ㅎㅎㅎㅎㅎㅎ

 

리셉션에서 보이는 바다...

사실 다낭 인터컨의 인테리어는 복합적이에요.  언뜻 보면 불교 사찰 느낌도 나는데 조각과 그림으로

장식이 되어 있어 이질적인 느낌도 들지요.

결론은 제 항의메일 두 통이 효과가 있었어요.  원래 예약대로라면 제일 아랫층 숙소인 EARTH여야 하는데

그 위의 SKY도 아니고 제일 좋은 HEVEN 으로 업그레이드가 그것도 동행까지 같이 됐으니,

잘 된 일이죠^^

달리 HEVEN이 아니라 이 침구가 HEVEN이에요.  먼지도 냄새도 없고 푹신푹신한 편안함은

뭐라고 설명을 할 수가 없네요.  울 신랑은 이 침대와 똑같은 걸로 사자고 했을 정도니까요.

다낭은 공기가 너무 좋아서 숨 만 쉬고 가만히 있어도 몸이 정화되는 느낌이 드네요.

다낭 인터컨은 모든 객실이 SEA VIEW에요.  테라스가 있어서 물놀이 후 수영복이나 신발을 빨아널거나

라면이나 김치를 냄새 걱정없이 먹을 수 있어요.

다낭 인터컨을 오기 전 찍는 자신의 모습이 비치는 거울 사진을 많이 봤는데, 저도 같은 사진을

찍고 있네요.  특이하게 침실에서 미닫이 문을 열면 욕실이 바로 보인 답니다.

욕조를 사용하진 못했지만 수영복과 신발을 빨기에 정말 좋았어요.  수압이 어찌나 좋은지 거의

세탁기 수준이더라구요.

  우린 미케 해변을 가기 위해 프런트에 택시를 불러달라고 했어요.  녹색 마일린 택시를 타고 미케 해변에

도착해서 아저씨에게 인터컨으로 돌아갈 때 연락할 수 있게 명함을 달라고 했죠.  처음 탑승 때 미터기부터

켜달라고 했더니 긴장하던 아저씨는 넉넉한 팁에 돌아갈 픽업까지 부탁하니 엄청 좋아하시더군요.

베트남 사람들이 참 순박하고 착하단 인상을 받았어요.  물론 한국이 베트남전 참전국이라

주둔지가 있었던 호이안에서는 반감이 있다고는 하더군요.

해변에 살아서 촉수가 움직이던 불가사리, 순간 불가사리를 불가리스라고 말해놓고 웃겨죽습니다.

다섯 살 꼬맹이를 데리고 다니면 준비할게 참 많아요.  특히 더운 나라일 경우 면역력이 약해서

물갈이를 할 수 있으니 생수를 넉넉히 준비해야해요. 음식 안 맞을 수 있으니 먹거리도 필요하고요.

 비행기에서 추울 수 있으니 겹쳐 입을 수 있는

여벌 옷에 이불 안 덮고 자니 간절기 내복에 물놀이 용품들까지 ㅜ.ㅡ

오후 다섯 시 경 미케 해변에는 가족 단위 다낭 현지인들이 많았어요.  맨발로 축구를 하는

사람도 많았고, 웨딩 포토를 찍는 커플도 있었고, 해변에서 아이에게 죽을 먹이는 엄마도

있었죠.  사람냄새가 폴폴 나는 해변이었어요.  그런데 관광객은 거의 없어서 다들 우리를 구경하더군요.

미케 해변에 해가 저뭅니다.

다섯 살짜리를 데리고 여행을 하면 변수가 많아요.  갑자기 응가가 마렵다는 딸램, 하지만 드넓은

해변 어디에도 화장실은 없어서, 별 수 없이 빨리 식당으로 가기로 했어요.  엄마는 맘이 급한데

딸램은 그 와중에도 조개껍질을 구경합니다.

같은 회사에 근무하며 같이 헌병대를 나온 둘이 죽고 못사는 절친, 남자끼리 과한 우정을 표현하는 중이네요.

구름 사이 저무는 석양이 너무나 아름다운 미케해변.

미케 해변 앞에 즐비한 수산물 포장마차들, 그릇을 내놓고 세제로 씻는 집이 선택의 포인트였죠.

그만큼 위생에 대해서는 아직은 기대에 미치지 못한 다는 의미이고 뒤집어보면 그 만큼

외국인 손님들에 대한 상술이 아직까진 심하지 않다는 뜻이죠.

화장실이 급한 딸램 때문에 가게 앞에 현지인 오토바이가 잔뜩 주차되어 있고, 홀이 바글바글

손님으로 넘치며 그릇을 내놓고 씻는 BE MAN 으로 선택했어요.

BE MAN에 들어와 36번 테이블에 앉으니 수산물을 직접 고르고 테이블 번호를 알려주면 된다고

우리 테이블 담당 현지인 삼촌이 바디 랭귀지로 얘기하네요.

시킨대로 가서 새우 2인분, 가리비 2인분 달라고 했는데 한참 뒤에 나온 건 새우 4마리,

가리비 4개 였어요.  ㅜ.ㅡ

 

테이블에 앉으면 기본적으로 해주는 셋팅인데요.  그린 망고 정말 맛있어서 우리 식당에서

주방가서 깍두기 더 달라고 하는 것처럼 빈 그릇 가져가서 그린망고를 더 달랬더니

나중에 계산할때 보니 무려 4,000원이나 추가 비용을 받네요.ㅜ.ㅡ

특이한 건 맥주 회사별로 제복을 달리 갖춰입은 여자 영업사원들이 서로 테이블에 자기

맥주를 셋팅을 하려고 애를 쓴다는 점이에요.  저흰 주로 하이네캔을 먹었어요.

참고로 미케 해변 수산물 포차에서 파는 킹크랩은 국내보다도 비싸요.

저는 0이 하나 잘못 붙은 줄 알았어요.  1마리 125,000 이에요.  혹시라도 킹크랩은 비싸니

부자님이 아니시라면 안 시키시는 게 좋아요.  새우는 저렴한데 가리비는 비싸요.

저흰 새우1킬로, 새우4마리, 가리비 4마리, 빨간 생선구이, 맥주 이렇게 해서

팁 포함 /79,000 나왔어요. 

 

우리 테이블 담당 현지 삼촌에게 팁을 드렸더니 배려의 차원에서 맥주를 식히기 위해

얼음과 맥주가 담긴 바께쓰 통에서 크게 인심 쓴다는 제스처를 하며 다른 건 마구 집은

집게로 얼음을 집어서 친히 제 소맥 잔에 넣어주네요.  ㅜ.ㅡ 마음이 고마워서 잘 먹었고

배도 안 아팠어요.  처음에 잘못 나온 4마리 새우와 정말 너무나 맛있었던 4마리의

가리비를 먹어치우고 구글 번역기로 베트남어 변경해서 새우 1KG BBQ그릴로 주문하고

옥돔 비슷한 빨간 생선 구이도 주문했어요.

BBQ 새우 정말 맛있었구요.  팁 줬던 삼촌을 불러서 택시기사 명함을 보여주고

팁 조금 더 주면서 택시 콜 좀 해달라고 했더니 그 자리에서 당장 전화를 해주네요.

빨간 생선은 너무 늦게 나와서 포장해달라고 했더니 가져온 포장용기가 너무 작아서

안들어가는 거에요.  그랬더니 삼촌이 주방으로 달려가서 토막을 쳐와서 잘 담아주네요.

계산 할때도 자기가 직접 데려가서 다른 사람보다 먼저 계산하게 해주고요.

팁 문화가 아직은 정착이 덜되고 외국인 손님이 적은 탓인지 팁에 대한 서비스가

진심이 담겨 있네요.  택시 아저씨는 인근에서 우릴 기다리셨는가 싶을 정도로

빨리 왔어요.  택시를 타고 호텔로 돌아가서 테라스에다 가져온 부식을 펼쳐놓고

술판으로 하루를 마무리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