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기/<2010.08.21~22일:서울나들이>

전라도댁의 서울나들이(둘째날)

묭롶 2010. 8. 22. 23:30

 

2010.08.22: 호텔->청진동(청진옥 해장국)->광화문->인사동->남산타워->이대->남산->터미널

   서교호텔에서 푹 자고 일어나서 오전 11시가 조금 넘어서 체크아웃을 했다.  전날 술을 마신 탓에 점심은 청진동에서 해장국을 먹기로 했다.  마침 호텔 프런트에서 손님을 기다리고 계시던 택시 기사님께 청진동으로 가는 방법을 여쭤본 후 지하철로 일단 충무로역에서 내려서 지하철 역내에 비치된 다음 로드 뷰전광판에서 맛집을 검색했다.  카테고리를 해장국으로 하자 검색결과가 3곳 정도가 떴는데, 예전에 있던 해장국집들이 재개발이 되면서 큰 건물 1층으로 이사를 한 상태였다.  맛집 중 청진옥이란 곳으로 찾아갔다.  73년 역사를 보유한 이 해장국집은 소 내장에 선지, 콩나물, 시래기를 넣고 푹 끓인 해장국(\6,000)이 주 메뉴였다.

   우리 동거인은 국물이 좋다며 연신 감탄해 마지 않았지만(내장국물이 내장을 시원하게 적신다나 뭐라나.)

정작 나는 내장 특유의 냄새 때문에 어제 먹은 술이 올라오려고 했다.  앞에서 완전 좋아서 먹고 있는데, 불편하게 하기도 그렇고 그냥 입으로 숨쉬며 국물만 겨우 떠먹었다. 

 그나마 다행이도 모듬전(\10,000)은 주문 즉시 부쳐서 내 오는지 따뜻하고 맛있었다. 

 해장을 마친 우리는 걸어서 새로 단장했다는 광화문사거리로 갔다.  광화문 사거리 초입에서 우리를 맞이한 것은 이순신 동상이었다.  늠름한 모습으로 경복궁을 수호하는 듯한 이순신 동상 뒷편으로 북한산이 올려다보였다.  (이순신 동상 아래쪽은 분수인데, 간혹 뉴스에서 어린아이들이 분수를 뛰어다니며 즐거워하는 모습들을 카메라에 담은 곳이 바로 이곳이었다.)

 이순신 동상을 지나 조금 더 위로 올라가니 세종대왕의 동상이 있었고 그 옆으로는 조선왕조 500년 동안의 역사가 흐르는 물 밑에 음각의 돌에 새겨져 있었다.  고종으로부터 태조에 이르는 500년의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니 어느새 우린 경복궁 입구에 다다르게 되었다.

 이날도 전날과 마찬가지로 폭염주의보였는데, 한낮에 해장술과 해장국 한뚝배기를 먹은 우리 동거인이 입구를 바라보고 있다. 

   경복궁 입구를 지키고 있는 호위무사들, 이 더운 날씨에 긴팔, 긴바지, 도포, 수염에 갓신까지 아마 모르긴해도 옷 안에선 땀이 홍수가 났을것 같았다.  그나마 이곳은 그늘이라도 졌는데, 맨 앞쪽 입구에 계신분들은 햇빛이 너무 강렬해서 눈도 제대로 못 뜨고 계셨다. 

<인사동 거리에 있는 부채가게: 예뻐서 찍어봤다>

 광화문에서 안국역을 향해 걷다보니 이정표에 인사동이 표기되어 있었다.  인사동을 지명으로만 듣고 한번도 못 가봐서 인사동쪽으로 발길을 돌렸다.  옛날 물건들과 기념품을 파는 가게들이 많이 있는줄 알았는데, 갤러리와 식당이 기념품 가게 보다 훨 많았다.  골목들은 모두 동동주와 안주거리를 파는 식당들로 들어차 있었고,

꿀타래를 파는 노점도 있었다. 

 인사동에는 기념품 가게도 있었지만, 이렇게 요상하게 생긴 인형을 파는 가게도 있었다.  신기해서 찍어봤다.

(헐, 오른쪽에 카메라로 찍고있는 내가 보인다-짜리몽땅)

 충무로 역에는 각 년도별로 대종상을 수상한 인물들의 사진이 디스플레이되어 있었다.  배우들의 예전 모습을 보니 참 그 시간들이 새록새록 떠오르기도 하고 매 년도의 여우주연상을 비교해보는 재미도 쏠쏠했다.

안타깝게도 2003년도부터 작년까지의 기록물은 아직 디스플레이가 되지 않은 것 같았다.

 ㅎㅎㅎㅎㅎㅎ...인사동에서 지하철을 타고 다시 02번 남산순회버스를 타고 남산타워에 올라왔다.  TV에서만 보았던 열쇠들이 더 이상 걸곳이 없을 정도로 빽빽하게 걸린 채 녹이 슬어가고 있었다.

 남산 타워에서 바라다본 서울 전경

 남산타워 전망대에서 바라 본 서울 정경

남산타워에서 전망대까지는 매표구에서 일인당 \8,000의 티켓을 끊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야했다.

좁은 엘리베이터는 더운 날씨탓에 땀으로 푹 젖은 사람들로 가득차서 숨 쉬기가 힘들었다.  T3은 전망대이고 T4~5?는 원형으로 돌아가는 레스토랑이라고 했다. 

 전망대에서 내려가는 엘리베이터를 타기 위해 계단을 내려오자, 이렇게 벽면에 타일에 글씨와 그림을 그려서 붙이는 이벤트 장소가 있었다.  사람들의 낙서심리를 이용한 상술로 활용한 분은 어떤분인지 존경스러워지더라.  물론 난 돈 주고 절대 저런 건 안한다.  (동거인은 옆에서 우리도 할까?  했지만 안해 하고 빨리 내려가자고 채근했다)

 남산타워 앞에서는 전통무예가 시연되고 있었다.  장검, 쌍검, 장창 등을 이용해 진을 짜고 공격을 하는 등의 무예가 펼쳐졌다.  날씨가 엄청나게 더웠는데, 복색을 갖추고 시연에 열중인 분들이 너무 힘들어보였다.

(내려가면서 보니까 무대 뒷쪽에서 공연이 끝난 분들은 거의 그늘에 앉아있는데 완전 땀에 푹 쩔어보였다)

 다시 05번 명동역으로 가는 버스를 타고 대한극장 앞에 있는 지하도로 내려가서 지하철을 타고 이대로 향했다.   이화여대는 그 역사만큼이나 멋진 건물과 잘 배치된 조형물, 그리고 잘 단장된 정원으로 채워져 있었다.

 물론 이곳을 다니진 않지만, 이화여대 학내를 싸돌아다니면서 캠퍼스의 기운을 느껴보았다.  (우리 동거인은 이화여대는 여대이기 때문에 남자는 들어가면 안된다고 나에게 농담을 했다.  그래서 내가 "그럼 남자교수는?"이랬더니, 울 동거인 왈 교수는 남자가 아니랜다.  헐!!!)

 여러곳을 쏘다닌 끝에 배가 고파진 우리는 유명하다는 남산왕돈가스를 먹으러 갔다.  남산 케이블카 입구에은 여러 곳의 왕돈가스 집이 있었는데, 그중 김치찌개와 옛날 순두부를 함께 하는 원조왕돈가스로 들어갔다.

옛날 순두부(\5,000)와 왕돈가스(\6,500)을 시켰는데 순두부 국물 맛이 시원했고, 왕돈가스는 양만큼 맛도 있었다.

 

 다시 배가 빵빵해진 우리는 집으로 가기 위해 남산을 내려왔다.  헐!!! 열심히 돌아다닌 탓에 7시25분차를 타고 광주 집에 도착하니 밤 11시30분이 되었다.  내일 출근할 일이 슬슬 걱정되기 시작한다. 

이틀동안 정말 너무나 많이 이용했던 1회용 교통카드 발권기, 그전에는 표를 끊고 그걸 출구에서 집어넣으면 끝이었는데, 지금은 탈때마다 카드를 발부받아서 나갈때 보증금을 반납(500원)받아야 했다.  지하철은 하루 6번도 넘게 탈줄 알았다면 그냥 충전식 카드를 사는 건데, 후회가 됐다.(미련하면 손발이 고생한다는)

집에 와서 지갑을 보니 반납받은 보증금 동전이 한주먹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