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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스토리텔링'이란 무엇인가?]

묭롶 2008. 10. 27. 11:07

 

『디지털 스토리텔링이란 무엇인가?』


 


  디지털 스토리텔링이란 무엇인가?  라는 물음에서 출발하여 실제 디지털 스토리텔링이 주로 사용되고 있는 영화와 게임을

중심으로 그 내용을 살펴보았습니다.  웹 뮤지엄 스토리텔링과 브랜드 아이덴티티 스토리텔링, 웹 CF, CMC, 디지털 에듀테인먼트 스토리텔링에 대해서는 리포트 분량 상 싣지 못했습니다.


1. 디지털 스토리텔링이란 무엇인가?

  디지털 스토리텔링(Digital Storytelling)이라는 신조어는 1995년 미국 콜로라도에서 열린 ‘디지털 스토리텔링 페스티벌’을

계기로 알려지기 시작했다.  현재 디지털 스토리텔링은 예술과 문학, 전자공학, 미디어, 경영학 등 거의 모든 요소에 적용되어

진다.  

  디지털 스토리텔링이란 디지털 기술을 매체 환경 또는 표현수단으로 수용하여 이루어지는 스토리텔링이다.  즉 과거로부터

있어왔던 스토리텔링이 활자매체가 아닌 디지털을 그 표현매체로 활용한다는 뜻이 된다.  그래서 활자매체와 영상매체로

분류되었던 이전과는 달리 영화나 애니메이션까지도 넓은 의미의 디지털 스토리텔링에 포함시킬 수 있다. 

  그렇다면 이전의 스토리텔링에 디지털이 결합하면서 가능하게 된 것들은 무엇일까?  그것은 활자매체에 매어 있던

스토리텔링에 ‘디지털’이 가지고 있는 특성인 ‘상호작용성’과 ‘조작가능성’을 부여했다는 데 있다.  거시적인 관점에서 볼 때

디지털 스토리텔링은 오래전부터 인류가 가지고 있었던 자유로운 사고 체계로의 회귀를 위한 인류의 오랜 노력의 결과물이다. 

활자매체에서 표현에 한계를 느꼈던 ‘이야기(스토리)’들은 ‘디지털’이라는 새로운 표현수단을 통해 서사와 이미지, 동영상과

상호 작용성이 통합되어 완벽한 몰입의 허구적 구성틀을 창출해냄으로써 인류에게 ‘새로운 상상력’으로서의 ‘스토리텔링’을

가능하게 한다. 

  디지털 스토리텔링은 통해 만들어진 디지털 콘텐츠는 아래와 같은 특징을 갖는다.

① 선별적 접근 가능성

검색어 등을 사용하여 즉시 검색해 볼 수 있다.

② 완전 복제 가능성

정보의 누락 없이 완벽한 복제를 무한 반복할 수 있다.

③ 조작 가능성

특별한 물리적 제약 없이 정보를 쉽게 조작과 변환할 수 있다.

상호작용성

미디어와 사용자, 또는 미디어와 미디어 사이에 여러 형태의 상호 작용이 가능하다.

네트워크성

유무선 연결망을 통해 연결된 전 지구적인 네트워크에 영향을 받고 있다.

복합성

문자, 사운드, 영상 등 여러 가지 형태의 정보가 복합되어 하나를 이루고 있다.

   이러한 디지털 스토리텔링은 과거로부터 있어온 이야기들이 어느 날 갑자기 디지털이라는 매체를 만나 우리 앞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아니었다.  이미 20세기 후반에 나타난 포스트모더니즘은 ‘능동적인 독서 행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는

활자문학이 가지고 있던 ‘상호텍스트성’의 한계에 대한 방법론적 의미를 갖는다는 점에서 ‘디지털’이라는 매체가 나타나기

이전이었음에도 인류의 사고 속에는 ‘디지털’이라는 매체가 태동될 수 있는 잠재 가능성을 가지고 있었던 것으로 보여 진다. 

20세기 후반 이러한 생각을 현실화시켜서 이전의 어떤 이야기 기술도 가능하지 않았던 상상력의 자유를 열러 놓은 것이 바로

디지털 스토리텔링이다.

  디지털 스토리텔링은 서사와 그림과 동영상을 통합한 기존의 전통적인 스토리텔링에 다시 컴퓨터 통신기술을 이용한

상호작용성을 통합시킨다.  여기에서 발생하는 독자와 이야기의 양방향성, 구성되는 이야기의 비선형성, 이용되는 정보의

복합성은 혁명적인 허구적 공간을 창출한다.  디지털 스토리텔링의 허구적 공간 속에서는 독자의 분신인 아바타 내지는 ID가

독자의 행동을 대신하여 해석과 항해, 쓰기를 행하며 이로 인해 독자는 이전의 이야기로서는 힘들었던 강력한 몰입을 느끼게 된다. 

  디지털 스토리텔링은 세 가지 사회적 조건을 갖는다.  첫째, 디지털 스토리텔링은 이야기 예술을 넘어 콘텐츠 산업 전체에

적용된다.  정보화 시대의 스토리는 영화나 소설 같은 좁은 의미의 이야기 예술을 넘어 거의 모든 디지털 콘텐츠로 확산된다. 

상품들의 홍수 속에서 자신의 브랜드 이미지를 기억시키기 위한 브랜드 스토리텔링, 웹 커뮤니티를 창조하고 운영하기 위한

컴퓨터 매개 커뮤니케이션(CMC), 전시 공간 속에 생기를 더하는 테마파크 스토리텔링과 웹 뮤지엄 스토리텔링, 기업 이미지

스토리텔링 등이 그 예이다.  둘째, 디지털 스토리텔링은 집합 지능(Collective Intelligence)에 의해 창작된다.  정보화 시대의

디지털 스토리텔링은 단일한 작가, 단일한 등장인물, 단일한 화자의 통일된 목소리와 결별한다.  디지털 스토리텔링은 주어지는

이야기부터 여러 명의 개발자들에 의해 개발되며 무수히 많은 사용자들의 참여로 완성된다.  셋째, 디지털스토리텔링은 디지털

사회의 인간화와 민주화를 추구한다.  디지털스토리텔링에서는 수많은 디지털 자아들이 자신들의 취향에 맞는 사람들과

연대하여 함께 새로운 스토리를 창조한다.  이러한 연대와 창조는 자칫 배금주의와 물질만능주의, 말초적 욕망이 지배하는

정보의 사막이 될 수도 있는 디지털 사회에 강력한 길항작용을 한다.  인류가 오랜 노력 끝에 도달한 정보화 사회는 디지털

스토리텔링과 더불어 비로소 피와 살과 영혼이 있는 인간의 사회, 더 민주화된 사회로 발전해갈 것이다.

 디지털 스토리텔링은 크게 엔터테인먼트 스토리텔링과 인포메이션 스토리텔링으로 나눌 수 있다.

  1) 엔터테인먼트 스토리텔링

     ①엔터테인먼트 스토리텔링은 디지털 스토리텔링 중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디지털

       콘텐츠들을 주로 제작하는 스토리텔링으로 디지털 영화, 디지털 애니메이션, 컴퓨터

       게임, 디지털 방송, 디지털 음악, 디지털 출판 등이 여기에 해당된다. 

     ②엔터테인먼트 스토리텔링을 통해 제작되는 디지털 콘텐츠들은 B2C(Business to

       Customer)적인 성격이 강한데, 이는 대부분의 디지털 콘텐츠들이 상품화-> 소비의

       구조를 거치기 때문이다.

     ③엔터테인먼트 스토리텔링에서의 이야기는 주어진 이야기가 고정된 형태로 일방적

       으로 독자에게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독자와의 상호 작용을 통한 유동성을 가지게 된다. 

  2) 인포메이션 스토리텔링

     ①인포메이션 스토리텔링은 주어진 정보를 바탕으로 이를 가공, 배치, 편집, 디자인

       하는 과정을 거치는 스토리텔링으로 디지털 광고, 브랜드 이미지, e-러닝, 디지털

       박물관, 컴퓨터 매개 커뮤니케이션 기반의 커뮤니티(CMC), 디지털 다큐멘터리,

       디지털 자서전 등이 여기에 해당된다.  엔터테인먼트 스토리텔링이 허구적인

       이야기를 창조하는 것에 비해 인포메이션 스토리텔링은 현실을 바탕으로 논픽션적인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따라서 인포메이션 스토리텔링에서는 주어진 정보를  스토리로 엮어 내는 편집적인 성격이 강하게 부각된다. 

     ②인포메이션 스토리텔링은 엔터테인먼트 스토리텔링에 비해 소비적인 성격이 강하게 부각되지는 않는다.

     ③인포메이션 스토리텔링은 기본적으로 정보의 전달이 콘텐츠의 기본 목표가 되기

        때문에 수용자의 인지 모델을 위한 연구가 필요하다.  정보의 전달과 학습을 통해

        수용자의 자발적인 동기를 유도하거나, 제공한 지식을 통한 수용자의 수용의

        과정은 인포메이션 스토리텔링의 중요한 요소가 된다. 

     ④인포메이션 스토리텔링에서는 정보의 전달과 더불어 정보의 선별이 중요해진다.

        그 이유는 인포메이션 스토리텔링은 필요한 정보를 사용자 중심으로 디자인해서

        가공해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기 때문이다. 


2. 디지털 스토리텔링의 핵심, 허구적 공간

 「리니지2」와「파이널 판타지10」, 「뮤」, 「디아블로2」등의 RPG게임 또는 MMORPG게임에서의 공간의 구성은 판타지

소설 작가인 톨킨(「반지의 제왕」의 작가)의 그것을 계승한 것으로 보인다.  이것은 무수한 소설 중에 유독 톨킨의 작품만이

게임의 이야기 디자인에 심대한 영향을 미쳤던 세 가지 이유를 암시해 준다.

  첫째, 톨킨은 ‘제2의 천지 창조’라고 불릴 만큼 방대한 ‘허구적 공간’을 고안했다.  톨킨의 허구적 공간은 양적으로 방대할

뿐만 아니라 질적으로도 우수하다.  그리고 톨킨의 소설은 디지털 스토리텔링과 같은 새로운 이야기를 갈망하는 독자들에게는

완벽한 영감의 원천이 되었다.  톨킨의 소설은 형식적인 담화에서는 전통적 스토리텔링이었지만, 보다 심층적인 스토리에서는

디지털 스토리텔링이었던 것이다. 

  둘째, 톨킨은 이러한 허구적 공간 안에 강력한 서사 잠재력을 가진 캐릭터를 창조했다.  허구적 공간은 캐릭터, 장소, 아이템,

배경 이야기라는 4대 구성요소로 이루어지는데 이 가운데 가장 중요한 요소는 캐릭터이다.  캐릭터는 모든 에피소드의

주체이며 테마의 구현자이기 때문이다.  톨킨이 창조한 캐릭터는 ①확고한 이야기 가치와 ②그것의 의미 있는 변화,

③은유적 복합성을 고루 갖춘 매혹적인 존재들로서 디지털 스토리텔링 시대에 수많은 모방과 변형을 낳은 창조적 원형이 되었다. 

  마지막으로 톨킨은 허구적 공간을 구성할 수 있는 모든 요소들, 즉 캐릭터와 지형과 배경 이야기의 방대한 구상에 성공했다. 

그리고 그는 생생한 캐릭터 디자인을 중심으로 이 방대한 이야기를 권력을 둘러싼 스토리 밸류의 주도적 아이디어로

정리함으로써 스토리 밸류 속에서 변화해 가는 캐릭터의 모습에서 관객들이 잠시도 눈을 뗄 수 없게 만들었다. 

  『반지의 제왕』이 스토리 밸류의 허구적 공간 속에서 독자들의 강렬한 몰입을 이끌어 냈던 것과 마찬가지로 영화와 게임의

작법은 독자의 시선을 매어 둘만한 강한 서사 잠재력을 가진 상황의 가정을 창작의 출발점으로 삼고 있다.  그렇게 하기 위해

영화와 게임은 우연성을 증대시키는 공간의 스토리텔링을 진행한다.  시간의 스토리텔링은 현실의 복잡한 경험들을 ‘시작과

중간과 끝’의 시간적 원리에 따라 일기 쉽고 전달 가능한 줄거리로 통합한다.    인간은 내면의 시간의식을 통해 인식되는

경험의 유일성에서 자아의 자기 동일성을 발견한다.  이와 같이 시간의식이 경험을 자아로 되돌리는 통합 작용을 한다면

공간의식은 자아를 세계 속에 이치 지우는 표상작용을 한다.  그래서 상상력의 공간적 전개는 자기 안에 미처 통합되지 않는

난해한 표상들을 증대시키며 우연성을 증대시키며, 이로 인해 독자는 시간의 스토리텔링에서 보다 더 핍진한 재미와 절박한

실감과 강한 감동을 느끼게 된다. 

  이러한 공간의 스토리텔링의 허구적 공간 속에서 상황과 캐릭터와 맵과 배경 이야기는 각각 독립하여 허구적 공간을

구성하는 것이 아니라 상호아이 함축하고 있는 우연성을 순차적으로 발전시키고 연결시키고 계열화하면서 스스로를 만들어 간다.  즉 사용자는 상황에 함축되어 있는 우연성을 캐릭터에서 발견하고 맵에서 특정한 사건으로 구현하며 배경 이야기에서 완전한

서사적 의미를 획득하는 것이다. 


  3. 컴퓨터 게임에 적용된 디지털 스토리텔링

  디지털 미디어 시대에 이용자는 콘텐츠의 수신자에 그치지 않고 스스로 콘텐츠의 제공자 역할을 하며, 나아가 콘텐츠의 내용

자체를 조작하고 변경할 수 있다.  이러한 상호작용성은 인간의 표현 방식, 특히 스토리텔링 방식에 채택되어 디지털 기술의

역동적인 측면을 의미화 구조와 통합함으로써 서사의 표현 범위는 물론 나아가 서사 범위 자체를 확대하고 있다.  흔히 디지털

미디어의 주요 특징으로 상호작용성, 네트워크성, 복합성 등을 말한다.  디지털 미디어가 갖는 위와 같은 특징들은 기존의

미디어 수용 패러다임을 전환하는 것일 뿐만 아니라 미디어 갖고 있는 콘텐츠의 내용과 형식에도 영향을 주는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자넷 호로비츠 머레이(Janet Horowitz Murray)는 새로운 표현 양식을 가능하게 하는 디지털 미디어의 특징을

과정적(procedural), 참여적(participatory), 공간적(spatial), 백과사전적(encyclopedic)속성으로 정리한 바 있다. 

머레이는 이러한 디지털 미디어의 속성 중, 참여적 속성은 상호 작용적 측면을, 그리고 나머지 두 개의 속성은 사이버스페이스의

몰입적인 측면을 의비한다고 보여, 이들 속성이 독자적으로 또는 서로 연관되어 디지털 미디어를 강력한 표현매체로 만든다고

말했다. 

  컴퓨터 게임에서는 디지털 콘텐츠에서의 상호작용성과 같은 단순히 이용자와 메시지 간의 상호 작용이라는 구분보다 더

세분화된 상호작용성의 유형화가 요구된다.

  디지털 콘텐츠의 상호 작용성 유형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유형

내용

미디어 콘텐츠의 검색 및 선택 가능성

이용자가 자신의 관심도와 필요에 따라 콘텐츠를 취사선택할 수 있고 콘텐츠가 제시되는 시간의 길이나 순서를 조절할 수 있는 등 이용자가 어떤 내용을, 언제, 어떻게 전달받을지에 대해 능동적으로 선택하고 결정할 수 있는 가능성.

미디어 내용에 대한 조작 및 통제 가능성

하이퍼텍스트 유형 서사에서의 상호작용

서사의 전개 과정에서 이용자에게 이야기의 분기점을 통해 일련의 선택들을 제공함으로써 서사의 내용을 통제할 수 있는 가능성.

가상현실 유형 서사에서의 상호작용

미디어를 통해 조성된 가상현실에서 이용자가 매개된 환경을 조작하고 변화를 가함으로써 허구적 세계를 구성할 수 있는 가능성.

이용자 간의 상호

 교류성

송신자와 수진자의 정보 전달이 단순히 전달을 위한 연결이 아니라 보다 동등한 관계로 쌍방향적인 교류를 할 수 있는 가능성.  쌍방향성은 물론 상호연결성의 의미도 포함한다.

  상호작용성으로 인한 컴퓨터 게임의 텍스트적 특징으로는 흔히 다양한 대상물로 이루어진 계열체적 구조, 공간적 구성

등이 논의된다.  먼저 계열체적 특징은 컴퓨터 게임에서는 이야기 요소들이 이용자의 조합을 기다리는 상태로 제시됨으로써

이야기를 구성할 수 있는 일련의 가능성으로만 존재하며, 이를 이야기로 구체화하는 것은 이용자의 상호작용행위임을 의미한다.  여기에서 텍스톤(texton), 스크립톤(scripton) 개념의 필요성이 제기되는데, 텍스톤은 심층 구조이자 이용자에게 선택될 수 있는

텍스트의 기본 원료이며, 스크립톤은 개별적인 이용자들에 의해 선택된 텍스톤들의 모든 가능한 조합 혹인 이용자에 의해

생성된 텍스트라 할 수 있다.  즉 컴퓨터 게임에서 텍스톤은 잠재태로 존재하다 이용자에 의해 선택되거나 조작이 가해지면

그때 서사적으로 의미를 갖게 되고 이야기가 표면화되는 것이다.  결국 컴퓨터 게임 텍스트는 이러한 잠재적인 이야기

요소들의 계열체적 구성체로 이용자의 선택에 따라 다양한 이야기로 만들어질 수 있다. 그래서 컴퓨터 게임에서 실제

이용자들이 체험하는 이야기, 즉 통합체는 제각기 다른 것이며 이야기에 대한 체험의 방식도 객관적인 것이 아니라

주관적인 형태의 것이 된다.  또한 컴퓨터 게임에서 이용자는 허구적 세계를 돌아다니며 매개된 환경을 조작함으로써

이야기를 구성하게 된다.  여기에서 이용자의 이동 행위가 없으면 이야기는 표면화되지 않으며 또 진척되지 않는다. 

  기존 스토리텔링의 차원에서는 서술자, 시점, 시간성의 문제가 중시되었다.  하지만 컴퓨터 게임의 스토리텔링에서는

공간적 특징을 강조할 뿐만 아니라 실시간으로 이야기를 구성해 가는 실제 이용자의 상호작용을 염두에 둔다.  특히

이들 컴퓨터 게임은 사건의 결과를 지켜보는 수용자를 갖는 전통적인 서사들과는 달리 사건을 일으키는 행위의 주체들을 갖는다.  「디아블로2」, 「워크래프트3」에서 구성되는 이야기가 지닌 현재적 특징은 전통적인 서사에서 시도되어 온 이중의

시간성에 기반한 스토리텔링 양식을 무용화시키는 대신 새로운 스토리텔링 양식을 드러내 준다.

         ◆ 컴퓨터 게임과 전통적 내러티브의 스토리텔링의 차이

 

컴퓨터 게임

전통적인 서사

사건의 발생

현재

과거

사건 발생 시간과

서술 시간의 차이

말해지는 시간과 사건 �생

시간이 동일

말해지는 시간과 사건 발생

시간이 분리

시퀀스의 특징

유동적인 시퀀스

고정된 시퀀스

서술 속도

고정된 서술 속도

변화 가능한 속도

주요 담화 유형

묘사

서술

  「디아블로2」, 「워크래프트3」에서 이용자는 허구적 세계를 돌아다니며 매개된 환경을 조작함으로써 이야기를 구성하게 된다.  즉 「디아블로2」, 「워크래프트3」에서 이야기의 진행은 시간의 흐름이 아니라 공간의 연결에 의한 것으로, 이용자는

게임에서 주어진 공간들을 탐색하고 다음 공간으로 이동함으로써 이야기를 확장해 가는 것이다. 

  컴퓨터 게임의 이야기 구조 속에서 이용자는 공간을 자유롭게 배회하여 사건들을 만들어 낼 수 있으며 그 사건들 간의

연결을 임의대로 조정함으로써 다양한 하부 이야기를 만들어 낼 수 있다.  다양한 위성 플롯의 가능성을 열어 두어 이용자의

선택을 반영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선택이 중심 플롯의 전환을 가능하게 하거나 전체 이야기의 흐름을 바꾸지는 못한다. 

 이야기의 중심 플롯은 유지하되 주변 이야기들에서 계속 내용의 전환을 허용함으로써 전체 이야기의 내용이 다양한 변형

가능성을 갖게 된다.  이는 디지털 서사에서 다양한 위성 플롯을 통해 상호작용성을 허용할 뿐만 아니라 동시에 중심 플롯의

강제를 통해 서사성을 확보함으로써 컴퓨터 게임에서 상호작용성과 서사성의 타협양상을 보여 주는 것이기도 하다. 

  컴퓨터 게임에서 이용자의 행위와 묘사는 이루어지지만 전통적인 서사에서와 같은 서술은 이루어지지 않는다.  이는 이용자의

행위에 의해 생산된 시퀀스가 이야기로 간주되거나 이야기로 재생산될 수는 있어도 서술 행위 자체는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더욱이 컴퓨터 게임의 경우 이야기가 시간의 흐름에 의거하여 진행되는 것이 아니라 공간의 연결에 의해 이뤄지기 때문에,

이용자가 이르지 못한 공간이라는 것은 발생하지 않은 사건, 나아가 이용자가 경험하지 못한 이야기임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하다.  따라서 이용자가 게임의 공간을 자세히 탐색하면 할수록 이야기는 풍부해진다. 

  컴퓨터 게임에서 디지털 서사가 갖는 상호작용성이 디지털 스토리텔링의 특성에 맞게 구현되고 있는가에 대한 물음에 대해

논의는 현재에도 많이 진행되고 있다.  「리니지2」에서는 이러한 상호작용성에 대해 서사적인 구조의 선택을 사용자에게

맡기면서 디지털 서사의 특징인 열린 구조를 지향하고 있다. 


4. 「리니지 2」를 통해 살펴본 디지털 스토리텔링

  게임학(ludology)의 세계적인 석학 에스펜 아세스는 “한국의 다사용자 게임「리니지」는 게임의 미래일 뿐만 아니라 미래의

인간 커뮤니케이션 형식을 만들어낼 거대한 사회적 실험”이라고 평가했다.  한국의 온라인 게임은 게임이라는 장르를 넘어

이제까지 인류사에 존재했던 어떤 이야기 예술과도 다른, 전혀 새로운 서사 패러다임의 이야기를 출현시켰다.  그것은

“사용자(독자)가 1,000시간 이상 지속되는 갈등상황을 스스로 창조하고, 주인공으로 거기에 참여함으로써 사회 정의와

인간적인 자유의 가치를 깨달아간다”라는 매우 특이한 이야기이다. 

  인터넷 시대의 많은 스토리들은 미리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사용자의 참여를 통해 ‘생성’된다.  디지털 스토리텔링은

처음부터 사용자의 참여를 전제하고 있다.  이는 디지털 스토리텔링의 가장 큰 특징인 상호작용성을 전제한다는 말과도

같은 것이다.  이전의 문학 장르에서도 상호작용성은 시도되었으나 그것은 텍스트 자체를 변형시키는 것은 아니었다. 

텍스트는 독자가 텍스트의 빈자리를 상상력으로 채워가는 행위와는 별개로, 그 자체가 고정되고 완결된 실체로서 존재했다. 

 이에 반해 디지털 스토리텔링에서는 상호작용성이 가시화(visualization)된다.  텍스트는 고정되고 완결된 실체가 아니라

눈앞에서 계속 추가되고 변화되는 유동성의 체험이 된다.  이렇듯 디지털 스토리텔링은 가시화된 상호작용성이 내장된

스토리텔링이다.  디지털 스토리텔링의 상호작용성은 첫째, 콘텐츠의 검색 및 선택 가능성, 둘째, 콘텐츠에 대한 조작 및

통제 가능성, 셋째, 사용자 간의 상호 교류 가능성 등 세 가지 유형으로 분류된다. 

   스토리텔링의 측면에서 한국의 MMORPG는 자연스럽게 ‘또 하나의 현실’, ‘대안적 사회’로 변해갔다.  초기의 게임인

「리니지」가 PVP(Player vs Player)였다면 후기의 게임인 「리니지2」는 GVG(Guild vs Guild), 즉 혈맹 대 혈맹의

집단전투 중심이 되어갔다.  이에 따라 집단과 집단 사이의 관계, 개인과 집단 사이의 관계, 개인의 커뮤니티 활동 등이 매우

복잡하게 전개되었다.  이러한 스토리 규모 확대의 결과 MMORPG는 한국 사회에 기존의 상식으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병리현상 등을 가져오기도 했다.  이러한 병리현상의 원인은 MMORPG가 만들어내는 몰입(flow)이 이제까지의 게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강하기 때문이다.  MMORPG는 기존의 오프라인 게임들이 만드는 재미 위에 컴퓨터 매개 커

뮤니케이션(CMC)이 만드는 재미를 더하고 그 위에 다시 소설과 영화로부터 발전된 디지털 스토리텔링의 재미와 감동을 더했다.  MMORPG는 과거의 게임들이 컴퓨터 프로그램과의 진행하는 방식이었던 것과는 다르게 다른 사용자들의 캐릭터들과 관계를

맺으며 진행된다.  또한 MMORPG는 그래픽으로 구현되어, 실시간으로 움직이는 자기 캐릭터의 동시적 상호작용성으로 인해

현실과의 완벽한 차단 및 또 다른 현실(게임 공간)로의 몰입을 제공한다.  더욱 중요한 것은 MMORPG에서 발생하는 디지털 

스토리텔링이다.  사용자들의 관계에서 발생하는 대립과 협력, 우정과 증오의 이야기들은 사용자를 현실에서는 도저히

체험할 수 없는 재미있고 감동적이며 극적인 사건의 주인공으로 변화시킨다.  MMORPG는 디지털 스토리텔링이 가지고 있는

서사적 감동과 상상력의 힘을 웅변하는 현실적인 증거이다. 

  「리니지2」에는 전통적인 영화나 소설의 스토리와 본질적으로 같은 개인과 집단의 크고 작은 스토리들이 끊임없이 발생한다. 

그러나 온라인 게임의 스토리는 그것이 구현되는 방식에 있어서 영화나 소설과 변별력을 갖는다.  온라인 게임과 같은 디지털

콘텐츠는 겉으로 드러난 문화적 층위(cultural layer)와 안에 감추어진 컴퓨터 층위(computer layer)의 양면성을 갖는다. 

이때 심층의 컴퓨터 층위는 표층의 문화적 층위에 강한 영향을 미친다.  온라인 게임의 개발자들은 컴퓨터를 이용해 하나의

가상공간을 만들고 이 가상공간과 공간 안에 존재하는 캐릭터, 몬스터, 아이템들을 수치화된 데이터로 재현한다.  이처럼 온라인

게임에서는 과거 소설에서 배경, 등장인물, 사건으로 분류되던 요소들이 모두 컴퓨터로 조작할 수 있는 데이터의 집합으로

전환된다.  온라인 게임의 세계는 과거의 세계를 이루었던 복잡한 요소들이 데이터와 데이터운용방법으로 단순화된다.  이것은

모든 것이 하나의 목록으로 재현된 세계이며, 철저하게 탈(脫)역사화 된 , 평등하고 비위계적인 데이터의 세계이다. 

데이터베이스 형식에서 모든 객체는 다른 객체와 동일한 중요성과 동일한 하찮음을 지닌다. 

 소설이나 영화와 같은 전통적인 스토리텔링에서는 시간이 공간에 선행한다.  이에 비해 「리니지2」와 같은 온라인게임

스토리텔링은 공간이 시간에 선행한다.  전통적인 스토리텔링이 이야기 요소들을 종(縱)적으로 결합시켜 시간의 축으로

이어놓은 것이라면 디지털 스토리텔링은 선택 가능한 이야기 요소들을 횡(橫)적으로 병렬시켜 공간의 축으로 이어놓은

것이다.  「리니지2」에서는 이처럼 선택 가능한 존재물들이 만드는 공간의 축이 실재하며 시간의 축은 사용자에 따라

제각기 달라질 가능성을 안고 가상적으로만 존재한다.  그러나 허구적 공간을 구축한 모든 디지털 스토리텔링이 사용자들의

흥미를 끌고 사용자의 참여와 내비게이션을 이끌어내는 것은 아니다.  그 허구적인 공간이 스토리가 자라날 수 있는

서사 잠재력(the potential power of narrative development)을 가지고 있어야만 성공적인 스토리텔링이 이루어질 수 있다. 

  게임시장이 온라인 게임 중심으로 발전해온 한국의 게임에서는 사용자의 스토리텔링이 중시된다.  그래서 한국의 개발자는

사용자간의 극한 갈등상황을 만드는 공간을 구성하는 데 노력을 집중하고 스토리의 상당부분을 사용자에게 맡겨버린다. 

이러한 한국형의 특징은 물론 비판적으로 볼 수도 있지만 긍정적으로 보면 온라인 게임 고유의 사회성(社會性)을 가장 잘

구현하고자 했던 노력의 결과물이다.  온라인 게임을 하는 사용자는 단순한 ‘게이머’가 아니라 게임을 또 다른 사회 현실로

살아간다.  한국 온라인 게임 스토리의 선구적인 연구자의 한 사람인 전경란교수는 이를 ‘MMORPG의 사회성’이라고 부른다. 

실제의 사회적 삶을 추구하는 한국의 온라인 게임 사용자들은 하나의 미션에 여러 명이 함께 파티 플레이(party play)로

참가해서 동일한 경험치를 받는 유치하고 동화적인 스토리를 싫어한다.  한국의 온라인 게임 사용자들은 1인 단독 플레이를

하면서 운명의 불평등함을 있는 그대로 경험하기를 원한다.  또 이러한 과정이 자기 성장을 위한 과정이라면 단순 반복

행위일지라도 기꺼이 감수한다. 

  한국 온라인 게임 스토리의 첫 번째 구현원리는 사용자들의 ‘자발적인 갈등 형성(voluntary configuration of conflict)'이다. 

「리니지2」에도 개발자가 만든 스토리와 갈등 상황이 존재하지만 이는 일반 사용자들의 게임 플레이에 거의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  사용자는 주로 「리니지2」의 복잡한 정치적 지형도 안에서 자기 의지를 특정한 혈맹을 선택함으로써 자신이 직면할

갈등상황을 스스로 만들어낸다.  각각의 선택에 따라, 또 각 시기에 따라 빚어지는 갈등상황은 전혀 다르다.  이러한 자발성은

게임의 스토리에 심오한 실존적 고뇌를 채색한다.  오늘날 디지털 스토리텔링이라고 말해지는 많은 스토리들이 진부하고

빤한 소재, 지루한 전개와 누구나 예측할 수 있는 결말을 보여주는 이유는 디지털 스토리텔링의 본질적인 특징인 상호작용성에

있다.  이것은 독자에게 스토리에 참여하는 기회를 제공하면서 동시에 갈등을 만들어내고자 할 때 발생하는 본질적인 위험이다. 

 그러나 「리니지2」를 비롯한 한국 온라인 게임은 ’자발적 갈등 형성‘이라는 원리를 통해 이런 상호작용성과 서사성의 대립을

넘어선다. 

  한국 온라인 게인 스토리의 두 번째 구현원리는 자발적 갈등형성을 유도할 수 있는 가상공간의 조건과 결부된다. 

한국 온라인 게임 스토리는 스토리가 작품에서 구현되는 시간, 즉 담화시간(discourse time)의 길이가 매우 길다. 

이와 같은 장기 지속성(long continuity), 이야기가 장시간 길게 이어지는 현상은 우연히 생겨난 것이 아니다. 

사용자들에게 계속 해야 할 일을 주고, 또 주어진 일에 흥미를 느끼게 만드는 구조 때문이다.  온라인 게임의 스토리 환경 속에

들어온 사용자들은 아무리 일시적이라고 해도 다른 사용자들과 사회적인 집단을 형성한다.  앤드류 글래스너는 이러한

온라인 게임 내부의 사회적 집단에 익명성과 친밀성의 축, 소규모와 대규모의 축으로 정의할 수 있는 친교 모형

(intimacy Matrix)이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한국 온라인 게임의 스토리는 기본적으로 사용자로 하여금 레벨이 올라갈수록

점점 더 큰 집단의 이야기에 참여하도록 고무시켰다.  더 큰 집단의 친교모형 속에는 더 높은 수준의 평판(reputation)과

존경(respect), 도전(challenge)들이 존재한다.  이러한 친교모형의 확대는 한국 온라인 게임의 스토리텔링을 유지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리니지2」는 친교모형의 확장이 자연스럽게 잘 이루어진 예를 보여준다. 

  한국 온라인 게임 스토리의 세 번째 구현원리는 공간적 역동성(spacial dynamism)이다.  한국 온라인 게임의 공간은

공간 자체가 서로 대립되는 힘들의 갈등을 함축하고 있는, 물질적이면서 동시에 기호적인 세계이다.  사용자가 접속하는 순간

간 자체가 지닌 역동성이 사용자에게 일정한 행위를 유도한다.  말하자면 공간에 유도되는 상호작용성(guided interactivity)이

나타나는 것이다.  한국 온라인 게임의 공간에는 서로 이질적일 뿐 아니라 융합 불가능한 이 두 가지 힘이 충돌하면서 역동성이

발생하고 그에 따라 스토리가 전개되는 구조가 존재한다.  한국 온라인 게임의 세부 공간들은 사용자들이 금방 무슨 행동을 해야

할지 간파할 수 있도록 자본주의 현대 도시의 생활상을 게임의 알고리즘으로 내장하고 있다.  이처럼 한국 온라인 게임의

공간에는 자본주의 현대도시를 지배하는 일상적 합리성의 힘이 존재한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사용자들의 일상적

질서 감각을 무너뜨리는, 강력한 비합리성의 힘이 존재한다.  말초적인 동시에 비합리적이고 초자연적인 힘들을 소환하는

게임공간으로의 접속은 사용자들에게 일상의 질서 감각이 파괴되는 고통과 함께 일상탈출의 해방감을 촉발시킨다. 

「리니지2」가 구현한 성공적인 공간적 역동성의 원리는 현실세계의 합리성과 일상파괴의 비합리성의 서로 이질적인

힘들을 서로 인접시켜 놓았다는 데 있다. 


5. 디지털 기술과 영화의 스토리텔링

  디지털 기술은 스토리에 의해 구현되는 영화적 상상력 자체를 바꿔놓았다.  현실적으로 새로운 도구는 새로운 개념의 창작

방법을 만들어 낸다.  디지털 기술이 만들어 내는 콘텐츠들은 선별적 접근성, 완전 복제성, 조작 가능성의 세 가지 특징을

갖는데 이 같은 특성들은 영화의 스토리텔링에 심각한 변화를 야기하지 않을 수 없었다.

  첫째, 디지털 영화의 스토리텔링은 조작 가능성이 강화된다.  디지털화 딘 워드 프로세서 프로그램에 의해 작성된 시나리오는

기존의 영화 제작에 가장 먼저 도입된 디지털적 요소이다.  시나리오가 디지털 정보로 전환되면서 초고에서부터 최종 원고에

이르는 모든 아이디어들이 체계적으로 보존되고 즉시 검색되어 대체될 수 있게 된다.  또한 이야기의 수정과 호환을 쉽게 만들어

작가로 하여금 자신의 아이디어를 거리낌 없이 실현할 수 있게 한다.

  둘째, 디지털 영화의 스토리텔링은 선별적 접근성이 강화되어 편집과 변화의 수용이 이전보다 용이하다.  

  셋째, 디지털 영화의 스토리텔링은 완전 복제성의 환경에서 전개된다. 

  1977년 첫 작품 「스타워즈 에피소드 Ⅳ」로 개봉되어 2005년 「에피소드 Ⅲ」에 이르기까지 ‘스타워즈 시리즈’는 할리우드

영화 제작 관행에 혁명적인 변화를 야기했다.  「스타워즈」시리즈는 스토리텔링에 신화적인 모티브를 차용하고 있다. 

「스타워즈」의 감독인 조지 루카스는 아주 어린 시절부터 우주 드라마와 판타지 영화와 신화 이야기와 동화가 복합된 이런

작품을 구상해 왔다.  루카스가 품고 있던 신화적 상상력은 오랜 창작 과정을 거쳐 스물두가지의 모티프로 정리되었고 이것이

「스타워즈」의 스토리 라인을 이루게 되었다.  스물두 가지 모티프에서 우리의 주목을 요하는 것은 ‘신화적 원형’의 영상과

그것의 ‘SF적 변용’ 즉 「스타워즈」에 구현된 영상 사이의 관계이다. 「스타워즈」의 스토리 개발은 인류의 심층 심리에

자리 잡은 스물두 가지의 신화적 모티브들을 자연스럽고 세련된 SF영화로 살려 내는 과정이었다.  이 같은 「스타워즈」의

이야기 개발은 디지털 기술을 통해 이 작품이 자신의 고유한 SF적 영상을 만들어 내는 과정과 매우 유사했다.  하나의

모티프는 신화적 원형으로부터 논리적 변형, 역사적 변형, 수사적 변형을 하며 그때그때 작품에 맞게 변해 간다. 

그런데 「스타워즈」의 이야기는 SF에 맞는 완전한 변형을 지향하지 않고 SF적 이야기 안에 신화적 원형의 흔적이

살아 있는 ‘합성’의 양상을 보여준다.  「스타워즈」의 스토리텔링은 디지털 기술의 전제 위에 신화적 원형과 SF적

이미지를 합성하면서 모순 어법 구조를 발전시켜왔다.  「스타워즈」의 스토리텔링의 모순 어법 구조는 크게 세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첫째는 시공간적 배경 설정의 모순 어법이다.  「스타워즈」의 시공간적 배경이 내포한 모순 어법 구조는

화려한 액션과 강한 주의 집중 효과를 창출하면서 이야기의 극적인 전개에 이바지하게 된다.  두 번째는 더욱 심오한 것으로서

초점 화자의 모순 어법이다. 「스타워즈」에서 초점 화자는 놀랍게도 두 명의 어리숙한 로봇, 즉 C-3PO와 P2-D2이다. 

은하계의 우주 전쟁이라는 낯선 소재를 알기 쉽게 전달하기 위해 조지 루카스는 시퀀스 디자인의 원칙을 ‘모든 캐릭터가

관객을 다음 캐릭터로 데려간다’는 ‘중개자’의 모티프에 집중시켰다.  첫 번째 시퀀스의 초점 화자인 로봇과 마지막

시퀀스의 초점 화자인 다스 베이더는 성격적 대조를 통해 더욱 심오한 모순 어법 구조를 만든다.  이들 초점 화자와

선명한 성격적 대조를 이루면서 「스타워즈」라는 작품 자체의 주제를 형성하는 존재가 다스 베이더이다.  베이더의

기계 복합적인 면모로 인해 그는 악당이지만 깊은 내면성을 가진 악당, 매력적인 적대자로 떠오른다. 

또 이러한 로봇과 베이더의 대조를 통해 나타나는 ‘인간적인 온정의 있고 없음 때문에 비천한 기계는 점점 인간으로

상승하고 존엄한 인간은 점점 비천한 기계로 전락한다’는 메시지는 「스타워즈」가 전달하고자 하는 핵심적인 주제가 된다. 

세 번째는 자칫 단순한 SF활극으로 끝나기 쉬운 이야기에 긴장을 부여하는 장치로서 주인공과 상대역과 원조자의 모순

 어법 구조이다.  이상에서와 같이 「스타워즈」는 고대 신화적 원형과 SF적 이미지의 모순 어법, 초점 화자인 기계와 인간

사이의 모순 어법, 주인공-상대격-원조자로 드러나는 행위자 디자인의 모순 어법 등에서 독특한 디지털적 스토리텔링을

보여 준다. 



『디지털 스토리텔링』-황금가지

『 한국형 디지털 스토리텔링 「리니지2」 바츠 해방 전쟁 이야기』