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창자료/문예비평

신화비평

묭롶 2008. 10. 27. 11:19

 

1. 신화비평의 개념, 특성에 대해 서술하시오.

 

  신화비평은 원형비평이라고도 하는데 문학을 비평하는데 있어 신화의 원형을 찾아내어,

작가들에 의해 그것이 어떻게 재현, 재창조되어 있는가를 연구하는 방법이다. 문학은

현실세계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으며, 작가의 눈을 통해 투영된 현실세계의 모습은

작가 자신의 순수한 상상력에 의존한 것이 아니라 과거로부터 현재를 살아온 사람들의

무의식이 반영된 것이다.  신화비평에서는 그러한 무의식의 원형을 신화에서 찾고 있다.

 프랑스에서의 신화비평은 1960년대의 ‘신비평’논쟁에서부터 기인한다.  프랑스 신비평의

흐름에 주도적인 역할을 했던 바슐라르 이후 여러 갈래로 나뉘어진 ‘신비평’의 이론을

받아들이면서 이에 대한 약점을 보완한 사람이 뒤랑이다.  뒤랑은 서로 상충하는

여러 비평의 갈래들을 포괄하여 거시적인 안목에서 문학을 비평할 수 있는 방법론으로

‘신화비평’을 창안한다. 

  영국에서 신화비평은 19세기말과 20세기 초에 케임브리지 대학을 중심으로 한

인류학파의 괄목할 만한 연구성과에서 자극을 받아 일어났다.  대표적 인물은 『

황금의 가지』의 저자로 유명한 제임스 프레이저였다.  그는 신화를 구성하는 힘이

동서고금의 인간의 공통된 기능이라는 생각과 초개인적 사회와 우주와의 의미있는

대화를 위한 형식적 행위, 즉 제식이 말의 형태를 취한 것이 곧 신화라고 생각한다. 

이런 그의 생각은 프로이드의 심리학과 더불어 현대 신화학에 영향을 미쳤다. 

이후 융의 <원형 무의식>에 관한 이론은 신화학에 대한 이론적 근거가 된다. 

뒤랑은 신화와 상상력을 중시하는 새로운 문학비평 이론을 창안했는데 이 새로운

방법론이 바로 신화비평이다.  이러한 신화비평은 노드롭 프라이에 이르러 체계적으로

정립되기에 이른다. 뒤랑과 노드롭 프라이가 문학에 있어 신화를 원형으로 보는 것은

공통점이 있지만, 뒤랑이 신화비평을 신비평의 여러 갈래를 통합하려는 방법론으로

채택한 반면 프라이는 신화비평을 통해 개개의 문학 속에 숨어 있는 내재성을 찾는 데

주력한다.  이렇듯 뒤랑의 신화비평은 프라이가 발전시킨 ‘신화비평(mytheriticism)과는

구분되는 개념으로 여기에서는 뒤랑과 프라이의 신화비평을 각각 기술해보겠다. 

 <뒤랑의 신화비평>

  문학은 현실세계와 밀접하게 관련을 맺고 있다.  그 본질적인 특성으로 인해 어떠한

비평가도 해석학적인 ‘선이해(先理解)로부터 완전히 자유롭지 못하다.  바로 이 지점에서

전통적 비평의 비극이 시작된다.  오늘날 전통적 비평에 대한 평가가 긍정적이지 못한

이유는 전통적 비평이 독자의 정신적 자유와 창조성을 억압하고 고전적 세계관의

이데올로기를 지나치게 추종하고 있음에 기인한다.  20세기에 들어와 전통 비평을

뒷받침해주던 고전적 세계관이 흔들리기 시작하면서 프랑스 문학비평계에서는

새로운 세계관을 수용한 ’신비평‘의 흐름이 발견된다.  프랑스의 ’신비평‘은 1960년대의

’신비평 논쟁‘때 형성된 용어로서 실증주의 비평, 대학비평이라고도 불렸던 구비평에 대항해

형성된 새로운 비평들의 총칭으로 사용된 개념이다. 구비평은 ’작품은 작가의 반영이다‘라며,

작품이 작가의 전기적 삶과 그의 의도적 소산이라고 말한다.  그래서 구비평에서 비평가의

임무는 작품 속에 존재하는 하나의 진실을 재발견하는 것이고 비평가는 작품이 말하는 바를

’그대로 옮겨야‘한다고 주장한다.  ’신비평‘은 이와 반대로 비평가의 역할이 단지 작품 바깥에

존재하는 관찰자로서가 아니라 적극적인 참여자로서 ’비평의 모험‘속으로 과감히 뛰어들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프랑스 문학비평의 영역에서 신비평의 큰 변화를 주도한 가장 중요한

인물이 바슐라르라는 견해는 오늘날 통설로 자리 잡았다.  이 철학자는 과거 랑송제자들의

강력한 영향 하에서 경직되어 있던 프랑스 문학계에 ’몽상의 권리‘를 회복시켜 줌으로서,

작품의 해석 혹은 감상에 있어 자유와 창조성의 중요성을 일깨워 주었다.  바슐라르 이후

만발한 신비평의 여러 갈래들에 대해서 뒤랑은 한편으로는 그들의 비평적 입장을 수용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그들의 약점을 극복하고자 한다.  뒤랑은 기존의 신비평들이 고전적 세계관의

유산인 이원론이나 환원주의로부터 완전히 벗어나지 못하고 있음을 지적한다.  비평가들이

작품을 ’심리학적 요소‘와 ’사회학적 요소‘로 분리하여 설명하려 하기 때문에 두 요인 간에

긴장과 충돌이 발생한다.  하지만 뒤랑은 개인의 심리와 사회 환경 사이에는 끊임없는 교환이

존재함을 역설함으로써 두 요인이 함께 공존하고 있음을 주장한다. 

  신화와 문학작품의 연속성을 토대로 삼아 뒤랑이 제시하는 비평이 바로 ‘신화비평’이다. 

그는 『신화적 형체와 작품의 얼굴』의 결론에서 신화비평은 본질 직관(Wesenschau)으로

내재해 있는 신화적 이야기에 그 이해 과정의 초점을 맞추는 문학 혹은 예술의 비평방법이라고

말한다.  뒤랑은 모든 작품의 원동력으로 작용하는 것이 신화라고 주장한다.  그는 “신화비평은

그동안 비생산적으로 대치해왔던 문학과 예술의 다양한 비평들, 구비평과 신비평 사이의

건설적인 종합을 지향하는 방법이다.”라고 말하며 신화비평을 통해 그동안 첨예하게 갈등을

빚어오던 비평 방법들을 화해시키고 연합시키길 원했다.  또한 그는 작품을 유기적 전체성

속에서 검토할 것을 요구한다.  그래서 그의 이러한 요구를 모두 충족시키는 ‘종합적인

비평’으로서 신화비평을 창안했다.  신화비평은 여러 비평 방법론들의 상호 적대적인 모든 요소들을

신화라는 개념으로 집중시킨다.  신화비평에서 비평의 첫째 목표는 작품에 내재해 있는 신화를

식별하는 일이다.  신화의 역동성은 끊임없이 이야기를 창조해낸다.  그 역동성 속에서 신화는

작품의 모델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그래서 문학작품은 신화의 ‘파생(derivation)’이라 말할 수 있다. 

작가는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주도 신화의 신화소들을 포착하여, 이들을 작품의 시간과 공간

속에서 구체화한다.  그런데 작가는 자신의 작품에서 모델로 삼은 이상적인 신화를 쇄신 혹은

재창조한다.  따라서 작품은 항상 새로움을 소유하게 되는 것이다. 

 <프라이의 신화비평>

  노드롭 프라이는 우리들의 문학, 또는 넓게 문학의 역사를 되돌아보면 문학은 신화의 뒤를

추적해 왔다고 본다.  다시 말해서 인간의 상상력은 신화에 대해서 문학이 구체화시켜 왔다. 

신화는 매개인 또는 고대인의 집단적 정신 상태가 구체적으로 외부의 사상에 투시된 것을

가리키는데, 프라이는 ‘외부의 사상에 투시된 것’을 문학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신화를 추구하는 것은 인간의 상상적 활동과도 상통되는 것이며 따라서 인간 정신의 고양이

되기도 한다.  그래서 프라이는 “과거의 문화란 인류의 기억만이 아니라 우리들의 잠재된

생활이므로 이를 연구하면 인식의 場, 즉 우리들의 과거가 아닌 현재 생활의 문화적 형태를

전부 알게 되는 발견의 場에 이르게 된다.”고 강조한다.  N.프라이는 『비평의 해부』에서

융의 학설에 따라 신화의 원형적 패턴을 삶과 죽음의 재생이라고 하는 순환형식에서 찾고,

여기에서 순환운동의 여러 형식을 찾아냈다.  그는 자연의 현상이나 인간의 생활 상태에서

볼 수 있는 순환의 여러 형식을 문학상의 여러 원형에 견주어 보려고 했다.  노드롭 프라이는

계절의 순환, 물의순환, 인간의 생애의 단계 등에 관심을 갖고 이러한 순환 형식을 체계화했다. 

프라이의 순환형식에 의한 체계화는 다음의 네 가지 플롯의 유형으로 분류될 수 있다.

  ① 하루가 지나서 동이 틀 무렵, 계절로는 봄, 인생으로는 청년기

     : 문학에서 말한다면 행복한 결말을 향하여 나아가는 희극적 운동의 원형임

       봄의 미토스인 희극은 방해꾼과 마지막발견, 화합의 장면을 통해 새로운 사회에 대한 갈망의

       고조를 유도한다.

   ② 해가 중천에 뜰 무렵, 계절로는 여름, 인생으로는 장년기

      : 문학에서 말한다면 로망스에 해당된다.  로망스의 미토스는 주인공의 모험을 담은 신화가

        기본구조이다.  이 단계에서는 위험한 여행과 준비단계의 작은 모험들이 있고 생명을 건

        투쟁이 따르며 주인공의 개선으로 끝남.

   ③ 해가 질 무렵, 계절로는 겨울, 인생으로는 노년기

      : 문학상으로는 비극이라고 할 수 있다.  이 단계에서 비극은 개인의 고립이나 파멸을 다룬다.

   ④ 그 후에 오는 밤의 암흑, 계절로는 겨울, 인생으로는 죽음의 상태

      : 문학상으로는 풍자와 아이러니에 해당된다.

        그는 등장인물에 따른 서사양식의 유형을 다음과 같이 분류한다.

   ① 등장인물이 보통사람의 경우보다 절대적으로 우월한 경우(신화단계)

   ② 주인공이 보통 사람보다 우월하고 환경이나 타인들보다 우월한 경우

      (중세 이전의 문학 <로망스>의 세계)

   ③ 주인공이 타인보다 조금 우월하지만 환경에 지는 경우(르네상스 시대의 문학)

   ④ 주인공이 우리와 같은 인물로서 타인이나 환경보다 우월하지 못한 경우

      (18세기와 19세기 코메디와 사실주의 문학<하위모방>의 단계)

   ⑤ 주인공이 우리보다 열등한 경우(최근 백년동안의 문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