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노트/[신]1

베르나르 베르베르 [신]

묭롶 2008. 12. 17. 22:35

 

 나는 이 책을 읽으며 작가가 이 작품을 창작하게 된 첫 출발점이 우리가 전지전능하다고 믿는 '신'이 사실은 불완전한 존재라면?  이라는 의문에서부터였지 않을까 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그 이유는 자신과 닮은 형상으로 만든 '인간'이라는 존재를 통해 '신'은 자신의

불완전함에 대한 해답을 찾으려 했던 것은 아니었을까 라는  판단에서였다. 

  측정할 수 없는 시간동안을 인간을 관찰해 온 '신'이 인간보다 그 위의 존재인 '천사'

들을 통해 얻고자 했던 무언가가 바로 '아에덴 섬'에서 144명의 신후보생들이 펼치는

'Y게임'의 실체가 아니었을까?

  이제 2권까지 나온 이 책을 읽고 나의 판단이 너무 앞서나간 오판일 수도 있겠지만

책을 읽어나가며 작가가 숨겨둔 실마리를 하나씩 찾아나가는 재미는 흥미진진하다.

'신'은 자신과 가장 비슷한 환경에 '신 후보생'들을 놓고 그들이 지상에서 돌봐온 '1호 지구'속의 인간들에 대한 영상을 제공하면서, 또 그와 동시에 '16지구'를 파멸하고 다시금 '17호지구'를 생성하는

경험을 하게 함으로써 아직은 정체를 알 수 없는 무언가를 찾고자 한다.  신 후보생들을 지도하는 '올림푸스의

신'들이 '기다리는 자'는 결국 '신'이 원하는 무언가를 가진 존재일 것이다.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개미』, 『타나타노트』,『천사들의 제국』, 『나무』,『파피용』등을 읽으며 아주 작은 '개미'의 세계에서부터 광활한 우주를 넘어 사후세계 까지도 작품영역으로 하는 그의 상상력에 나는 부러움과

찬탄을 금할 수 없었다.  작가는 작품의 배경인 아에덴 섬을 구성하는 모티브를 서양의 중요한 두 신화인 유대

기독교의 전승과 그리스·로마 신화의 융합에서 찾고 있다.  『신』은 베르나르 베르베르가 그동안의 작품활동을 통해 키워온 상상력의 결집체라고 할 수 있다.  인간세계에서 의사였던 미카엘 팽송은 불의의 비행기사고를 당해『천사들의 제국』에서 세 명의 인간을 윤회의 사슬에서 벗어나도록 도와주는 수호천사가 된다.  『개미』에서 개미연구가였던 에드몽 웰즈는 미카엘 팽송의 지도천사로 등장한데 이어 다시 『신』에서 는 '신'후보로 그와 조우하게 된다.  『타나타노트』에서 영계탐사단의 일원이었던 '라울'역시 그와 같은 '신'후보로 등장하며 『신』이 그 전작들의 연결고리에 있음을 우리에게 알려준다.

  이 책에서는 천사였던 미카엘 팽송이 신이 되기 위한 144명의 후보생과의 경쟁 속에서 일어나는 사건들에 대한 서술을 진행하면서, 한 편으로는 또 한명의 신 후보생인 에드몽 웰즈의 책 「상대적이며 절대적인 지식의

백과사전」을 주석으로 사용하는 특이성을 찾아볼 수 있다.  어찌보면 낯설은 상상력에 어리둥절했던 독자들은

책 속의 책을 통해 작가가 풀어나가는 사건들에 대한 진실성을 얻게 되고, 또 진행되는 서사에 동반된 지식을

습득해 나간다.   이 책에서 '올림푸스의 신'들이 '신 후보생'들을 지도하는 사람으로 나오는 것은 의미심장하다.  그들의 감정표현은 인간 이상으로 솔직하고 폭발적이어서 신후보생들의 감정을 온통 뒤흔드는 역할을 한다.  

아프로디테가 미카엘 팽송에게 최면과도 같은 암시효과를 보이는 것 또한 무언가를 위한 장치가 아니었을까란

생각도 해본다. 

  『신』은 이러한 여러가지 궁금증을 남기고 현재는 2권까지 나왔다.  그 이후의 이야기들이 너무 궁금해서

나는 3권이 나올때까지 그 내용을 이리저리 궁리하게 될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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