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기/<2015.신년 제주 신라호텔>

<2015년 1월 1일~ 1월 3일: 제주신라호텔에서 놀기>

묭롶 2015. 1. 10. 10:39

 

    2015년 1월 신년 연휴를 앞두고 어디를 갈까 한참을 고민했죠.  석달 전인 11월에 세부를 다녀온 상황이라 해외보다는

국내여행이 좋겠다 생각했지만 추운 날씨 탓에 관광은 불가능한 상태라 어디로 가는게 좋을지 판단이 안섰죠. 

국내여행이라고 하면 맨 처음 떠오르는게 제주도죠.  마지막에 갔던 제주 여행 때 관광지를 갈 때마다 너무 많은 중국

관광객으로 인해 멋진 제주의 풍광을 제대로 느낄 수가 없었어요. 

 

  신년을 맞아 다섯살이 된 딸램을 데리고 관광을 하기엔 무리란 생각도 들고, 숙소에서 모든 것을 해결해야 할 상황이었기에

호텔로 가는 게 좋겠단 생각이 들었어요.  신년 여행을 제주도로 결정하고 맨 처음 숙소를 롯데호텔로 예약했어요.  2박 3일

조,중,석식을 한번씩 먹을 수 있는 패키지였는데 금액을 100만원 정도였죠.  그런데, 신년휴가 때 롯데호텔로 중국인

단체관광이 잡혔다는 얘길 듣고 예약을 바로 취소했어요.  인종에 대한 문제가 아니라 중국인 관광객들이 다녀간 객실의

룸 컨디션이 청소로 해결이 안된다는 점이 문제였죠.  물론 그렇지 않은 중국관광객이 더 많겠지만, 카펫이 깔린 룸에서의

흡연과 타구 습관은 그 룸을 이용할 다음 투숙객에겐 재앙이죠. 

 

  그리하야 부득이 아이가 어린 탓에 숙박료가 가장 비싼 신년연휴에 신라호텔 온돌테라스룸을 예약했답니다.  제주신라호텔로

결정한 후 첫 번째 한 일은 바로 블루클럽 가입이에요.  블루클럽은 연회비 59만원으로 무료1박과 숙박료 할인, 식음업장 25%할인과 식음업장 5만원 이용 상품권이 혜택으로 주어지요.  실상 이용해보니 연회비 59만원이 아깝지 않게 실속 있었어요. 

신라호텔을 가시는 분들이 대부분 골드클럽을 가입해서 웰컴 초콜렛과 기념일 케잌을 받으시는데, 저흰 기념일이 맞지 않아서

케잌은 못 받고 초콜렛만 받았지만 그래도 좋았어요.

 

  2박 중 하루는 무료 숙박으로 나머지는 아이러브 패키지로 이용했구요.  무료숙박으로 제공되는 기본 룸 대신 온돌 테라스 룸을

이용해서 객실 업그레이드 추가 이용료와 아이러브 패키지까지해서 (블루클럽59만원+업그레이드12만원+아이러브패키지)

대략 140만원 정도 비용이 든 것 같아요.  아이러브 패키지에는 키즈캐빈 프로그램 1회와 애프터눈 티 1회, 키즈 선물이 포함

되었죠. 

  신라호텔 투숙객은 짐보리와 수영장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어요.  1월1일 아침에 폭설이 내려서 비행기가 못 뜰까봐

걱정했는데, 다행이 11시경에 제주공항에 도착할 수 있었죠.  신라호텔로 가는 무료셔틀이 12시부터 운행이라 배가

고프다는 딸램을 데리고 공항 인근으로 혹한을 뚫고 캐리어 두개 끌고(공항 보관료 6시간 15,000) 밥을 먹으러 갔어요.

갈치 구이(두 토막)와 제주 돈배기고기와 한라산으로 식사를 하니 6만원이 나오네요.  식사를 마치고 공항 신라호텔

컨시어지에서 12시 50분에 셔틀에 탑승해서 신라호텔로 향했답니다.  신라호텔의 서비스는 셔틀버스에서부터 시작

됩니다.  눈보라가 치는 추운 날 옷도 얇게 입은 신라호텔 직원분이 컨시어지에서 저희 캐리어를 끌로 셔틀로 인도해

주셨어요.  신라를 가기 전부터 인터넷을 통해 신라호텔의 서비스를 글로 읽었지만 막상 배려를 받고 보니 마음이

흡족하더군요.  제주공항에서 신라호텔까지는 50여분 정도가 걸려요.  이동 시간 동안 투숙 정보 기록을 받더군요.

원래는 올레바에서 웰컴티를 마시며 체크인을 하는 걸로 알고 있었는데, 신년연휴 투숙객이 많은 탓인지 체크인은

대기 없이 웰컴티도 테이크아웃 컵에 받아들고 곧바로 객실로 인도되었죠.

  본관이 노후화되었다는 얘긴 사전에 알고 있었지만, 욕실 문을 보니 확실히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네요.  

여행의 기록은 사실 제 딸아이를 위해서랍니다.  늦은 나이에 아이를 낳고 보니, 앞으로 함께 할 시간이 얼마가 될지

엄마, 아빠가 회사를 앞으로 얼마나 더 다닐 수 있을지, 학교라도 다니게 되면 함께 여행을 다닐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어서 취학 전에 최대한 많은 곳을 다니고 싶어서요.  그런데 다른 사람들이 초등학교 이전에 간 여행은 기억을 못 한다고

하니 글과 사진으로 기록해두려구요.  나중에 딸 아이가 더 크면 그땐 딸이 우릴 데리고 여행을 다녀줄지 우리 가족의

이야기를 계속 이어받아 연재해줄지 알 수는 없지만요.  갑자기 기분이 이상해지네요.

  다시 여행 이야기입니다.  신라호텔 투숙은 처음이라 아이를 위해 미리 신청했던 물품과 웰컴 초콜릿이 룸에 없는게

이상했어요.  당근 프런트에 전화해서 물어봤죠.  그날만 그런건지 알 수는 없지만, 물품은 투숙 이후에 지급된다고

하더라구요.  대체나 짐보리를 가기 위해 객실을 나섰는데, 케잌을 하나가득 실은 트레이가 객실 복도에 있더군요.

신라호텔에서 첫 날을 어떻게 보내나 아무 생각 없던 차에 시간은 이미 오후 4시 가까이 된 상황이라 아이가 놀 수

있는 짐보리로 이동했어요.  6세 이상 아이들은 키즈존에서 놀면 되는데, 짐보리는 생각보다 작았어요.  한 쪽 벽면의

사물함에는 장난감이 종류별로 놓여 있어서 원하는 걸 빼서 이용할 수 있었어요.  다른 아이들이 없어서인지 아이가

그닥 재밌어하진 않아서 좀 놀다가 일식당 히노데로 저녁을 먹으러 갔어요.  (첫날, 수영장을 못 간게 굉장히 후회가

되더군요.  신라호텔은 수영장이 좋아요.  샤워실에 있는 짤순이가 어찌나 탈수가 잘 되는지 수영복이 금방 말라서

다음 날 물 놀이도 문제 없답니다)

  수영장을 가자고 떼쓰는 아이를 데리고 왔더니 표정이 안 좋네요.  6층 로비에서 사진 몇장 찍었어요. 

  여전히 기분이 안 좋아요.  유명한 신라호텔 곰돌이랑 사진도 찍었구요.  키즈 선물로 작은 곰돌이 인형도 받았어요.

 제주 신라호텔로 예약하면 가장 가고 싶었던 일식당 히노데, 애 아빠는 비싸다며 밖에서 먹자고 했지만 전 꼭 일식당

초밥이 먹고 싶었어요.  아이 때문에 주방장 님 앞자리에서 먹을 수는 없었지만, 그래도 오기를 부렸죠.  결론은....

신라호텔의 모든 식당은 정말 좋은 식재료를 써요.  그리고 음식이 짜지 않아요.  아이를 먹이기에 부담이 없어요.

애 아빠가 워낙 짠 걸 싫어하고 집 밥을 좋아하는데 신라호텔의 음식을 맛보고는 딱 맘에 든다고 했죠.  단 한 가지

쐬주를 마음껏 못 먹는다는 것, 그리고 왁자지껄 먹을 수는 없다는 것이 흠일까요.

일식당 히노데 관련 블로그를 읽으며 생소한 음식 명에 뭐가뭔지 하나도 모르겠더군요.   그저 전라도 아짐 답게 맛있는 거

좋은거를 입이 먼저 아는 저는 설명을 해줘도 모르니 입으로 판정을 할 밖에요.  한 가지 분명한 건, 회는 칼 맛이라고도 하죠.

회를 어떻게 뜨는가에 따라 맛이 달라지는데, 히노데의 주방장님은 단순히 식재료의 손질이 아닌 단 한 점의 회를 하나의

요리로 만들었다는 점이죠.  횟집을 다녀보면 막 썰거나 칼을 닦아서 썰지 않아서 회의 단면이 너덜거리거나 지저분한

경우도 있는데, 히노데의 회는 단면이 매끄럽습니다.  펼쳐놓으면 접시 바닥이 비칠 정도요.

  술에 대한 예의를 아는 저의 낭군님!  아사히 생맥주인데 색깔이 특이하게 브론즈칼라였어요.  거품도 예술적으로 30%

얹으셔고요.  30%의 거품을 음미하고 계십니다 . 앞에는 히노데라는 사케인데(57,000 200ml) 저흰 확실히 소주 체질인지라

안타깝더군요.  이 좋은 안주를 사케에 먹다니ㅜ.ㅡ  인형은 아이러브패키지 선물인데 아이가 기어이 식당까지 데리고

왔네요.

  사실 음식 앞에 두고 사진을 찍어야하니 잠시 기다리시오를 못 합니다.  저부터 젓가락이 먼저 가고(그래서 몸매가 ㅜ.ㅡ)

먹고난 후에 사진을 찍어요.  그래서 음식 사진은 완전체가 없습니다.  대부분 해체과정 중이죠.  사케 잔이 너무 예뻤어요.

200ml 호로록~호로록 한 열번 털면 없어질 그런 양이었죠.

  호텔 일식당에서 저녁을 먹었는데 25% 할인 받으니 14만원 정도 나오네요.  점심때 메뉴 두개 시키고 쏘주 한 병에 6만원

이었는데, 만족스럽게 먹고 밤 마실 나왔는데 그 시간에도 수영장 가시는 분들이 꽤 되시더군요.

  역쒸 해체과정 중인 더 파크뷰 조식입니다.  조식에 아이가 포함이 안되있어서 블루클럽25% 할인받아 2만원 추가 지불했어요.

블로그를 통해 신라호텔의 훌륭한 조식에 대해 읽었지만 정말 더 파크뷰 조식은 지금껏 다녀 본 그 어느 호텔 조식보다

훌륭했습니다.  블로그에서 맛집이라는 글을 읽고 찾아갔지만 기대치에 못 미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신라호텔의 조식은

제 기대치를 훨씬 상회하는 수준이었습니다.  딤섬의 새우살이 정말 탱글탱글, 쥬스는 진하고 신선했고 전복죽이나 스프,

그 중 최고는 연어..ㅜ.ㅡ 지금도 침이 흐르네요.  일반 뷔페에서 먹어왔던 연어가 아닙니다.  다들 평소에 그리 안 드실 것

같은 분들이 테이블에 가득 놓고 폭식하는 광경이 절로 이해가 되는 맛과 품질입니다.

    조식 만큼이나 좋았던 신라호텔의 수영장이에요.  11월 세부에서 아빠에게 수영을 배웠던 딸내미는 제주신라호텔

수영장에서 아빠와 특훈을 한 결과 수영보조 튜브를 잡고 혼자 수영이 가능한 수준이 되었죠. 

  실내 수영장과 연결된 야외 수영장이에요.  바람은 차갑지만 온수풀이어서 수영하는데는 문제가 없었죠.  수영을 하다 추우면

핀란드식 사우나에 들어가 몸을 녹일 수도 있구요.

  제주신라호텔을 다녀온지 일주일도 안됐는데 다녀온 기억이 너무 좋아서 홈페이지 들어갔다가 블로그 이벤트 보고 1월16일

17일 2박을 또 예약했네요.  이박에 140을 주고 일주일 전에 다녀왔는데 스텐다드 룸이지만 이박에 726,000에 예약을 하게

되서 너무 기뻐요.  딸아이도 호텔 수영장 다시 갈 생각에 신이 났답니다.

  아이러브 패키지에 포함되어 있던 애프터눈 티, 조식 먹고 수영장에서 두시간 넘게 놀고 씻고 객실에 올라오니 오후 3시가

되어 가네요.  오후2시30분부터 4시 30분까지 이용이 가능한 애프터눈 티를 이용하기 위해 부랴부랴 6층 로비 바당으로 갔어요.

카페 바당에서는 연주자가 클래식 곡을 연주하고 있었고 제공된 홍차와 함께 스콘을 시작으로 여러 가지 샌드위치와 쿠키를

먹었죠.  완전 달달구리합니다.  단 걸 못 먹는게 저희 둘의 공통점이라 다 먹을 수 없었고 결정적으로 딸래미가 잠이 들어서

못 먹어서 남겼네요.

  끝내 쐬주가 아쉬웠던 저희는 택시를 타고 해송이라는 횟집을 갔어요.  중문에서 택시로 15분 정도 갔지요.  정말로 식당

앞에 큰 해송이 있더군요.  회는 맛이 있었지만 모든 음식이 짰어요.  심지어 샐러드까지도 ㅜ.ㅡ

  둘이 사이좋게 쐬주 세 병 나눠마시고 호텔로 돌아와서 바로 쿨쿨 잠들었어요.  비용은 블루클럽으로 호텔에서 먹으나

밖에서 먹으나 차이가 없네요.  다음주에 가서는 호텔에만 있을 것 같아요.

  제주도 도착 첫날은 눈보라가 치고, 그 다음날도 바람이 차갑더니 막상 집에 가는 날은 날씨가 이렇게나 좋네요.  겨울이란

걸 잊을 정도로 바람이 시원했어요.  셋째날 조식을 먹고 딸램은 10시부터 1시까지 진행되는 키즈캐빈 보물섬 캠프에 보냈어요.

처음엔 아빠랑 안 떨어지겠다고 울고불던 딸래미는 막상 1시가 되서 데릴러 갔더니 더 놀았으면 좋겠다고 하더군요.

  딸래미를 키즈캐빈 보내놓고 둘이서 데이트 했어요.  숨비정원 곳곳을 둘러보았죠.  이곳은 쉬리언덕이에요.

겨울이란 사실을 실감하기 어려울 정도로 예쁜 꽃 들이 곳곳에 피어있었어요.  동백도 탐스럽게 피었구요. 

  오후 1시가 되서 데리러 간 딸은 저렇게나 함박 웃음을 터뜨리고 있었답니다.  프로그램을 진행하신 선생님 말씀으론

처음에만 좀 울고 언제 울었나싶게 계속 웃고 재밌어했데요.  보물섬 캠프에서 페이스페인팅하고 만들기도 하고 간식도

먹었다고 한참을 자랑했더랬죠.

  오지게 놀고 먹방하는 딸램이에요.  체크아웃 후 점심은 한식당 천지에서 갈치구이와 성게미역국을 먹었죠. 

  메뉴를 주문하고 전채로 샐러드와 전복죽이 나왔어요.  전복죽은 고소하고 감칠맛이 났어요.

밑반찬도 어느 것 하나 빠지지 않게 정갈하고  맛있어요.  특히 더덕무침은 최고였어요.

  제주도 먹방의 마지막을 장식했던 한식당 천지의 점심 메뉴를 끝으로 저흰 1시30분 셔틀을 타고 제주공항으로 갔어요.

제주신라호텔 직원분들은 전부 젊고 친절하고 잘생기고 예쁘세요.  한편 생각해보니 나이들고 안 예쁜 사람들은 직원으로

채용이 안되는 건지, 과연 저렇게 젊고 참한 사람들이 정규직일지 궁금해지더군요.  너무 맘에 들었던 제주신라호텔이었지만

젊은 직원분들만 있는 신라호텔의 모습에 마음 한 켠이 아쉬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