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창자료/북한문학

<북한문학의 이해3권>을 읽고.

묭롶 2008. 12. 23. 15:02

 

 해방이후 북한에서는 1967년 이후 주체사상을 근간으로 한 ‘주체문학’을 항일 혁명 문학을 시원으로

하여 김일성을 영생 무궁토록 칭송하는 수령 영생 문학으로 발전한다.  이는 주체사실주의 문학 발전

과정에서 특출한 지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주체 사실주의의 높은 단계인 선군 혁명 문학의 사상적

기초를 밝히는 문학이다.  항일혁명예술은 유일사상체제의 구체화이며 민족적 형식을 담는 그릇의

역할을 한다.  주체문학의 이론적 핵심 요소는 종자론이 있는데, 이는 북한문학에 있어 전형을

창조하는 결정적 요소가 된다.  북한문학에서 종자란 ‘사상적 알맹이’이며 그 작품의 가치를 규정하는

근본문제가 되고 있다. 이후 1980년대 북한 소설은 현실 주제의 일상생활 속 ‘숨은 영웅’을

형상화한다든지, 애정문제를 본격적으로 다루거나 북한 사회의 관료주의적 속성을 비판하는 등 주체

문예이론의 경직성을 내부적으로 반성하는 모습을 보인다.  하지만 1980년대 후반의 국제정세와

뒤이은 내부적인 시련으로 인해 1990년대의 북한 문학은 1980년대의 문학의 유연성을 확장·발전

시키지 못하고 과거의 주체문예이론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나아간다. 1992년 「주체문학론」이

나오고 나서 북한은 작가에게 ‘당의 주체사상으로 자신을 철저히 무장하며, 오직 주체적문예사상의

요구대로만 창작하는 참된 당의 문예 전사’로서의 역할을 강조하고 있다.  그리하여 1990년 12월에

김정일은 당과 수령의 ‘영원한 동행자’로 작가를 명명하였다.  이것은 주체문학에서의 종자론과

연결되는 개념으로 ‘영원한 동행자’라는 종자는 결국 ‘작가는 당과 운명을 같이 하는 혁명가’라는

의미를 부여하여 이론적인 확대재생산을 꾀한다.  김일성 사후 북한 문학은 3년간의 유훈 통치

기간을 걸쳐 김정일 체제를 공식 출범 시킨다.  김정일 정권 이전부터 북한은 계속된 식량난의

위기와 미국과의 대립으로 인해 발생한 경제 봉쇄로 인해 경제 재건을 위한 기치로 ‘강성대국

건설’을 강조하게 되었고 문학에 있어서도 강성대국문학을 지향하게 되었다.  강성대국문학에는

‘사상중시·총대중시·과학기술중시’라는 세 가지 중심개념이 있다.  이중 ‘사상중시’의 문학은

인민들을 주체사상으로 무장시켜 북한사회의 이념적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것이다.  ‘총대중시’

문학은 선군정치에 대한 문예적 표현으로 ‘총대중시’문학의 핵심은 내부적으로 주체사상으로

똘똘 뭉쳐 북한의 총체적 위기를 극복하고, 외부적으로는 미제국주의의 침략에 대한 공세적

방어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과학기술중시’문학은 오늘날 북한의 심각한 식량난을 간접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이렇듯 2000년대의 북한 문학은 경제봉쇄로 인한 내부적인 위기와 공산주의의

몰락으로 인한 이념적 위기를 이데올로기의 물신성, 즉 정치적인 수단을 통해 극복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북한의 공연예술과 판소리 문화는 남한에서와는 다른 변모의 과정을 겪게 된다.  김일성은

1964년 11월 7일 문화예술 부분 일꾼들 앞에서 행한 연설에서 판소리 음악이 단절되어야 하는

이유를 구체적으로 설명했는데, 판소리가 양반의 노래 곡조라는 점, 듣기 싫은 탁성을 낸다는 점

등이 그 이유였다.  이런 이유로 북한에서는 판소리가 사라지게 되었고, 그 빈자리에는 혁명

가극이라는 새로운 형식의 극 장르가 생겨났다.  혁명가극의 특징으로는 긍정적 인물과 부정적

인물의 극명한 대립의 과정을 통해 긍정적 인물이 승리하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긍정적 인물의

모습에 사회주의 국가가 원하는 전형적인 인물의 모습을 투영하고 있다.  또 다른 특징으로는

 ‘절가’와 ‘방창’을 들 수 있다.  ‘절가’란 노래 가사가 여러 개의 절로 되어 있고, 각 절마다 같은

가락으로 되풀이되는 노래이다.  ‘방창’은 가극을 비롯한 무대예술에서 주인공의 정신세계나 극적

상황, 극 진행을 무대 밖에서 설명하고 보충하는 절가 형식의 노래이다.  북한에서의 창극은 주체

사상에 입각하여 서양의 가극과 차별화를 하기 위해 개인의 문제가 아닌 공동의 문제를 이야기의

주제로 이끌어낸다. 

 

  북한에서의 시문학의 모습은 인민 대중을 혁명과 건설에로 힘있게 불러일으키는 사상적 무기로서의

역할을 원만히 수행하여야한다는 주체 사실주의 문학이론에 비추어 볼 때 서정의 다양성에 관한

문제는 주제나 소재의 다양함에 있기보다는 표현이나 수사의 다양성에 머무를 공산이 크다. 주체

사상에 입각한 주체 사실주의 문학은 북한 시문학의 기본 노선이다.

최근 북한 시문학에 있어 주체 사실주의는 시가 지니고 있는 서정성을 바탕으로 인민들을 교양시켜야

한다는 시 창작 방법론에 의거하여 새롭게 변화하려는 시도를 보이고 있다.

 「주체문학론」이후의 북한 소설은 「주체문학론」내의 ‘소설문학을 시대의 요구에 맞게 발전시켜야

한다’는 소설 창작 방법론에 의거하여 창작이 되었는데, 이는 소설 속에 형상화된 생활을 ‘시대와

사회의 본질이 반영된 전형적인 생활이며 작가의 발견이 깃든 새롭고 특색있는 생활’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주체문학론」이 제시하는 ‘생활’은 너무나 추상적이고 획일화되어 있다.  최근의 북한 소설에

나타난 사건과 인물의 이원적 설정은 교양을 목적으로 앞세운 다양성을 추구하고 있으나 다양성

속에서도 공통적으로 나타난 서사의 이중 구조는 주관적 열망과 실제 생활의 괴리를 표출한다.

이러한 괴리 속에서 북한 소설속의 이념은 스스로를 긍정하면 할수록 현실을 부정하는 모순적

명에 처하게 된다.  북한에서 소설은 조선노동당의 공식적 이데올로기를 대중에게 전달하는 사회적

역할을 하고 있으며, 대중을 당과 국가에 견인․결속시키는 중요한 ‘이데올로기적 국가장치’임을 알 수

있다. 

  「주체문학론」에 나타난 극문학은 1967년 이후 문화예술혁명을 바탕으로 영화 부분으로부터

시작하여 가극혁명으로 이후 연극혁명으로 이루어 졌다.  북한에서 극문학은 혁신의 대상으로

혁신의 과정을 통해 혁명가극과 혁명연극으로 변모하게 된다.  극문학에서 항일 혁명문학을

강조함으로써 나타난 현상은 서사적 경향의 강화와 극 자체보다는 극적인 것에 대한 강조이다. 

극적인 효과를 위해 사용된 극적 장치들로는 립체식무대, 다장면구성, 흐름식무대, 절가와 방창

등이 있다.  북한의 극예술에서 표현되는 ‘사람’은 주체사실주의‘가 말하는 수령․당․대중이

3위일체를 이루는 사회정치적 생명체이다. 북한 극문학에서의 ’극적인 것‘에 대한 치중은 이렇게

형상화된 인물들이 관객에게 어떻게 하면 공감을 일으킬 것인가에 대한 고민의 결과라 할 수 있다.

 

  「주체문학론」에 나타는 아동문학은 북한 내부의 속사정을 짐작케 한다.  주체아동문학론은

새 세대인 어린이들을 혁명위업의 계승자로 보고 사회주의의 전도와 주체혁명위업을 어린이들에게

교양하여 체제 적합한 인간형을 만들어 내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따라서 주체아동문학은 어린이의

타고난 천성을 존중하는 문학이 아니라 어린이의 후천적인 성격형성을 중시하는 문학이다. 

「주체문학론」에 제시된 주체아동문학 창작실천의 주된 내용은 아동시점의 문체와 동심의 구현

문제로 집약된다.  이러한 주체아동문학과 우리 아동문학론의 이질성은 동심, 그 자체의 해석

차이에서부터 비롯된다.  주체아동문학론에서의 동심은 불변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 역사적 환경과

시대적 성격에 따라 달라진다.  그리하여 동심을 파악함에 있어 사회 역사적인 관계 속에서 변화하는

동심을 파악함으로써 사회주의 인간상에 맞는 후천적인 인성의 형성을 그 목적으로 한다. 

  김정일의 「주체문학론」에 의한 문예작품의 전형창조는 ‘로동계급의 수령의 참다운 후계자, 충신과

자의 귀감을 형상적으로 보여줘야 한다’는 원칙 아래, 수령 김일성과 지도자 김정일의 ‘현명한

령도를 따라 당의 로선과 정책을 형상으로 받들고 관철해나가는 당의 문학 당의 영원한 동행자 문학’의

본보기가 되었다.  이로써 주체문학세계에서 이론의 핵심을 수령 김일성 중심에서 수령-후계자인

김정일로 이동시켰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동행자 문학은 혁명의 위업의 대를 이어 완성하기 위해

‘후계자의 결정적 역할’론으로써 김정일 형상의 의의를 강조하여 수령형상문학에 포함시키고 있다. 

이 시기 특색은 당의 정책상 ‘우리 식’을 재강조한 것과, 계속된 경제침체와 체제 위기에 대응하여

사회정치적 생명관에 의한 사상성과 당성을 반영한 작품으로 사회동원의 극대화를 노린 것 등에서

잘 나타난다.

이러한 변화는 사회정치적 생명체론을 문학이론으로 접목하여 「주체문학론」을 내놓고, 거기서

수령형상을 후계자 형상과 문학 일반으로 확장시킴으로써, 모든 작품의 의미를 ‘수령결사옹위’

정신으로 수렴하였고, 이와 같은 문학의 기능을 김일성 사망 이후의 김정일체제 수호로까지 이어갔다. 

  북한 문학에 있어 ‘종자’는 ‘작품의 핵으로서 작가가 말하려는 기본문제가 있고 형의 요소들이

뿌리내릴 바탕이 있는 생활의 사상적 알맹이’로서, 좋은 종자란 ‘고상한 사상성을 구현할 가능성과

지향성’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종자를 고르는 데서 가장 중요한 문제는 ‘생활 속에서 위대한 수령님의

교시와 그 구현인 당 정책의 요구에 맞는 종자를 골라잡는 것’이다.  ‘전형성’의 경우 전형적 인물은

당과 노동계급의 사상을 구현하는 자이다.  동시에 전형적 인물은 생활반영의 진실성과 인식 교양적

기능을 두루 갖추고 있어야 한다.  이는 생활반영의 진실성과 인식 교양적 기능이 바로 당과 노동

계급의 사상 구현과 동의어라는 것을 나타낸다.  북한소설에서 주목되는 것은 개인주의적인 인물형과

이타주의적인 인물형을 대립시켜 ‘우리의식’을 부각시키는 경향이다.  한 명의 ‘영웅’이 아닌 ‘나’를

망각한 ‘우리’가 하나의 사회주의적 전체를 구성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북한의 농촌소설에서

나타나는 경향은 식량문제를 해결해줄 ‘씨앗’의 지킴과 함께 북한 농촌문제의 ‘내부적 요인’을 극복할

인간 종자’ 육성에 대한 것이다.  이전 시대의 ‘땅’ 메타포가 사회주의 국가의 보편적 이상이 북한사회에

구현되고 토착화되는 과정을 문제 삼는 것이었던 것에 반해, ‘씨앗 모티브’는 고립된 일국적 사회주의의

총체적 난관을 극복하기 위한 북한문예학의 독특한 유비 체계로 형성되었음을 볼 수 있다.  여기에서

 ‘씨앗’을 생산량 증대를 위한 ‘품종개량’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시대가 요구하는 사회주의적

인간형의 ‘품성개량’을 뜻하기도 한다.  ‘종자’는 ‘생활의 씨앗’이자 ‘전형적 인물’이다.  그것은 다시

‘종자론’의 ‘종자’, ‘모든 낡은 것에 투쟁하는 새것’에 겹쳐진다.  ‘생활의 정치성’과 ‘정치성과 예술성’의

 결합이라는 주체문예이론의 공식은 바로 이 ‘정치적 인물’에 의해서 그 정당성을 부여받는 것이다. 

이러한 문예정책이 분명히 보여주는 것은 북한이 점차 심화되어가는 식량부족과 도시․농촌 간의 불평등

발전의 심화를 해결하기 위해 점차 ‘내부적 요인’에 눈을 돌리고 있다는 사실이다. 

 

  90년대 후반부터는 ‘선군 정치’가 북한의 핵심 정치 이념으로 제기되는 까닭에 선군 정치의 시대정신을

형상화하는 작품들이 속출한다.  선군 정치는 군대를 중시하고 이를 통해 선대의 혁명위업을 완성해

나가자는 통치 이데올로기를 의미한다.   이는 경제 위기와 체제 모순의 한계를 ‘혁명적인 군인 정신’으로

극복하고자 하는 데 있다.  이러한 선군 혁명 사상을 ‘문학으로 뒷받침하는 것이 바로 선군 혁명 문학이다.

’  선군 혁명 문학은 ‘총대’를 중시하는 선군 정치의 시대정신이 반영된 것이다.  이러한 ‘총대’를 중시하는

특성은 북한의 인용시에서 ‘총대’라는 시어의 빈번한 사용에서 볼 수 있다.  ‘총대’는 총대 정신을

환치하는 개념으로 총대 정신이란 군대를 중시하고 이를 바탕으로 혁명적 동지의식을 발휘해 현 북한의

체제를 결사옹위하자는 굳은 결의를 의미한다.  선군혁명문학은 「주체문학론」이후 북학 시에 나타난

새로운 유형이지만 시속에 김일성․김정일 부자에 대한 우상화 작업을 함께 수행하고 있다는 점에서,

한편으로 선군혁명문학은 이제까지 북한 문학의 왜곡된 ‘전통’이라 할 수 있는 ‘수령 형상 문학’ 연장선에

놓여 있다고 할 수 있다.  김정일의 「주체문학론」간행 이후 90년대 북한 문학에 나타나는 또 다른

주목할 만한 특징은 ‘미제’에 대한 적개심이 강하게 환기된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북한은 자주국방의

대외적 선전과 함께, 대내적으로는 반미사상을 재차 강조하고 있다. 

 

  북한 시에서 자연은 주로 수령예찬과 애국애족의 성취를 충동하는 시적 소재나 배경으로 인식되어 왔다. 

북한 시에서 빈번하게 예찬의 대상이 되는 백두산, 묘향산, 칠보산 등은 감정을 의탁하는 순수한

대상이라기보다는 항일혁명의 유적지라는 역사적 상징공간으로 전형화되어 왔다.  이처럼 오랫동안 북한

시에서 자연은 그 자체로 인간의 정서를 자유롭게 촉발하는 대상이 되지 못하고 혁명성 고취를 위한 공간적

배경 이상의 의미를 띠지는 못하였다.  이러한 이유는 북한 시의 주된 흐름이 서정시적 전통에

놓인다기보다는 사실주의적 서사시의 전통에 놓여있다는 점에서 찾을 수 있다.  북한 시에서는 개인적

서정의 환기보다는 사상을 반드시 내포해야 한다는 점에서 사상예술성의 고양이라는 목적에 부합해야

함을 강조한다.  북한 시에서 서정성을 일반적인 서정이 보이는 내면적인 낭만성이 아닌 공산주의 혁명에

이바지하는 ‘당성, 투쟁성, 격렬성’을 의미한다.  90년대 이후 「주체문학론」은 인용문에서 인간세계를

깊이 있게 드러내는 풍경시의 창작을 적극적으로 권장하고 있다.  풍경시에 대한 천착은 현실사회주의

몰락으로 인해 위기의식이 고조된 북한사회에서 국토애를 통해 자주시대를 확인하려는 의식고취를 위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북한 시가 관심을 갖는 대상은 주체사회주의 건설을 위해서 열심히 일하는 근로자

이면서, 당에 무한하게 충성하는 자이다.  이는  ‘수령’과 ‘충신’이라는 일정한 성격을 거의 획일적으로

묘사한다는 점에서 도식성에 빠진 북한 시의 단면을 보여준다. 

 

  북한 문학 속에 형상화된 ‘어머니’는 크게 두 가지 차원으로 나타난다.  하나는 육체적 생명을 준

생물학적 어머니이며, 다른 하나는 삶의 터전인 ‘조국’과 사회․정치적 생명을 준 ‘당’이라는 이데올로기적

어머니이다.  혈육의 어머니를 시적 대상으로 삼을 때도 그 어머니의 형상에는 반드시 북한의 정치 체제가

지향하는 이데올로기의 영상이 투영되어 있다. 단적으로 말해, 북한 문학에서 혈육의 어머니는 조국과

당과 수령의 매개를 통하지 않고는 독자적인 의미를 갖지 못한다.  이렇듯 북한문학에서 나타난 ‘어머니’의

이미지와 상징은 이데올로기의 색채로 철저히 물들어 있다.  북한에서는 생명을 두 차원으로 분리한다. 

첫째는 부모로부터 받은 육체적 생명이고, 둘째는 당고 수령으로부터 받은 사회․정치적 생명이다. 

‘사회․정치적 생명관은 인간의 육체적 생명은 유한하나’, 사회정치적 생명체로 결속된 인민대중의 생명은

영원하다‘는 종교적. 신비주의 차원으로까지 나아간다.  당과 수령에 대한 절대적 충성을 통해 인민은

영원한 생명을 얻으며, 그러한 인민들로 결속된 조직은 ’영생하는 자주적인 생명력을 지닌 하나의 사회

정치적 생명체‘가 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