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기/<2010.08.21~22일:서울나들이>

전라도댁의 서울나들이(8월21일)

묭롶 2010. 8. 22. 23:50

 

2010.08.21: 광주->터미널->상파울루->대학로(연극 클로저관람)->마로니에공원->호텔->홍대입구(벽돌집)->호텔

   2010.08.21 오후 3시에 대학로 아트원씨어터에서 하는 연극 <클로저>를 보기 위해 아침 8시 30분에 광천동 유스퀘어에서 버스를 탔다.  출발 전날, 일찍 들어와서 짐 싸는 것 등을 도와준다던 동거인은 술에 대취해서 늦게 들어온 통에 잠도 설치고 컨디션은 완전 엉망이었다.  버스에서 잠을 좀 자두려고 했는데, 그날따라 잠도 오지 않고 책을 좀 읽었더니 머리가 아파져서 눈만 감고 있었다.

  버스가 서울센트럴 시티에 도착한 시간은 오후 12시였다.  동거인이 사전에 인터넷으로 검색한 '상파울루'에서 점심을 먹기로 해서 우린 지하철을 타고 환승을 해서 대학로에 있는 식당으로 이동했다.  '상파울루'는 브라질 음식을 주로 하는데 점심 런치셋트가 16,500(부가세별도)이고, 저렴한 메인의 가격에 비해 주류나 음료의 가격이 비싼 편이었다(맥주 호가든 9,000 ㄷㄷㄷ). 

 대학로에 있는 브라질 음식 전문점 '상파울루'

 '상파울루'의 입구를 지키고 있던 두꺼비들, 만지면 복을 준다나?

 '상파울루'의 점심 셋트는 스프, 샐러드, 빵, 마늘밥, 스테이크로 구성되어 있었다.  브라질 식 앙파와 파프리카 절임, 브라질 식 콩죽, 피클이 함께 셋팅되었고, 셋팅이 끝나고 첫 번째로 나온 것이 등심 스테이크였다.

 특이한 점은 터키식 화덕에서 구운 고기요리처럼 긴 쇠꼬챙이에 꽂아서 구운 고기, 감자등을 주방장들이 들고 돌아다니며 테이블에 놓인 접시에 올려놓아 준다는 점이다.  등심 스테이크를 먹고 난 후, 마늘등심이 나왔는데 개인적으로 이 요리가 가장 맛있었다. 

   그 다음으론 양념치킨처럼 달콤한 소스가 발라져서 구워진 닭다리가 나왔고, 그 뒤로 꼬챙이에 덩어리로 꿰어서 주워낸 등심요리를 주방장이 와서 직접 썰어서 접시에 놔주었다.  (저녁메뉴는 이런 스테이크류가 무한리필인데, 점심메뉴는 리필이 되지 않는다)  음식을 다 먹고 난 후 후식은 역시 화덕에 꼬챙이로 구워낸 파인애플을 들고 와서 썰어 주었다.  꼬챙이에 꽂힌 요리들을 들고 왔다갔다하는 주방장들을 보는 재미도 쏠쏠했다.  저녁에는 라이브 공연도 하는 듯, 음향시설과 피아노, LP등이 놓여 있었다.  ㅎㅎㅎㅎ 이쪽 동네에서 못 본 메뉴라 계속 종업원들에게 이건 뭐에요? 이건 뭐에요? 라고 묻게 되었다.

  고기와 함께 주문한 호가든 맥주는 달콤한 과일향이 감도는 상큼한 맛이었다.  딱 250ML한잔 나오는 작은병이 9,000이라 아까웠지만, 메인의 양과 질을 따져보면 광주 스테이크 집의 일인분 가격밖에 되지 않았다.

서울은 무조건 비싸다고 생각했는데, 역시 발품을 파니까 싸고 맛있는 곳이 많은 곳이 또 서울이었다.

 <마로니에 공원: 즉흥 공연>

  상파울루에서 점심을 뽀땃하게 먹은 우리는 가방을 끌고 대학로로 들어갔다.  대학로의 수 많은 소극장에서 하는 공연의 티켓을 파는 사람들로 대학로 입구는 혼잡했다.  그 인파를 뚫고 공연장을 향해 이동하면서도 벽과 거리에 붙어있는 각종 홍보물들을 통해 많은 편수의 연극이 대학로 내에서 공연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아트원 씨어터에 2시25분 경에 도착해서 연극 클로저를 (저작권 때문에 사진은 못찍고 팸플릿만 샀다)보고 나오니 5시가 좀 넘어 있었다.  매표소 입구에서 근영양의 싸인을 받겠다고 안가겠다는 동거인을 설득해서 숙소로 가기 위해 나오는 길목에서 마침 즉흥공연이 펼쳐지고 있었다.  KBS에서 60일 동안 일했다는 공연자는 재밌는 입담과 익살스러운 표정, 사람들의 허를 찌르는 말솜씨를 기타연주에 실어 청중을 포복졸도 시켰다.  어찌나 재밌고 웃기던지 한참을 서서 보게 되었다.  대학로에서 지하철 역으로 가기 위해 마로니에 공원을 질러갔는데, 이곳에서도 각종 공연과 전시등이 진행되고 있었다.  이런 문화적인 볼거리, 즐길거리 가 있는 서울이 좀 부러워졌다. 

 오후 6시30분경 우린 홍대입구(주소는 마포)에 있는 서교호텔에 체크인을 했다.  주말이어서 숙소를 구하기가 너무 힘들었다.  난 HMALL 싸이트의 호텔트리스에 유선으로 부탁을 해서 겨우 서교호텔을 잡을 수 있었다.  (주말에는 모텔들이 대실을 하느라고 숙박을 받지 않는다고 해서 별 수 없이 호텔급으로 잡았다)  가격은

스텐다드 더블룸에 \116,000 이었고, 침구와 욕실이 모두 깨끗했다.  호텔트리스에서 신촌쪽에 한 곳을 검색하긴 했는데 (일박에 \89,000) 청결상태가 너무 불량하여 앞 전 투숙객의 흔적을 확인하게 된다는 리플을 보고 웩!해서 깨끗하다는 리플이 달린 서교호텔을 선택하게 되었다. 

   스텐다드 룸이라서 별도의 부대시설을 별로 없었다.  저녁을 인천에 살고 있는 동거인의 절친과 함께 하기로 해서 우린 절친가족(친구, 와이프, 애들 두명)과 함께 절친이 추천한 홍대입구 벽돌집으로 향했다. 

 벽돌집으로 가기위해 사람들이 박실박실한 인파를 뚫고 홍대입구 부근을 걸어가는데, 오토바이 3대가 저쪽에서 달려오는 것이 보였다.  두건을 쓴 머리에 전형적인 오토바이 족의 옷차림을 한 첫 번째로 오토바이를 탄 사람을 보고 난 동거인에게 '헐, 거지같이 입었네'라고 했는데, 울 동거인 왈 "최민순데"라고 말했다.  그래?하고 다시 고개를 돌렸는데, 이미 맨 앞의 오토바이에 탄 최민수는 지나가고 나머지 일행 두 명의 뒤통수만 보였다.  서울와서 하도 별별 사람들을 다 보게되니 그냥 무심히 지나쳤는데, 그 사람이 최민수라니 정녕 여기가 서울이구나 싶었다.

 벽돌집의 주요 메뉴는 벽돌구이였다.  헉! 그런데 원산지가 미국?이다.  미국산 쇠고기가 식당에서 유통되는 건 여기와서 처음 보았다.

 때깔은 괜찮아 보인다.  비록 먹고나서 10년후에 머리에 구멍이 날지도 모르지만, 난 미국산쇠고기가 싫어서

네덜란드산 돼지구이를 먹었다.  양념을 너무 달게해서 고기가 불판에 눌러붙었다.  난 이 집을 맛집이라 추천한 절친이 어떤 근거에서 추천을 했는지 의심스러웠지만, 오랜만에 절친을 만나 너무 즐거워하는 동거인을 보니 그냥 조용히 있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벽돌집을 나온 우리는 호프에서 2차를 하고 다시 호텔로 돌아왔다. 

 

PS: 헐!  이 정도가 맛집이면 우리 집 앞 닭발집도 맛집이다.  닭발을 석쇠에 구워서 그걸 청양고추 양파를 송송 썰어넣은 장에 찍어서 먹으면 얼마나 맛있는데, 암튼. 음식은 우리 동네가 제일 맛있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