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노트/<니체>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묭롶 2010. 3. 26. 15:09

 

  니체는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에서 "신은 죽었다"라고 말하며 신의 죽음 이후의 세상을 살아갈 주체적 인간(초인)의 등장을 기다린다.  인간이 누려갈 영원이라는 시간을 상정해두고 그 안에서 반복적으로 극복되어야 할 '인간'이라는 존재를 설파하는 니체를 두고, 하이데거는 그의 힘의 의지와 영원 회귀 사상이 서구의 형이상학의 정점에 이르렀다고 보았다.  들뢰즈는 이와 다르게 니체의 사상이 서구 형이상학을 해체했다고 보았으며, 데리다는 니체의 잠언들이 가진 비유와 상징들이 수 많은 해석의 가능성(열린)을 갖는다고 보았다. 

 

그에게 과거의 문명(서구의 형이상학)은 모조리 새로 지우고("신은 죽었다") 다시 써야할 대상이다.  그의 영원 회귀 사상은 무한 반복이 아닌, 소멸과 생성의 과정을 거쳐 새로운 창조와 변화가 이뤄지는 공간이지만, 이와 반대로 인류의 정신은 과거로부터 내려온 가치(도덕, 사회체제, 전통, 제도 등)에 의해 규정된 것만을 무한반복하며 주입시킨다.   

 

~요람에 들자마자 사람들은 우리에게 묵직한 말과 가치를 지참금으로 넣어준다.  선과 악.  그 지참금은 이렇게 불리며, 그 지참금 때문에 우리의 삶이 허락된다.  P342 (3부)

 

  그러한 과정 속에서 인간의 정신은 고착화된 가치체계에 종속된 하나의 굴종상태(노예상태)에 처하게 되고, 표출되지 못한 개인의 정신은 '죄의식'이라는 형태로 억압당하게 되었다.  사회제도는 언제나 개인이 감정을 표출하는 것에 죄의식을 느끼게끔 학습시켜 왔다. 

니체는 그런 사회화의 과정을 '공포'가 합리화의 과정을 거쳐 '학문'으로 변환되었다고 말한다. 

 

  최초에 무언가에 명칭을 부여하고 제도를 만든 것은 인간이었으되, (~인간은 자신을 보존하기 위해 우선 사물에다가 가치를 부여했다.  인간은 먼저 사물에다가 그 의미를, 그 인간적 의미를 부여했던 것이다!  그리하여 인간은 자기 스스로를 인간, 즉 평가하는 자라고 부른다.  P100 (1부))

 역으로 인간이 만든 형이상학적 가치들의 수레 바퀴 아래에 놓인 인간들은 갈수록 자괴감과 소외감을 키워갔다.  그 결과 갈수록 중력의 영(니체가 말하는 사람들을 억압하는 모든 형이상학)에 의해 점점 작아지는 인간들과, 그에 비해 엄청나게 커져버린 인간들의 죄의식은 자신들에게 면죄부를 부여해 줄 어떤 절대적인 존재를 필요로 하게 되었는데, 그 대상이 바로 '신', '독재자', '왕' 등이었다. 

 

~군중은 위대한 것, 즉 창조에 대해 거의 알지 못한다. 

 그러나 위대한 일을 연출하는 자들과 그 배우들에 대한 감수성만은 가지고 있다. 

~배우도 정신을 지니고 있지만 그 정신의 양심은 거의 지니고 있지 않다.

  배우는 그로 하여금 더없이 강한 확신이 들게 만드는 것(정치는 포즈다.  제스처만 취해 놓으면 사람들이 알아서 믿어준다.),

 다시 말해 그 자신을 믿게 만드는 것을 언제나 믿는다! 

~그리고 나는 그들 사이에서 가장 사악한 위선, 즉 명령을 내리는 자조차도 봉사하는 자의 덕으로 가장하려는 것을 보았다.  ~그러니 슬프도다.  으뜸가는 주인이 다만 으뜸가는 종복일 뿐이라니!  P300 (3부)

~자신의 정의로움을 과시하기 위해 많은 말을 하는 자라면 누구든 믿지 마라!  ~

~그리고 그들이 착하고 의로운 자들임을 자칭할 때, 잊지마라.  그들이 바리새인이 되는 데 있어서 모자라는 것은 다만 권력뿐이라는 사실을!  P174 (2부)

 

  하지만 그들(절대적인 존재)은 중력의 영(기존의 가치체계)이라는 수레 바퀴를 계속 굴리기 위해 인간의 죄의식을 끊임없이 일깨우고 부추겼으며, '도덕'을 앞세워 인간을 더욱 작은 존재로 만들어갔다. 

 

~뒤집어엎기.  그것이 그에게는 증명을 의미한다.  열광시킴.  그것이 그에게는 설득을

 의미한다.  그리고 피야말로 그에게는 모든 근거들 중에서 최상의 근거다.

  (선거 때면 부는 지역감정과 북한을 이용한 정치공포 조성 등)P86(1부)

 

  니체는 바로 이런 '죽은 신(기존의 형이상학)'이 아닌 주체로서 살아가야 할 '인간(초인)'으로 각성해야만 한다고 부르짖는다.  이 책은 그런 예언자적 존재인 '니체'의 외침이다.   

~인간의 위대함은 그가 다리(橋)일 뿐 목적이 아니라는데 있다. 

인간이 사랑스러울 수 있는 것은 그가 건너가는 존재이며 몰락하는 존재라는 데 있다.  ~

~나는 사랑한다.  인식하기 위해 살며, 언젠가는 초인으로 살아가기 위해

 인식하려는 자를, 이러한 자는 몰락하려고 한다.  p19(1부)

~"모든 신은 죽었다.  이제 우리는 초인이 등장하기를 바란다." 

 이것이 언젠가 찾아올 위대한 정오에 우리의 마지막 의지가 되기를!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P136 (1부)

 

 

에효... 이 책의 1부가 나온게 1883년인데, 세상은 하나도 변하지 않았다.  '시장'은 여전히 잘못된 언론을 사실이라고 믿는 속물인간(말종인간)들로 박실박실하고, 인간들은 자신들의 주체성 보다는 얽메인 상태를 자청하고 있다.  그 결과 '중력의 영'의 수레 바퀴는 새로운 '왕'들이 돌리고 있으며 말종인간들은 그들이 설파하고 강요하는 도덕을 강요당한 채 살아가고 있다. 

 

  이 책을 읽으며 특히 연상되는 한 놈이 있으니, 누군지 다 아실 것이다.  4대강 판다고 온 나라 삽질하고 다니는 놈이다.   니체는 그 놈의 정체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한다.

 

~국가는 가장 냉혹한 괴물들 가운데서 가장 냉혹하다.

  그 괴물은 차갑게 거짓말한다.

~많은 사람들 앞에 덫을 놓고는 그 덫을 국가라고 부른 것은 파괴자들이다.

  그들은 그 덫 위에 한 자루의 칼과 백 가지 욕망을 걸어놓는다. 

~국가는 선과 악에 대한 온갖 말로써 사람들을 속인다.

  국가가 무슨 말을 하든 그것은 거짓말이며,

국가가 무엇을 가지고 있든 그것은 훔친 것이다.  p80~81(1부)

~그들에게 있어서 덕이란 겸손하고 양순하게 되는 것이다. 

그리하여 그들은 늑대를 개로 만들었고,

 인간 자체를 인간 최고의 가축으로 만들었다.  P301 (3부)

 

~인간의 모든 운명 중에서 이 지상의 힘 있는 자들이 또한 동시에

 으뜸가는 인간이 아닌 경우보다 더 가혹한 불행은 없다.

  이런 경우에 모든 것은 거짓이 되고 비뚤어지고 터무니없어진다.

  더군다나 이 힘있는 자들이 최하의 인간이고,

 인간이라기 보다는 오히려 가축(오!!! 가축!!! 쥐!!!)인 경우에,

천민의 값은 점점 더 높이 올라간다. 

 그리하여 마침내 천민의 덕은 이렇게 말하리라.  보라 , 나만이 덕이다! 라고."p430(4부)

 

PS:  아마 요즘 같은 때, 차라투스트라와 같은 자가 '시장'(속물들과 말종인간들이 득실거리는)에 나와 그들의 도덕이 틀렸다고 전파한다면 아마도 금방 잡혀가지 않을까?

(미네르바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